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실 | 2007-07-17
지난 'Interactive Architecture' 칼럼에서 주로 LED나 프로젝터를 이용한 건축물 외벽의 장식적인 요소에 촛점을 맞추었다면, 이번 'Flexible Structure' 칼럼에서는 건축물의 구조 자체가 사람들의 움직임이나 환경적 요소에 영향을 받아 변형되는 작품들을 중점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공연장의 크기나 구조가 관람객의 수나 공연 형태에 따라 조절되거나, 날씨에 따라 건물의 외형에 변화를 주어 단순히 껍데기만이 아닌 구조자체를 변화시킨다면,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매번 새로운 공간을 제공하여 우리의 감각기관을 보다 즐겁게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실제 건축물에 적용된 곳은 없지만, 이미 이 분야 개척자들에 의해 많은 실험적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기사를 통해 건축물이 인간에게 제공할 수 있는 실험적, 예술적 무한 서비스에 잠시라도 빠져 보길 바란다.
Tristan d'Estree Sterk은 캐나다에서 활동 중인 건축가로 로봇의 팔에 적용되는 구조를 건축 구조물에 적용하여, 움직이는 빌딩을 개발하고 있다. 여러 로봇 팔들이 연결된 것처럼 보이는 아래 사진에서 검정색 부분이 실제로 움직이는 부분으로, 이 부품은 공기의 운동에 의해 수축• 팽창되고, 이에 연결된 금속 부분은 온도에 의해 길이가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한다.
현재 많은 빌딩 관리 시스템들은 실내 온도변화에 따라 냉, 난방을 자동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적용되고 있는 사례를 살펴보면, 별로 효율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건물 한쪽 부분이 햇빛을 많이 받아 온도가 올라가면, 건물의 냉방기능을 가동시켜 건물은 온도를 낮추려고 하지만, 실제 온도가 낮아지는 곳은 햇빛을 못 받는 부분이고 햇빛이 내리쬐는 곳에는 별로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다. Tristan의Actuated Tensegrity를 건물에 적용하면, 필요에 따라 혹은 건물 내 온도에 따라 공간이 늘어나거나 줄어들거나 할 수 있어서 공간과 에너지 효율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로 실제로는 구조물이 굉장히 무거워서 어떻게 움직일까 싶기도 하고, 움직일 때 나는 소리도 너무 커서 실제 건물에 어떻게 사용될 지 의심스럽기도 하지만, Actuated Tensegrity 구조는 인텔리전트 빌딩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토대가 아닐까? 감히 추측해 본다.
http://www.krets.org/splinegraft.php
SplineGraft 프로젝트는 위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주름커튼처럼 보이는 소음흡수판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내부장치들에 의해 아코디언이 움직이는 것처럼 움직인다. 주름 벽은 기존의 구조물의 설치되고, 사람들의 움직임이나 환경 요소에 따라 모양이 변한다.
미래 공연장에 이 작품이 적용된다면, 한곳에 고정된 방음판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변형되고, 또한 시각적으로도 아름다운 패턴을 만들어 내어 공연자들 뿐만 아니라 관객들에도 더 큰 만족을 줄 수 있을 것이다.
| 현재 캔터키 대학 건축과 교수인 Yusuke Obuchi의 작품, Wave Garden 은 3년전 뉴욕 쿠버 휴잇 디자인 박물관에 전시되었고, 여러 건축, 디자인 관련 상들을 휩쓴 바 있다. 이 작품은 현재 모형만 제작되어 있으며, 주중에는 바닷물을 이용하여 전기를 만드는 발전소로, 주말에는 시민들을 위한 공원으로 변형• 이용될 수 있도록 디자인 되었다. 바닷물의 움직임에 따라 위 사진에서 보이는 여러 개의 연결된 판들이 상하로 움직이고, 이 기계적 움직임이 전기를 만들게 된다. 주중에 얼마나 많은 양의 전기를 썼느냐에 따라 주말동안 이 작품의 표면이 달라진다고 한다. 이상적인 그린디자인에 한발을 더 다가가는 느낌이다. 한장 한장의 판은 상하로 움직이지만, 전체적으로는 바닷물이 넘실대는 듯한 장대한 효과를 만들어 순수 예술품으로도 찬사를 받을 만하다. |
http://www.philipbeesleyarchitect.com/
Implant Matrix는 건축가인 'Philip Beesley'와 'Will Elsworthy'의 작품으로 이들은 건축가로써도 많은 작업을 했지만, 실험적이고 예술적인 시도들도 많이 한 건축가들이다. Implant Matrix는 사람들이 가까이 가서 만지면 초소형 칩에 연결된 센서와 모터들이 동작하면서 전체적으로는 파도가 넘실대는 듯한 효과를 만들어 낸다. 이 또한 조건에 따라 전체적인 형태를 변형시키는 미래형 건축에 활용될 수 있겠다.
http://www.philipbeesleyarchitect.com/
Philip Beesley의 또 다른 작품 'Reflexive Membranes'. 이 작품은 깃털들로 이루어진 건축물처럼 보이며, Implant Matrix 처럼 각 부분은 센서와 전동장치 등이 연결되어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만들어 낸다. 'Reflexive Membranes' 는 갤러리에 전시될 때 사람들이 들어가서 직접 만지면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건축물 형태로 제작되었으며, 자연과 인공물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들만의 유기체들과 대화를 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David Benjamin 과 Soo-in Yang의 'Living Glass'는 글자 그대로 살아있는 유리라고 볼 수 있다. 아래 사진에서처럼 사람이 다가가면, 투명한 유리의 표면이 뒤틀리면서 벌어진다. 깨지기 쉬운 유리가 휘어지면서 벌어진다니, 어떤 특수한 유리가 사용되었는지 독자 여러분들도 많이 궁금하실 것이다. 사실 현재 이 작품에 쓰인 재료는 유리는 아니고, 유리처럼 창문에 사용될 수 있는 특수 실리콘 재질이다. 실리콘내부에 플랙시놀이라는 형상 기억합금을 넣어 이 부분이 신호를 받으면 모양이 변형되어 여기에 연결된 실리콘판 또한 움직임으로 결과적으로는 유리가 열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플랙시놀 와이어는 형상 기억 합금으로 신호를 받아 전류가 흐르게 되면 길이의 4 - 5% 가 줄어드는 재료로 현재 로봇연구 등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현재 제작된 사진 속의 작품은 적외선 센서를 사용하여 유리창 앞에 사람이 다가가면 열린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Living Glass는 실내 공기 상태에 따라 창문을 자동으로 열고 닫는 시스템에 사용될 전망이다. 실내 이산화탄소 양이 많아져서 공기가 오염되었다고 시스템이 판단하면 유리가 열리면서 환기가 되고, 환기가 끝나면 저절로 닫히게 된다. 피부의 땀샘을 통해 몸의 온도를 조절하듯, 유리창들도 공기구멍을 통해 숨을 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