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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LR계 대반란, 그 폭풍의 진원지

2005-03-09

필자가 사진을 배우기 위해 처음 잡은 카메라가 바로 펜탁스의 ME-super기종이었다. 그 아담한 크기와 무게, 셔터 소리를 한번이라도 경험하게 된다면 그 어느 누구도 쉽게 잊지 못할 특유의 펜탁스만의 고집이 느껴지던 카메라였다.
아사히 펜탁스라는 이름으로 필름 카메라계의 센세이션을 일으키던 그 회사가 디지털화(化)와 함께 PENTAX로 공식 개명하고 디지털시장을 위해 본격적으로 뛰어 들은지 9년째, 이제 그 들의 두 번째 D-SLR *ist DS를 내놓기에 이르렀다.

최소형 D-SLR 탄생이라는 컨셉으로 작년 시장을 뒤흔들었던 *ist D(국내명 zxD), 그 후속기종으로 출시된 *ist DS의 겉모습은 그리 크게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 제일 눈에 띄는 것은 그립부에 위치한 초록색 선명한 “S"의 심볼이다. 마치 슈퍼맨의 가슴에 새겨져 있는 S자보다 더 중요할 것 같은 그 의미 깊은 마크는 *ist D와의 차이를 제일 두드러지게 하는 *ist DS의 키포인트이기도 하다.
SIMPLE 이란 뜻과 SUPER라는 의미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혹여 Second라고 반박하는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제품 전면 헤드부분의 PENTAX 흰색 마크는 음각으로 처리되어 고급스럽게 보이며 버튼배열은 상당히 심플하여 초보자도 쉽게 다룰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그러나 기존 DSLR 사용자들이라면 Fn키를 누르고 일일이 조정해야 하는 메뉴는 다소 껄끄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니콘의 D70의 보급형 전략과 같이 세로그립을 장착할 수 없는 부분도 약간 아쉬우나 가격적인 메리트가 이를 쉽게 잊게 해준다. 국내에 출시된 가격이 DSLR 최초로 100만원 선을 밑돌며 일부 품귀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던 기종이니 말이다.

*ist Ds는 23.5 x 15.7mm, 인터 라인 인터레이스 스캔 CCD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이미 전작인 *ist D, 니콘 D100, D70에서 사용했었던 SONY에서 제작된 D-SLR용 전용 CCD를 사용하고 있다.
조리개 우선, 셔터 우선, 매뉴얼 모드의 수동 기능 외에 자동 모드와 프로그램, 장면 모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장면 모드는 일반 보급형 제품에 비해 간단한 편으로 풍경, 인물, 스포츠, 매크로 촬영을 할 수 있다. 이 중 스포츠 모드를 사용할 때는 움직이는 피사체를 촬영하기에 최적화된 연속 오토 포커스 기능도 사용이 가능하다.
니콘의 D100, D70과 마찬가지로 ISO 감도는 200부터 시작하며 400, 800, 1600, 3200까지 선택의 영역이 넓어졌다. 기존의 *ist D는 확장영역으로 3200까지 사용이 가능했었지만 *ist DS에서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픈해 놓았다. 화이트 밸런스는 형광등 모드의 종류가 형광등 빛깔에 따라 3가지로 나뉜 것이 독특하다.


후면부에 위치한 LCD는 전작인 *ist D가 1.8인치였는데 이번에는 2.0인치로 조금 커져 시원스럽게 느껴진다. LCD의 밝기 조절이 가능하고 한글화가 충실히 이루어져 초보자도 쉽게 적응할 수 있게 배려하였다. 촬영한 이미지의 확대보기나 하이라이트 확인, 히스토그램 확인등이 수월하다.
또한 슬라이드 쇼나 이미지 회전하여 보기도 가능하다. *ist DS에는 가이드 넘버 15.6의 상당히 광량이 좋은 내장 플래쉬가 내장되어 있어 별도로 외부플래쉬를 사용하지 않아도 일상생활에서는 훌륭한 사진을 얻어낼 수 있었다.
다만, 렌즈 후드를 장착하여 촬영하면 광각 촬영시에 그 그림자가 사진 하단에 나올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별도의 외장 플래쉬 퀵슈를 사용하여 촬영한다면 동조 속도는 1/180초를 사용할 수 있고 P-TTL 싱크로, TTL 싱크로, 하이 스피드 싱크로, 무선 싱크로 기능도 지원한다. 저장 매체로 SD 메모리 카드를 전용 메모리카드로 채용하였다. CF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대세였다면 점차 SD로 변화하는 현재 추세에 잘 따른 대안이라고 여겨진다.
또한 AA형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어 장거리 출사시나 여행에서도 배터리의 압박에 사용자가 쉽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도 돋보인다.

*ist DS의 전체적인 해상감은 상당히 독특하다. 펜탁스 렌즈 특유의 절제되고 힘있는 색감, 개성적인 색을 보여주며 캐논의 화사함과 니콘의 파워풀한 색감과는 많은 차이를 보여준다.
그러나 캐논의 화사함 보다는 니콘의 짙고 진한 무게감에 약간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으며 펜탁스 고유의 현실적이고 역동적인 색감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는 분명 필자의 촬영방법에 많은 제약을 받은 주관적인 색감이라고 볼 수 있다. 필자가 촬영하면서 느낀 *ist DS는 하이라이트보다 쉐도우에서 더욱 힘이 있는 사진을 보여주는 카메라였다.
밝은 곳의 풍부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는 암부보다 두세배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촬영하면서 노출 보정을 -0.3EV정도 낮춰서 스팟설정으로 촬영할 수 밖에 없었고, 하이라이트 계조부보다 암부의 계조가 좋은 카메라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이는 캐논의 D-SLR 10D나 20D 촬영 때와는 상이한 결과였다.
또한 광량이 약한 곳에서의 오토 화이트밸런스는 약간 정확도가 떨어져 광량이 떨어졌다고 생각되면 그레이카드를 꺼내들고 커스텀 화이트를 이용하기를 권한다.

*ist D의 이미지 프로세싱 입력값에 상당히 많은 부분 변화를 주어 *ist DS의 결과물을 보면 상당히 샤프해지고 콘트라스트가 강해졌다는 느낌이 절로 든다. 해상도 차트로 확인했을 때도 기존의 제품에서의 소프트함이 사라지고 더욱 선명해졌다는 느낌이 들지만 그와 함께 노이즈가 늘어나 개발자들이 양면의 날을 조심스레 걷고 있었음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ist DS는 *ist D보다 후보정할 수 있는 원본 이미지의 포용력은 낮아졌지만 그만큼 후보정을 하지 않고 쓰는 사진을 목적으로 한 사진에서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100만원대의 벽을 깨버린 폭풍의 핵, PENTAX *ist DS. 작고, 저렴하고, 성능 좋고, 나무랄데 없는 결과 이미지들을 보여주는 고집이 느껴지는 카메라.
올해 초반부터 많은 독자들로 하여금 보급형 D-SLR의 즐거운 선택의 늪에 빠지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야생마 같은 카메라를 길들여 자신의 애마로 만들 자신이 있는 독자라면 꼭 도전해 보길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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