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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덕트 | 리뷰

Mac Pro에 일반 PC용 그래픽 카드 달 수 있을까?

2006-11-17


“혹시 Mac Pro에 일반 PC용 그래픽 카드를 달 수 있지 않을까?”
궁금증은 여기서부터 출발했다. iMac 같은 올인원 데스크탑 기종과 달리 여러 부품들을 입맛에 맞게 고를 수 있다는 점에서 Mac Pro가 더 매력적이라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하지만, 그래픽 카드 같은 경우 Boot Camp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Windows를 깔아서 쓰지 않는 이상,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재 │ 에디터 정진환 / 포토그래퍼 장훈


GeForce 7300 GT 외에 또다른 대안은?
애플이 지난 8월에 Mac Pro를 발표하면서 선택사양으로 내놓은 그래픽 카드는 NVIDIA GeForce 7300 GT, ATI Radeon 1900 XT, NVIDIA Quadro FX 4500 이렇게 세 가지. 다만, 국내에서는 BTO(Build To Order) 주문 서비스가 실시되지 않는 관계로, 기본으로 장착돼 나오는 GeForce 7300 GT 그래픽 카드를 다른 제품으로는 바꿀 수 없다. 또, Quadro FX 4500 그래픽 카드는 아예 업그레이드 키트조차 존재하지 않아 더 나은 그래픽 성능을 원한다면 Radeon X1900 XT 업그레이드 키트만을 유일한 대안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현재 애플코리아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Radeon X1900 XT 업그레이드 키트의 가격은 535,200원. 동일한 GPU를 사용하는 다른 PC용 제품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 수준이라서 그나마 위안을 삼을 뿐이다.
Mac Pro에 기본으로 장착된 GeForce 7300 GT가 가격에 비해 성능이 좋은 것은 인정하지만, 성능 면에서 Radeon X1900 XT와 비교하면 너무 떨어진다. 차라리 요즘 들어서 일반 PC 사용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20~30만원대 제품을 기본으로 넣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일반 PC라면 이 가격대에서 아주 멋진 성능을 발휘하는 그래픽 카드를 얼마든지 고를 수 있기에 아쉬움은 더욱 크다.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마침 해외 웹사이트에서 일반 PC용으로 쓰던 NVIDIA GeForce 7800 GT 그래픽 카드를 Mac Pro에 장착한 후 Mac OS X을 이상 없이 쓰고 있다는 글을 보게 되었다. 이것이 동기가 돼 지금 현재 국내에 판매 중인 PC용 그래픽 카드를 과연 Mac Pro에서 쓸 수 있는지 온라인 PC정보사이트인 ‘테크노아’(http://www.technoa.co.kr/)와 함께 테스트를 통해 알아보기로 했다.


PC용 그래픽 카드 꽂았을 때 Mac OS X으로는 시동 불가
테스트에 사용한 PC용 그래픽 카드의 종류는 총 다섯 가지. NVIDIA 제품으로는 GeForce 7950 GX2(NVIDIA 레퍼런스 보드)와 GeForce 7900 GS(MSI), GeForce 7600 GT(체인텍)를, ATI 제품으로는 Radeon X1900 GT(가온 디앤아이)와 Radeon X1300(ATI 레퍼런스 보드)을 각각 준비하고 본격적인 테스트에 들어갔다.
우선 첫 번째 실험으로 각각의 그래픽 카드를 Mac Pro에 차례대로 꽂은 후 Mac OS X으로 시동할 수 있는지 그 여부부터 확인해 봤다.
Mac Pro의 확장 슬롯을 고정시키는 가이드를 제거한 후 맨 먼저 GeForce 7950 GX2를 1번 16레인 더블 와이드 그래픽 슬롯에 꽂았다. 하나의 그래픽 카드로 SLI를 구축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까닭에 최고의 성능을 가진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GeForce 7950 GX2는, 애플이 현재 판매하고 있는 Mac Pro용 Radeon X1900 XT처럼 전력 소비량이 커, 12V 전원 커넥터를 이용해 그래픽 카드에 있는 6핀 전원 소켓과 로직보드에 있는 6핀 전원 소켓을 연결하는 절차가 추가로 필요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Mac Pro의 전원 버튼을 누르고, 과연 Mac OS X으로 시동이 되는지 지켜봤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컴퓨터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검정 화면만 계속해서 나타날 뿐이었다. 혹시나 싶어 10분을 넘게 기다려보기도 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다른 제품들은 어떠했을까? GeForce 7600 GT 같은 경우 Mac Pro에 기본으로 장착된 GeForce 7300 GT와 동일한 계열의 GPU를 탑재하고 있어 일말의 기대감을 가지기도 했으나 이 역시도 GeForce 7950 GX2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뒤이어 나머지 그래픽 카드들도 차례대로 꽂고 테스트해봤지만 Mac OS X이 시동될 때 나타나는 애플 로고는 결코 볼 수 없었다.


