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6-22
막간으로!
이번 칼럼은 여러분이 주신 질문을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많이 주신 질문은 뭐니뭐니해도 색입니다.
화면색과 인쇄색의 차이에서 오는 질문이 제일 많았습니다. 인쇄부분에서 차근차근 말씀해 드리려고 했지만 많은 분들이 공통적으로 질문하시길래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그래도 부족하다면 몇 회 뒤에 좀더 꼼꼼이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저도 처음에 제일 어려워했던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 부분 역시 일단 마음을 먹고 시작하면 금방 정복할 수 있습니다.
1. 인쇄잉크의 안료적 특징을 우선 알아야 합니다.
대표적인 몇 가지만 말씀드린다면 물감은 색을 혼합하면 할수록 채도가 내려가지만 인쇄잉크는 물감처럼 그렇게 심하게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색혼합에서도 채도가 살아있다고 할까요? 그것은 주변에 있는 다른 색과의 대비가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별색으로 인쇄했을 때는 더욱 잘 나타납니다. 4색의 망점으로 혼합된 색이 아닌 별도의 혼합된 색으로 인쇄했을 때는 채도가 좀더 살아납니다. 그래서 여러 색대비에 주의해야 합니다. 이미지에서 나오는 색보다는 면으로 색을 나타낼 때 주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면적대비도 인쇄에서는 잘 나타납니다. 적은 공간의 색이 넓은 공간의 색보다 채도와 명도가 높게 보인다는 것입니다. 바탕색을 선택할 때 좁은 공간의 색 샘플을 가지고 색을 선택하면 선택했던 색보다 좀더 밝고 부드러운 색으로 바탕색이 인쇄되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외에도 좁은 공간을 색으로 드러나 보이게 하기 위해선 짙은 색으로의 선택보다는 색의 명시성으로 승부를 걸어야 잘 드러납니다. 예로 글씨의 경우 짙은 색만으로 잘 드러나게 하는 것보다는 채도도 같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금적색은 생각보다 어두운 색이 아닙니다.
그리고 후퇴색, 전진색, 보색대비 등 일반적인 색대비 현상을 물감에서보다는 훨씬 많이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색이 의도했던 것과 다르게 보이는 현상의 대부분은 바로 색대비 때문입니다.
2. 화면의 칼라보정을 실시하십시오.
인쇄된 색을 화면색과 가장 근접한 색으로 화면의 감마값을 조정하십시오.
조정은 주로 금적(y=100, m=100)의 인쇄된 색을 화면옆에 놓고 비교하면서 조정하면 좋습니다. 백퍼센트 일치할 수는 없습니다만 그래도 가장 유사한 값을 지정하시는데 도움이 될것입니다. 때로는 모니터 옆에 그 차이를 잊지 않으려고 금적을 붙여놓는다거나 화면밑에 항상 금적색을 열어놓고 작업하는 사람도 보았습니다.
3. 내가 작업하는 모니터의 특징을 알아두십시오.
명도에 문제가 있는지, 채도에 문제가 있는지, CMYK중 어느 색에 특히 문제가 있는지 알아두면 그 부분에 주의하게 되므로 사고율을 줄이게 됩니다. 그래서 같은 작업물의 ①화면과 ②칼라출력물 ③인쇄교정지, 그리고 ④최종인쇄물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펼쳐놓고 비교해간다면 내 모니터의 한계를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4. 인쇄색의 데이터값을 CMYK로 분류해놓은 칼라차트를 이용합니다.
칼라차트에는 여러 종류의 차트가 있습니다. 인쇄잉크 4색을 기준으로 10%씩 증감에 따라 나타나는 칼라차트와 일반적인 색의 느낌에 따라 분류해놓은 차트(DIC COLOR, PANTON COLOR 등)가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작업시 화면색을 완전히 무시하고 색의 선택을 칼라차트에서 하면 됩니다선택한 DIC칼라차트의 번호를 쿽의 칼라 빠레트에서 찾아 4색분판을 체크하면 선택한 DIC칼라로 인쇄되어 나옵니다.
화면색이나 칼라 프린트물을 믿어서는 절대 안됩니다. 칼라프린트의 색이 원하는 색으로 나왔다고 해서 인쇄까지 그렇게 나오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같은 믿음은 배신당할 때가 더 많습니다. 여기에 절대 마음을 주지 마십시오!
최근에는 그래도 가장 인쇄색 수치에 근사한 값을 맞추어놓은 디지털 교정용 칼라출력기도 있어 그차이를 최대한 줄여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작업의 분위기와 색의 조화를 위해서 일일이 차트만으로 작업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선 디자인의 분위기와 작업의 능률의 위해 인쇄색은 잊으시고 완전히 작업이 끝난 다음 출력을 보낼 때 반드시 칼라차트와 확인하도록 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사실 차트에서 선택한 색을 화면에서 보면 색이 안정되지 않고 들떠 보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화면에서만 그렇게 보이니 걱정하지 마시고 선택하십시오. 오히려 화면에서 고르게 안정감을 보인 색이 실제 인쇄하면 더 들떠 보일 때가 많습니다. 최종 완성물은 화면이 아니고 인쇄물이기 때문에 기준을 인쇄색으로 두어야함은 당연하겠지요.
