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그래픽 | 리뷰

공공디자인에서 사적디자인으로 영역 넓히는 픽토그램 사인

2011-07-25


간판은 언제나 진화 중이다. 다양한 기술력과 효과가 적용되고 있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기억되기 쉽고, 눈에 띄는 간판이다. 그림을 사용한 픽토그램 문자는 글자를 모르더라도 쉽게 이해가 가능하고, 글자가 넘쳐나는 간판에서 그림을 통해 사람들에게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공공디자인 영역에서 안내 사인으로서의 영역을 구축했던 픽토그램 사인은 이제 공공부문을 넘어 사적 부문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비록 아직까지는 심볼을 형상화하거나, 문자 사인과 함께 사용되고 있지만, 픽토만으로 제작된 사인을 보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글 | 팝사인 김명준 기자 mj2279@popsign.co.kr
사진 | 신혜원 기자 shin@popsign.co.kr


그림으로 읽는 사인, 메시지 전달에 효과적
픽토그램의 사물, 시설, 행위, 개념 등을 상징화된 그림문자로 나타내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빠르고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든 상징문자로서 그림을 뜻하는 픽토(picto)와 전보를 뜻하는 텔레그렘(telegram)의 합성어이다. 그림으로 그려졌지만, 그림의 영역이 아닌 문자의 영역으로 분류되며 세계 어느 문자보다 대상에 대한 이해를 쉽고 빠르게 인식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문자의 영역에 속해있기 때문에 픽토그램의 목적은 무엇보다 커뮤니케이션에 있다. 별도의 문자 교육이 없이도 일상적인 경험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것이 픽토그램의 장점이다. 따라서 인종과 언어, 세대, 종교 등에 상관없이 누구라도 픽토그램을 보기만하면 그 것이 무엇을 뜻하는 지 공감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픽토그램은 범국가적, 범민족적인 상징체계이자, 기호 체계라고 할 수 있다. 아직까지 국제적인 표준화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국제 스포츠 경기나, 기본적인 안내 사인에서의 어느 정도 협의는 이뤄진 듯하다. 보통 화장실, 관광안내소, 휴게소, 지하철 등의 공공 장소나 공공 시설을 안내하는 사인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의 경우는 표준화를 통해 각종 공공시설에서 활용되고 있다.


픽토그램의 묘미는 단순화에 있다. 의미 전달에 불필요한 것들을 삭제하고 꼭 필요한 것만을 남기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의외의 디자인성이 발견되기도 한다. 단순명쾌하게 생산된 픽토그램은 보는 사람에게 디자인의 유쾌함과 재미,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 사적 영역으로서의 발전 가능성은 여기에서 살펴볼 수 있다.

물론 공공의 영역에서의 표준화는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이지만, 약간의 개성적 요소를 가미시키면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재미요소를 주면서 각인시킬 수 있는 중요한 모티프가 된다. 일반적인 문자보다는 가시성과 인지효과면에서 훨씬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는 픽토그램이 사적 디자인 영역으로서 발전할 수 있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공공영역에서의 픽토그램 - 보편적 경험을 중심으로
공공영역에서의 픽토그램은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픽토그램의 범용성이 그런 높은 활용도의 원인이다. 일반적인 문자 기호와 달리 픽토그램은 별도의 교육없이도 일상적인 경험만으로 도출이 가능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경험은 보편성에 기초한다. 대한민국 국민이 런던 거리를 걸으면서 남과 여 모양의 그림을 보면 화장실임을 알 수 있는 식이다. 이런 안내 사인에서의 개성은 위험하다. 비상구 같은 경우의 국제 표준화는 시급한 사항이다. 비상구와 같이 응급 상황 시 필요한 사인물의 경우 픽토그램에 개성을 주어 의미파악이 어려워지면 큰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다. 따라서 공공영역에서의 픽토그램은 표준화와 통일성이 중요한 문제로 고려된다.

