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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리뷰

뒤집은 만큼 보이는 브랜드 택(Brand tag) 타이포 이야기

2006-08-21


코찔찔이에 말이 어눌했던 초등학교 일학년의 내 가슴팍에는 이름표가 달려있었다. 그 이름표는 엄마의 손글씨를 수놓은 하얀 손수건으로 ‘이 아이는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어요’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그 이름표처럼 말 못하는 상품은 각자의 브랜드가 적힌 택(Tag)을 달고 있다. 그 작은 공간 안에는 상품의 이름부터 담긴 의미까지 만든 사람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들이 적혀있다. 자신을 알리는 것뿐 아니라 팔려야 하는 운명이기에 좀더 치열한 방법으로 서로의 이름표를 자랑하고 나서야 하는 브랜드 택에서 타이포그래피는 또 한번 단단히 한 몫 차지하고 있었다.

취재| 이동숙 기자 (dslee@jungle.co.kr)

이름표를 붙여 내 가슴에,
확실한 사랑에 도장을 찍어_

장식과 가식을 벗어 던지고 확실하게 할 말만 담은 간결하고 강렬한 타이포는 한 눈에 시선을 잡아채는 재주가 있다. 우리는 시선이 끌려가는 것을 택에 다다른 다음에야 깨닫게 된다.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_

기계로 찍어내는 일률적인 타이포가 아닌 손글씨와 스탬프로 무심하게 적인 택(Tag)은 상표이기 전에 하나의 이미지로 감성을 전달하고 오직 나만을 위한 물건이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준다.

이것 봐, 나를 한번 쳐다봐
나 지금 예쁘다고 말해봐_

그래피티 스타일의 자유분방한 스타일, 로맨틱 레이디 스타일, 화려한 파티 스타일…… 상품이 가진 컨셉과 이미지를 최대한으로 끌어내어 타이포에 힘을 주었다. 잘 고른 타이포 하나 열 광고컷 안 부럽지 않은가.

내가 찾는 아이,
흔히 볼 수 없지_
워워_흔히 업지 예예_볼 수 없지


옷장을 뒤적이다 발견한 라벨에 호주머니에 넣어놓고 잊고 있었던 오백원짜리 동전처럼 유쾌했던 기억이 있었을 것이다. 왠지 이제껏 입던 옷이 아닌 새 옷이라도 얻은 듯하다.

옷의 느낌을 살려주는 마지막 디테일, 목 뒤 라벨은 일단 뜯어내면 없어지는 브랜드 택과는 달리 작정하고 잘라내지 않는 이상 옷에 붙어 옷의 생명이 다할 때까지 함께 한다. 옷의 안쪽에 달려 있어 눈에 띄지는 않지만 그렇기에 신경 쓴 라벨 택 하나로 옷의 가치가 함께 올라가기도 한다. 보이지 않는 곳까지 세심한 배려를 한 옷은 입는 사람도 자신이 특별하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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