Mac용과 PC용 그래픽 카드를 모두 꽂았을 때는?
그렇다면, 앞서 준비한 PC용 그래픽 카드와 Mac Pro에 기본으로 들어있는 GeForce 7300 GT를 확장 슬롯에 모두 꽂은 다음, 모니터 케이블을 GeForce 7300 GT에 연결한 상태에서 Mac OS X으로 시동한 후 다른 PC용 그래픽 카드에 연결했을 때는 어떠한 결과가 나왔을까?
우선 이 실험에 들어가기 전에 PCI Express 확장 슬롯의 레인 구성을 확인해 보았다. Mac Pro는 더블 와이드 그래픽 카드 슬롯을 포함해 총 4개의 PCI Express 확장 슬롯을 갖추고 있는데, 레인 구성은 Mac OS X 볼륨의 시스템 > 라이브러리 > CoreServices 폴더 내에 있는 ‘Expansion Slot Utility’를 사용하면 변경할 수 있다. 이번 테스트에 사용한 Mac Pro는 1번 슬롯에 16레인, 2번 슬롯에 1레인, 3번 슬롯에 1레인, 4번 슬롯에 8레인을 할당해 놓고 있었는데, 지금 하려는 실험은 두 개의 그래픽 카드를 꽂는 테스트이니만큼 따로 레인 수를 조정할 필요가 없어 기본 설정을 그대로 유지시켰다.
GeForce 7950 GX2는 덩치가 크기 때문에 반드시 더블 와이드 그래픽 슬롯에 꽂아야 하는 관계로 편의상 4번 슬롯에 GeForce 7300 GT를 꽂은 다음 5개의 PC용 그래픽 카드들을 1번 슬롯에 차례대로 꽂고 테스트에 임했다.
그 결과, 커널 패닉이 발생하는 GeForce 7950 GX2만 빼놓고는 모두 다 정상적으로 시동이 되었다. 하지만 GeForce 7300 GT의 DVI 포트에 연결된 모니터 케이블을 뽑아서 다른 그래픽 카드에 꽂으면 첫 번째 실험을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화면은 계속해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Windows XP로 시동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세 번째 실험으로, 이들 PC용 그래픽 카드를 Mac Pro에 장착했을 때 Windows XP로 시동하는 데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 보기로 했다. 기본 GeForce 7300 GT 그래픽 카드를 꽂은 상태에서 Mac OS X으로 시동한 후 Mac Pro에 대한 지원이 추가된 Boot Camp 1.1.1 베타를 이용해 Windows XP SP2를 설치했다. 모든 드라이버 설치를 끝내고 그래픽 카드들을 차례대로 꽂아서 Windows XP로 시동이 되는지 확인했다.
테스트 결과는 대성공. 어떤 카드를 꽂더라도 Windows XP로 시동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드라이버를 설치하고 나면 일반 PC처럼 똑같이 쓸 수 있었다. 일반 PC와 다르게 Mac Pro는 EFI를 탑재하고 있어 처음 시동할 때 검정 화면이 계속되다가 조금 지나서 Windows XP 로고가 나타나는 것만 차이날 뿐이었다.
기왕 많은 수의 그래픽 카드를 Mac Pro에 꽂아본 만큼 Windows용 하드웨어 벤치마크 툴로 유명한 3DMark '06을 사용해 32비트, 1280×1024 해상도에서 각각의 그래픽 카드가 얼마나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Mac Pro에 2GB의 메인 메모리를 탑재하고 테스트한 결과 GeForce 7950 GX2는 8978점, Radeon X1900 GT는 5006점, GeForce 7900 GS는 4562점, GeForce 7600 GT는 3823점, GeForce 7300 GT는 1646점, Radeon X1300은 1445점을 기록했다.
함께 테스트를 진행한 테크노아의 곽문영 기자는 “Mac Pro에 GeForce 7950 GX2를 장착했을 때의 결과는 아주 놀라울 정도로 높은 수치다. 얼마 전 Intel Core 2 Duo 2.4GHz(E6600) 프로세서를 탑재한 PC에 GeForce 7950 GX2를 꽂아서 3DMark '06으로 벤치마크를 했을 때 7323점이 나왔던 것과 비교하면 1655점이나 높다. 3DMark '06 테스트 결과는 그래픽 카드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CPU의 성능도 많은 영향을 미치므로 이것은 곧 Xeon 프로세서의 파워가 그만큼 대단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PC용 그래픽 카드로 Mac OS X 쓸 수 없는 건 ROM 크기 때문
앞서 테스트한 결과는 솔직히 기자가 예상했던 것과도 거의 일치했다.
