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13
우리는 회사에 처음 입사를 하면 자신만의 명함을 갖게 된다.
학창시절 명찰을 가슴에 달고 다니던 시절을 벗어나자마자 자신의 회사와 소속, 그리고 직위 및 이름 석자가 적힌 4인치의 작은 카드를 처음 만난 사람에게 자신을 알리는 수단으로 사용한다.
고대 중국에서 대나무를 깎아 이름을 적은 데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지는 명함(名啣)은 오늘날에는 인쇄한 명함을 사용하는데 명함의 모양과 크기는 나라마다, 지역마다, 회사마다 참으로 다양하다.
최근에는 개성이 넘치며 톡톡 튀는 명함이 유행, 재질도 종이에 국한되지 않고 플라스틱이나 투명 비닐 등이 사용되기도 하며 흰 바탕에 회사명과 소속, 연락처, 성명 등만 기록했던 보통 명함에서 탈피, 원색의 강렬한 컬러 명함부터 일러스트레이션 및 캘리그라피 등 다양한 스타일의 디자인 명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취재 | 박현영 기자 (hypark@jungle.co.kr)
요즘 대세는 컬러명함인 듯 하다.
알록달록한 색채로 시선부터 끄는 명함들. 모으는 재미도 쏠쏠해진다.
“상대를 사로잡고 싶다면 명함부터 바꿔라!”
비즈니스의 첫인상은 명함이 결정한다고 말하는 하시모토 야스오 저서의 ‘비즈니스의 첫인상’ 이라는 책에 의하면, 보는 사람의 눈길을 끌 수 있는 명함, 그것이 고객, 파트너, 거래처를 사로잡는 비법이라고 말한다.
명함은 당신의 얼굴이자 강력한 마케팅 도구라고 말하는 만큼 아직도 단순히 주소나 전화번호를 전달하는 종이로 치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컬러 명함을 건네 받은 순간, 자신의 평범한 흰 명함과의 간극을 체험할 것이다.
평범한 사람은 기억되기 쉽지 않다.
하루에도 수 많은 명함이 오고 가는 사회에서 자신의 평범한 명함이 개성 넘치는 명함에 가려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
컬러명함에 한 층 더 임팩트를 주고 싶다면 바로 강렬한 타이포로 주지시키는 것이 좋다.
보통은 회사명을 영문 타이포나 로고를 사용하여 중앙이나 측면에 위치시켜 타이포의 강렬함으로 시선을 고정시킨다.
보통 명함은 앞면과 뒷면으로 제작된다. 앞면은 회사로고, 뒷면은 소속 및 연락처, 이메일 주소 등이 상세히 기록되는 경우가 있고, 앞면에는 한글, 뒷면에는 영문으로 제작되기도 한다.
단순히 한글, 영문의 구분이 아닌 컬러의 차이나 디자인의 차이로 명함의 야누스적 매력은 두 배가 된다. 호기심을 가지고 뒷면을 열어보게 될 만큼, 이제 명함도 호기심을 줄 시대다.
단색이나 두 가지 컬러를 선호하는 일반 명함은 폰트 역시 검정이나 짙은 회색을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요즘 다양한 재질의 사용을 통해 명함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가장 선호하는 재질은 PET 재질로 물에 젖지도 않고 구김도 가지 않는다. 최근 들어 플라스틱이나 투명 소재를 사용, 일반 명함보다 이색적인 소재로 단연 돋보이는 명함도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반면에 네츄럴한 종이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페이퍼 명함도 눈에 띈다.
작은 페이퍼 안의 타이포는 조화를 이루어 손 맛 나는 아트북을 연상케 한다.
본래 명함의 사이즈는 가로 90mm, 세로 55mm를 넘지 않는 직사각형 모양이 일반적이지만, 이런 전형적인 타입에서 탈피, 다양한 모양의 명함이 늘고 있다. 게다가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고자 하는 디자이너들의 ‘끼’는 어김없이 명함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타이포와 일러스트가 조화를 이루는 개성적인 명함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명함으로 존재 가치를 부여한다.
명함은 자신을 당당하게 드러낼 수 있는 또 다른 신분증이다.
이 작은 명함 속 타이포그라피는 그 어떤 커뮤니케이션보다도 심플하면서도 강력하다.
지금 내가 지닌 명함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나의 얼굴을 얼마나 자신있게 드러내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