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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리뷰

TBWA KOREA 이승화

2011-05-26


청기와폰트는 즐겨 쓰는 서체가 아니지만, 제품의 콘셉트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선택했다. 광고는 ‘우리의 좋은 술’인 ‘막걸리를 돕자’로 헤드라인과 카피를 뽑았다. 전통술을 애호하자는 감정에 어필하는 광고인지라 청기와폰트가 잘 어울렸다. 광고에 쓰이는 서체가 지켜야 할 첫번째는 가독성과 시안성이다.

에디터 | 지콜론 이안나

평소에 포트폴리오에 사용된 서체를 자주 사용하나
청기와폰트는 즐겨 쓰는 서체가 아니지만, 제품의 콘셉트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선택했다. 광고는 ‘우리의 좋은 술’인 ‘막걸리를 돕자’로 헤드라인과 카피를 뽑았다. 전통술을 애호
하자는 감정에 어필하는 광고인지라 청기와폰트가 잘 어울렸다. 광고에 쓰이는 서체가 지켜야
할 첫번째는 가독성과 시안성이다. 그런 의미에서, 막걸리 광고처럼 명확한 콘셉트가 아닌 경우
라면 첫 손에 꼽히는 서체가 윤고딕과 윤명조 종류이다. 특히 윤고딕은 한글폰트 중에 몇 안 되는 명료하고 현대적인 외형을 지닌 서체이다. 영문폰트 못지않게 감각적이다.


청기와폰트의 어떤 점이 막걸리 광고와 어울린다고 생각했는지
소비자가 감성적으로 와 닿아야 하는 광고를 맡으면 예스러운 캘리그래피와 윤명조 종류가 먼저 떠오른다. 막걸리 광고에서도 이 서체들이 리스트에 올라있었다. 하지만 광고 그림이 서체를 바꾸게 만들었다. 탑앵글에서 정직하게 찍은 막걸리 한 사발은 군더더기 없이 딱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이 위에 서체를 늘어뜨리면 오히려 투박한 사발이 빛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 그림과 어울리는 담백한 청기와폰트를 쓰게 됐다.


광고에서도 행간과 자간의 간격에 신경을 쓰는지 궁금하다
소비자가 카피 한 줄을 읽고 마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 떠올리도록 행간과 자간의 간격을 조정한다. 글자와 글자 사이가 너무 가까워 단숨에 읽어서도 안될 정도의 긴장감이 가장 좋은 사이 간격이다. 프린트 광고 안에는 이른바 주연급과 조연급이 있다. ‘막걸리를 돕자’는 카피가 주연
이라면, 막걸리 잔과 바깥 면은 조연이다. 정갈한 그릇에 담긴 물이라도 사람을 울리는 카피가 없으면, 그저 하나의 풍경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전체적인 그림의 톤을 산만하지 않도록 비슷한 계열로 정리하고 카피는 눈에 잘 보이는 중앙에 두어 돋보이게 했다. 색깔도 중요한 요소
이다. 한 장의 프린트에서 눈에 가장 잘 띄는 색을 카피에 입혔다. 하단에 기재된 제품 설명은 정보를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가독성이 높은 윤고딕을 사용했다.

광고는 새로 나온 폰트를 어느 매체보다 빨리 사용하는 편이다. 흔히 보던 비주얼이 아닌 점은 장점이겠지만, 널리 쓰이지 않는 폰트를 쓰면서 생기는 단점도 있나
디자인팀에서는 폰트를 가지고 있을지라도 클라이언트, 제판집, 인쇄소가 동일한 폰트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호환이 안된다. 하드웨어적인 문제라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지만, 광고나 디자인을 통틀어서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한 역할로써 인쇄가 차지하는 비중은 생각보다 크다. 컨펌을 받기 위해 새로운 폰트로 만든 데이터를 보냈는데 정작 클라이언트가 볼 수 없거나, 노후화된 제판집과 인쇄소 등에서 새로운 폰트는 인쇄사고를 내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디자이너들도 원래 써온 서체에 굳이 변화를 주려고 하지 않는다. 서체를 다르게 사용할 때는 확실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그러는 것 같다. 광고에서 새로운 서체를 자주 사용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아마 외부에 노출되는 매체 특성 때문일 것이다. 전용서체가 개발되지 않는 이상, 광고에서는 비슷한 서체들을 자주 보게 될 것이다. 다양한 서체를 광고에서 보여주고 싶으니, 서체 디자이너들이 아름답고 훌륭한 전용서체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편집물과 구분되는 차별점이 있나
서체 회사에서 폰트를 구입해서 사용하는 경우와 별반 다르지 않다. 대신 신문과 잡지에서 광고가 보여지는 가공 과정이 조금 다르다. 기술적으로 큰 차이는 아니지만 신문갱지 같은 경우는 특성상 종이가 얇고 어둡기 때문에 폰트의 밝기를 잡지와 비교하여 10~20퍼센트 정도 밝게 사용하는 편이다. 컬러 또한 종이의 색깔을 생각해서 지정한다. 그리고 신문이나 잡지 등에서 사용되는 종이 질이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폰트의 크기도 6~7포인트 이상을 최소 포인트로 생각하고 작업한다.
광고에 쓰인 서체를 클라이언트에게 어떻게 피력하나
시안을 제시할 때마다 클라이언트와 크고 작은 의견충돌이 생긴다. 서체도 마찬가지다. 충분히 고민한 서체이고 콘셉트를 뒷받침할 수 있는 타당성이 보이면 클라이언트를 설득시킨다. 그래도 안되면 클라이언트 의견을 적극 반영해서 수정된 시안을 하나 만들고, 클라이언트가 지적한 점을 보완한 시안을 또 하나 만들어 제안한다. 최종 선택은 클라이언트의 몫이지만, 아트디렉터와 디자이너가 보완한 시안은 절충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 광고회사에서는 클라이언트와 원활한 조율을 통해 서로가 만족해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현대카드 광고는 기업의 전용서체를 이용해 만들었다. 어떤 식으로 접근했나
현대카드의 전용서체는 이미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는 터라, 내부 디자이너 입장에서도 서체를 사용해서 디자인하는 것을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콘셉트는 분명했다. 현대카드를 표현할 수 있는 세련된 느낌을 주는 것. 현대카드의 전용서체는 기업이미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한 서체인지라, 광고에 쓰이기 적절했다. 서체를 만드는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콘텐츠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서체를 고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에서 보여지는 타이틀용 서체와 본문용 서체는 각각 어떤 면을 강조하는지
광고에서 타이틀용 서체 즉, 헤드라인은 주장하는 바를 잘 표현해야 한다. 강하거나 부드럽거나 혹은, 정직한 어조이거나, 어떻게 주장할지를 정한 다음에야 어울리는 서체를 고를 수 있다. 광고에 묻어나는 감정이 정해져야 서체의 종류, 컬러, 굵기 등을 달리할 수 있다. 그리고 본문용 서체는 헤드라인과 어울리되 가독성과 리듬감이 받쳐줘야 한다.
정말 필요한 서체를 단 3개만 고른다면 무엇을 고를건가? 그 중에 단 한 가지만 꼽는다면
윤고딕, 윤명조, 청기와서체를 고르겠다. 그 중에서는 윤고딕을 제일로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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