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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월드리포트

디자이너의 열정을 닮은 도시, 뉴욕으로의 간접 체험

박희현  | 2003-12-02


자신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그것으로 대중과 호흡한다는 것.

클라이언트의 성격과 요구에 적합한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어서의 희열. 인쇄된 자신의 디자인 작업을 처음 접하고 만져보는 느낌이며, 자신의 온라인 프로젝트가 인터넷을 통해 세상에 선보여질 때의 기분은 그 어떤 수식어로도 적절히 설명할 수 없는, 디자이너만이 느낄 수 있는 그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희열을 느끼기까지 지독한 고통이 따른다는 것은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를 도출하기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해야만 하고, 클라이언트와의 의견 심한 충돌로 직업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심각하게 들 수도 있으며, 때로는 가혹한 사회적 책임이 뒤따르기도 한다. 디자이너란 직업은, 어찌보면 안정적이지 않아보이기도 하고, 미래가 불안하게 느껴지기도 하며, 자칭 혹은 타칭으로 '디자이너'로 불리우는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볼때면 자신도 모를 허탈감에 휩싸이기도 한다.

디자이너가 되는 것은 참으로 쉬워보이기도 하지만, 막상 능력있는 디자이너로서의 실력을 인정받고자 노력하다보면 그것은 언제나 저만치 멀게만 느껴지기도 하는 어려운 일이다.

디자이너라면 공감할 이러한 어려움들은, 세계 어느 나라 어느 도시이든 비슷해보인다.

디자인 문화나 디자이너의 위상이 어느 다른 도시보다 안정되고 체계가 잡혀있는, 가히 최고의 디자인 도시라고는 할만한 이곳 뉴욕에서도 많은 디자이너,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실력있는 디자이너로 자리매김 하기위해 처절히 노력하고 있다.

‘디자이너’라고 하는 타이틀이 뉴욕의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고 누구나 자신있게 거머쥘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소프트웨어를 능숙히 다루고, 컴퓨터 주변 기기들도 왠만큼 사용할 수 있으며, 이미지와 텍스트를 남들만큼 정렬할 수 있어도 마찬가지이다.

그 어떤 분야에서보다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고 흡수하고 있어야 하는 직업임을 대부분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있듯, 뉴욕에는 세계 굴지의 디자인 회사들이 모여있고, 그 이름만으로도 누구나 알만한 유명한 디자이너들이 실질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세계의 최대 회사들이 그들의 디자인 작업을 맡기러 뉴욕으로 발을 향하고 있으며, 많은 디자이너들이 뉴욕의 매력을 저버리고 다른 곳으로 떠나지 못하고 있고, 다른 나라, 다른 도시에서 일하고 있는 디자이너들도 뉴욕을 그리워하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이유만으로도 뉴욕을 일컬어 디자이너에게는 최고의 도시라고 칭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뉴욕으로 와야만 제대로 된 디자인 공부를 할 수 있고, 제대로된 디자인 업무를 접할 수 있다고 말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뉴욕을 방문하고는, 그 복잡함과 혼란스러움, 분주함과 무질서함을 이유로 들며 실망스러워하기도 하고, 인생을 걸고 계획했던 뉴욕으로의 유학이었으나, 실제 접해보니 기대했던 대단한 그 무엇은 없더라며 허탈해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과연,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뉴욕을 경험하고자 희망하고,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뉴욕을 떠나지 못하고 이곳을 고집하기도 하며, 더러는 평생 뉴욕을 그리워하며 살기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느 디자이너와의 인터뷰 중, 뉴욕의 최대 장점을 묻는 질문에 그는 뉴욕에서 뿜어나오는 에너지, 그로 인해 스스로에게 생성되는 디자이너로서의 에너지를 최고의 장점으로 꼽았다. 디자인 뿐만이 아닌, 예술, 문화, 경제분야를 망라한 세계의 중심지 뉴욕. 각 분야의 최고라고 일컫는 사람들이 모여서 뿜어내는 아우라는 가히 대단하다. 그들 가운데 속하여, 다른 도시에 비해 몇 배는 빠르게 돌아가는 생활을 익히고 내 것으로 만들며 생존력 있게 살아가고자 함에 따라 자연스레 생성되는 스스로의 에너지는 다른 어느 도시에서도 맛 볼 수 없는 뉴욕의 매력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뉴욕에 있지 않다고 해서 뉴욕에서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다른 곳에서는 전혀 접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하고 다른 여러 나라의 디자인 전문 서적들을 국내에서도 접할 수 있는 시대라면, 스스로의 노력여하에 따라서 뉴욕에서 생활하는 이들이 접하는 것들을 간접적으로라도 충분히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디자인 단체활동의 간접경험
외국의 디자인 매거진이나 그들의 사이트, AIGA (American Institute of Graphic Arts)나 아트디렉터스 클럽(Art Director's club)등의 전문 단체의 사이트들을 통하여도 이곳의 새로운 디자인 경향과 연구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단체에서 주최하는 각종 공모전 사이트나 컨퍼런스 사이트 등을 통해서도 새로운 감각과 아이디어를 지닌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들의 작업을 볼 수 있는 기회이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스스로 디자이너로서의 안목을 카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2. 공모전 참가
외국인이 참가할 수 있는 신뢰도 높은 공모전의 문을 두드리는 것도 좋은 기회이다.
반드시 입상하지 않더라도, 서류 양식을 작성하고, 자신의 작업의 컨셉을 설명하며, 공모전마다 각기 다른 가이드라인에 맞추어 작업을 제출하는 등의 경험을 통해서도 스스로 발전해가는 자신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공모전에 참가하면 뜻하지 않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겠는가. 현재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국내외 유명한 디자이너들의 대부분이 다양한 공모전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음을 감안한다면 그 위력이란 우리의 짐작보다 큰 것임에는 틀림 없다.