현대로 오면서 픽토그램의 영역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일반적으로 인식되는 지표와 상징 기호가 많아 졌기 때문이다. 주차장을 뜻하는 ‘P’는 이제는 도상기호화되어 픽토그램으로 쓰인다. 주차의 첫머리 글자로 사용되었을 ‘P’는 이제는 그 문자보다는 그림으로 우리에게 인식되는 것이다. 픽토그램의 공공재적인 성격을 강조하다보면 이런 보편성과 통일성이 가장 우선시된다. 하지만 픽토그램에도 개성이 들어가고 있다. 물론, 공공의 성격을 띈 안내 사인에서 픽토그램은 보편성과 통일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픽토그램이 가지는 다양한 장점은 공공재 영역에만 사용하기에는 너무 아깝다.


사적영역으로서의 픽토그램 - 개성과 디자인을 중심으로
사인물에서의 픽토그램은 아직까지는 온전히 자립적으로 쓰이지는 않는다. 대부분이 문자를 보조하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으나, 개성과 디자인으로 무장해 사인물의 디자인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또한 일반 문자 사인보다 인지 효과면에서 훨씬 크다는 연구결과가 굳이 아니더라도, 브랜드를 인지시키는데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곳이 많다.

또한 매장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상업적 메시지를 잘 설명해주며, 쉽게 인지되며 기억을 용이하게 하는 장점을 가진다. 가령, ‘7gram’이라는 상호만 보게 되면 매장의 특성이 무엇이지 알 수 없지만, 커피잔을 픽토그램으로 상호 옆에 그려넣으면 우리는 이 매장이 커피숍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안경점의 사인에 안경을 표시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문자로 씌여진 ‘OO안경점’이라는 사인보다 안경 픽토그램이 훨씬 이해가 빠르고 쉽기 때문이다. 안경점의 경우는 별도의 문자 사인없이 픽토그램으로 만으로 사인을 꾸미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아직까지 픽토그램 사인의 경우는 안경점이라든지 커피숍과 같이 도식화가 쉬운 제품의 문자 사인 보조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취급 품목의 캐릭터화라든지 심볼을 만들어 사용하는 경우도 넓게는 그림 문자를 사용해 인지 효과를 높이려는 의도라는 점에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획일화를 상쇄시킬 수 있는 대안
획일화되어가는 간판개선사업에서도 픽토그램은 개성적인 사인물을 만드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최근의 간판정비사업이 간판의 수량을 규제하고 형태와 소재를 통일함으로써 깨끗한 도시 미관을 창출하는데는 성공했지만, 획일적이고 몰개성적인 간판으로 인해 비판의 의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문화적 배경이나, 지역 특수성, 업종의 개성 등이 고려되지 않은 간판은 상점의 개성을 표현하지 못하고 비자가 원하는 점포를 찾는데 어려움을 준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뿐만 아니라, 간판개선사업으로 인해서 지나치게 작아진 간판은 상점을 알리는 간판 본연의 목적에도 부족하다. 하지만 픽토그램 사인을 추가함으로 매장의 정체성을 표현함과 동시에 디자인적 요소를 살리고, 매장만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1거 3득의 효과를 가진다.


보편성을 가진 사인물 제작에 필수적
픽토그램이 가지는 보편성이라는 특징은 사인에 있어서는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다. 누구에게나 쉽게 인지되는 사인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픽토그램이라는 문자는 문자 사인을 돕는 보조재적인 역할과 매장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심볼, 매장의 개성을 드러내는 디자인, 누구에게나 쉽게 이해되는 보편성을 가진 팔방미인이다. 많은 매장들이 개성을 드러내는 심볼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은 이러한 점에 기인한다. 픽토그램 사인이 가지는 매력을 충분히 뽐낼 수 있는 대표적인 간판이 나오길 기대한다.

facebook twitter

월간 POPSIGN
SP, Sign, Lighting Design 전문 매거진 월간 <팝사인> 은 국내 최초의 옥외 광고 전문지로, 국내 사인 산업의 발전과 신속한 정보 전달을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또한 영문판 잡지인 발간을 통해 국내 주요 소식을 해외에 널리 소개하고 있으며, 해외 매체사와의 업무제휴 들을 통한 국내 업체의 해외전시 사업을 지원하는 등 해외 수출 마케팅 지원 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