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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그 이상을 위한 시계

2010-04-06


사실, 시계하면 스위스가 떠오른다. 장인정신이라는 키워드로 함축되는 스위스의 시계는 단순히 시간을 확인하는 물건을 넘어 패션소품이나 변하지 않는 가치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그 스위스의 아성을 뛰어넘을 브랜드 하나가 론칭됐다. 물론 국내 브랜드다.

에디터 | 정윤희(yhjung@jungle.co.kr)

30대 초반의 젊은 시계 제작자가 론칭한 시계브랜드 ‘ZIG’. 혈기왕성한 젊은이의 패기쯤으로 치부하기에는 귀가 솔깃한 이야기 거리가 많다. 국내에서는 좀처럼 들어볼 수 없었던 수작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기 때문. 기존 국내 시계 브랜드 제작과정과 달리 단 한 사람의 시계 제작자가 디자인, 설계, 가공, 판매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시계 제작자 황진영이 내놓은 ZIG의 첫 모델 ‘지르코니아’는 패기 가득한 실험정신과 대량생산에서 느낄 수 없는 감성을 한데 담고 있다. 시계 제작 전 과정을 손수 작업하는 황진영의 고집은 스위스 브랜드가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국내 시계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로서 경쟁할 수 있는 길이 압도적인 품질 밖에 없다는 신념에서 비롯된다. 작은 부품하나까지 세심하게 관리하고 제작하는 그의 고집은 이색적인 소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세라믹 소재를 이용해 도자기처럼 통으로 구워낸 시계 케이스와 천연 가죽 밴드의 접목이 그것. 악어, 비단구렁이, 타조, 도마뱀, 상어 등의 천연 가죽을 수공으로 바느질하여 만든 다양한 밴드 콜렉션은 어느 것 하나 빼놓기 아쉬울 정도. 특히 비단구렁이 가죽으로 제작한 밴드의 질감은 특별한 것을 원하는 마니아들의 관심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또한 손으로 빚어낸 듯 유려한 곡선이 눈에 띄는 케이스와 보석을 세공하듯 하나하나 세밀하게 커팅된 세라믹 밴드의 퀄리티는 의심할 수 없는 기술력을 증명한다.

이 같은 시계 제작자의 노력들은 직접 운영하는 블로그(blog.naver.com/diogenes1)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시계에 대한 황진영의 생각 뿐 아니라 ZIG의 이름을 단 시계가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과정, 시계 이외에도 그 혼자 오롯이 신경 쓰지 않으면 안 되는 패키지 디자인과 홈페이지 제작까지 될 성 부른 떡잎의 크고 작은 생각들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벌써부터 19만 명 이상의 네티즌들이 그가 포스팅한 글에 댓글을 주고받으며 소통을 시작했다. 이렇게 든든한 지원군을 등에 업은 시계제작자 황진영. 그의 시계브랜드가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과연 시간문제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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