3. 디자인 회사의 사이트 참고
뉴욕 소재의 디자인 회사 사이트들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쩌면 이들 사이트들은 디자인 트랜드를 가장 잘 보여주는 소스가 되기도 할 수 있다. 다양한 디자인 분야들을 어떻게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대중에게 설명할 수 있는지, 디자이너가 갖추어야 할 신념은 무엇인지, 클라이언트와의 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또 어떤 것인지 등을 디자인 회사들의 사이트에 소개된 그늘의 이념을 통해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기도 하다.

4. 수입 매거진 / 책자 활용
국내에서도 수입되어 판매되어지는 다양한 종류의 디자인 매거진도 좋은 소스가 된다. 구입한 후엔 비주얼 이미지들만 유심히 살펴볼 것이 아니라, 시간을 투자해서라도 그곳에 기고된 컬럼이나 업체 소개 등을 빠짐없이 읽고 정확히 이해할 것을 권한다. 그런 글들을 통해 세계의 트랜드를 익히며 디자이너로서의 상식을 습득하고, 보다 폭넒은 시각과 안목을 갖추는 것에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분야별로 정리되어 1년에 한번 애뉴얼로 발간되는 특집호 등을 구입하여 소장하는 것도 좋다. 소개된 작업을 제작한 디자인 회사 소개 및 웹사이트 주소, 사용된 소프트웨어 등이 함께 소개되므로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음은 물론, 시간을 두고 살펴보아도 늘 달라보이는, 안목을 높이는데 일조 할만한 좋은 작업들을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때에도 작업의 비주얼만 살필 것이 아니라, 클라이언트의 종류와 디자인 컨셉,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이나 수상 디자인팀의 작업 과정을 설명 등도 빠뜨리지 않고 내 것으로 만들 것을 적극 권한다.


5. 공모전이나 디자인 회사등의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단체와 메거진 사이트
Print Magazine : www.printmag.com
How magazine : www.howdesign.com
Communication Art : www.commarts.com
Graphis : www.graphis.com
AIGA (American Institute of Graphic Arts) : www.aiga.com
Art Director's Club : www.adcny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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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을 너무나 가고싶지만 여건이 허락되지 않는다든지, 유학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더라도 꼭 한번 방문하여 그 문화를 체험하고 싶지만 당장의 여유가 없어서 신세한탄만을 할 것이 아니라, 찾아보면 뉴욕에 살고있는 사람 못지 않게 체험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

이러한 간접 경험만으로도 스스로의 발전을 도모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며, 이러한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훗날 유학을 실현했다거나, 혹은 단기간 방문한 경우라고 해도, 남들이 보고 느끼며 경험하고 체험하는 것의 수십배, 아니 수백배의 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토록 뉴욕 이곳에 많은 사람들이 전세계에서 모여드는 이유, 떠나지 못하는 이유, 이곳에서 디자이너가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매력을 제대로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제 칼럼을 꾸준히 방문해주신 독자여러분, Q&A 페이지를 통해 의견을 공유하고 관심 가져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 3년간 정글의 해외 통신원 칼럼을 통해 글을 올리며 스스로도 많은 것을 생각하고 공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하며, 독자 여러분들께 더 많은 정보와 관심사를 전해드리지 못한 점 아쉽게 생각합니다. 해외 통신원 칼럼은 마감하지만, 앞으로도 정글을 통해 이곳의 해외디자이너나 업체 인터뷰를 비정기적으로 개제할 것이며, 다양한 출판물들을 통하여서 뉴욕의 디자인 문화를 꾸준히 전해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그동안 보여주신 관심에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_ 뉴욕에서 박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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