절대 화면에 현혹되지 마십시오!
컴퓨터는 작업의 편리성으로 생각하시고 색은 반드시 인쇄색을 기분으로 표준화되어 있는 차트를 기준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저는 주로 DIC 칼라 차트를 주로 사용합니다.
육안으로 분별할 수 있는 다양한 색의 DIC 칼라도 내가 의도한 적당한 색을 아무리 찾아도DIC칼라에 샘플이 없을 때도 많습니다. 그럴 땐 가장 가까운 색을 찾아 4색의 수치를 조금씩 가감하여 사용하게 됩니다. 때로는 별색을 선택해야 할 때에도 정확한 수치를 안내해줍니다.
DIC칼라가 없는 프로그램에서는 거꾸로 쿽에서 의도한 색의 DIC 칼라번호에 맞는 4색의 수치를 옮겨와 작업하기도 합니다.
어떤 기준점이 없이 CMYK로 일일이 화면으로 색의 수치를 결정하게 되면 사고의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때로는 가장 안전한 색만을 고집하게 되므로 색의 다양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때의 기준은 바로 모니터가 되기 때문에 화면으로 고르게 보이는 것만 의식하게 되므로 앞서 말씀 드린대로 현혹된 경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얼마 전에는 어떤 분이 저에게 어떻게 인쇄에서 DIC칼라를 사용할 수 있냐면서 CMYK로 일일이 화면을 보고 맞추어야 한다고 점잖게 말씀하신 분이 계신데 이 자리를 빌어 그 말에 답을 드린 것 같아 다행입니다.
이 정도라면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이 알고있는 상식이지만 실전에 가서는 많이 어려워합니다만 어려울 것 없습니다.
이 두 가지만 기억하십시오.
그리고 나머지, 색대비를 활용하시면 됩니다.
여기에서 또 중요한 사실은 앞서 배운 내용입니다.
종이의 종류에 따라 색의 채도와 명도가 차이를 가진다는 것입니다. 내가 의도한 색이 인쇄에서 그대로 잘 나오기를 바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인쇄물의 종이적성에 따라서 드러나는 색도 차이가 있다는 것쯤은 이제 잘 알고 계시겠죠 이제 색을 선택할 때 종이를 고려하는 것도 잊지 않기 바랍니다.
1. 간혹 클라이언트가 인쇄교정지의 색을 보기 전에 화면으로 OK 했을 때?
당황하지 말고 화면색과 인쇄색이 다르게 나타난다고 아무리 얘기해도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 설득이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클라이언트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여 화면색에 따를 수밖에 없다면 화면에 DIC칼라와 가장 가까운 색을 대어보면서 작업한 데이터를 수정하여 출력해야 인쇄했을 때 클라이언트가 화면으로 본 색에 가장 가깝게 인쇄되어 나오게 될 것입니다.
2. 클라이언트가 칼라출력물만을 보고 OK 했을 때?
이럴 때도 칼라출력물의 색과 가장 가까운 색을 고른 다음 작업한 데이터를 그에 맞게 수정하면 되겠지요?
어떻게 보면 이것도 원시적인 방법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답답한 일이지만 현재는 이것이 최선입니다. 이런 작업과정의 갭을 데이터로 표준화시키는 일도 우리가 해야할 몫일 것입니다. 이제 인쇄에서도 고품질로 승부를 거는 시대가 되었고 과학기술도 빠른 속도로 발전하기 때문에 머지않아 작업자의 의도대로 인쇄의 품질을 높이는 방법이 개선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작업도구와 과정 그리고 그 결과물의 표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조금씩 선보이고 있습니다만 아직 대중화되지는 않았습니다. 좀더 안정화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할까요? 디자이너의 이제까지의 고충을 덜어줄 시스템의 혁명을 다 함께 기대해 보자구요!
화면색과 인쇄색의 문제를 질문하시는 분이 한 두 분이 이니었기에 이 난을 빌어 이렇게 공개적으로 답변을 해드렸습니다(여기에서 다루지 않은 교정색과 인쇄색과의 관계는 출력의 뒷부분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이제까지 질문에 대한 저 나름의 답을 드렸습니다만 저도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제가 여기에서 제시한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의 노하우가 있다면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에 흔들리지 않고 드러나지 않은 곳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실험과 작업에 임하고 있는 많은 편집디자이너의 관심과 격려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모두들 앞질러가고 남보다 뛰어나야지만 선진디자이너로 인정받는 시대에 영역을 넓히기보다는 자신의 현실을 다지고 깊이를 더하는 보다 많은 디자이너의 숨은 분투가 오늘의 우리나라의 디자인계의 저력이 되고 있음을 저는 믿습니다,
다시 한번 많은 격려 감사드립니다.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