GeForce 7300 GT가 아닌 다른 PC용 그래픽 카드들을 Mac Pro에 꽂았을 때 Windows XP로 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 그래픽 카드가 일반 PC에서 사용하는 BIOS 뿐만 아니라 인텔 Mac이 탑재한 EFI도 지원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아주 생생한 증거였다. 다만, Mac OS X으로 시동이 안된 것은 ROM 크기가 Mac용과 PC용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일반 PC용 제품이 64K인데 반해 Mac용 그래픽 카드의 ROM 크기는 128K로 두 배나 더 크다. 우리가 Mac OS X으로 시동했을 때 처음 나타나는 화면을 고해상도로 볼 수 있는 것도 바로 ROM 크기가 더 크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에 테스트한 그래픽 카드에 맞는 Mac OS X 드라이버는 애당초 존재하지도 않았다. 당연히 Mac OS X으로 시동될리가 만무했던 것이다. 해외 웹사이트에 올라온 일반 PC용 GeForce 7800 GT 그래픽 카드를 꽂아 성공했다는 보고는 아무래도 해당 그래픽 카드의 ROM 크기가 운이 좋게도 128K였고, GeForce 7800 GT와 Quadro FX 4500가 G70이라는 똑같은 GPU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까닭에 Mac OS X이 GeForce 7800 GT를 Quadro FX 4500으로 착각하고 드라이버를 로딩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일반 소매점용 FB-DIMM 메모리, 과연 Mac Pro에 써도 될까?
Mac Pro가 지원하는 메모리는 667MHz의 클럭속도를 가진 PC2-5300 DDR2 ECC FB(Fully Buffered)-DIMM으로, 현재 국내에 판매 중인 Mac Pro에는 512MB 모듈 2개가 장착돼 판매되고 있고 모두 하이닉스 제품이다. Mac Pro는 메인 메모리 용량을 최대 16GB(2GB×8개)까지 지원하며 편리한 메모리 확장을 위해 각각 4개의 슬롯을 가진 2개의 라이저 카드를 제공한다.
현재 애플코리아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Mac Pro용 FB-DIMM 메모리의 가격은 1GB(512MB×2개)가 33만원, 2GB(1GB×2개)가 77만원이다. 이는 용산에서 판매하고 있는 동일한 규격의 하이닉스 제품보다 2배가량 비싼 것이다. 같은 하이닉스 메모리인 만큼 굳이 가격으로 따지자면 애플 온라인 스토어에서 파는 모듈을 살 필요가 없는 셈. 하지만, 일반 소매점에서 판매하는 하이닉스 메모리에 달린 히트싱크는 애플이 권장하는 형태가 아니라서 문제가 되고 있다.
소위 말하는 애플 정품 FB-DIMM 메모리에 달린 히트싱크는 바람이 흘러갈 수 있도록 통로가 마련돼 있는 반면 일반 소매점용 제품에 달린 히트싱크는 그냥 평평한 형태다. 자칫 Mac Pro 내부의 온도가 과도하게 올라갈 경우 메모리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애플 측은 설명하고 있어 Mac Pro의 메모리 용량을 늘릴 경우, 가격과 안정성 사이에서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서 <맥마당> 은 일반 소매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동일한 규격의 하이닉스 메모리를 Mac Pro에 직접 장착해 3일간 계속 컴퓨터를 켜 놓은 채로 두고 문제가 없는지 꾸준하게 관찰해 봤다. 결과는 일단 별다른 문제가 없는 듯보였다. 하지만, 메모리와 발열량 간의 상호관계를 따지는 테스트는 그 성격 상 오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만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는 탓에 섣불리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안정성 때문에 애플의 FB-DIMM을 구매하고 싶지만, 가격이 너무 높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사용자가 있다면, OWC(Other World Computing, w_ http://eshop.macsales.com/)에서 판매하는 FB-DIMM 메모리도 한번 고려해볼 만하다. OWC의 FB-DIMM은 애플로부터 Mac Pro에서 사용이 가능하다고 인증을 받았으며, 2GB(1GB×2개)를 주문할 경우 FedEx를 통한 한국으로의 배송비와 보험료를 포함한 가격이 총 460달러에 불과해 애플 제품보다는 훨씬 저렴하므로 한번쯤 고려해 봐도 괜찮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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