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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리뷰

좌충우돌 디자인블루의 중국 진출기

2004-05-12


글 | 강재형(soottangi@designblue.co.kr),소선하(sunny@designblue.co.kr)

어떤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우리의 비즈니스 배경엔 늘 두 가지의 논제가 존재한다.
바로 ‘이 일을 왜 하느냐’와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이다.
생면부지 중국사람들과 진행해야 하는 카마프로젝트 수행의 당위성이 있다면
그 가장 강력한 매력포인트는 아마 환경친화적인 기업정신을 지닌 꽤 명망 높은 중국의 한 기업이 우리 앞에 있었다. 그리고 이 기업은 일본의 혼다와 어깨를 나란히 겨루어 engine과 generator의 세계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10억 인구를 대표할 기업이며 디자인블루는 한국 디자인의 자존심을 걸고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했다는 것이다.

카마.
제품력 뿐 아니라 인식상의 이미지에서도 혼다를 이기고 싶은... 엔진과 제너레이터로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상하이 대표주자.
그리고 한국의 디자인 위상을 10억 인구에게 펼쳐보여야 하는 대한민국 대표주자 디자인블루.

촬영은 중국과 이곳 한국에서 각각 진행되었다.
촬영을 위해 수송된 제품은 400kg짜리를 포함하여 총 8톤에
달하는 분량. 중국에서 블루로 운송, 다시 세트장으로 이동하면서 스텝들은 장난 아닌 힘을 발휘해야 했으므로
“아뿔싸” 이 일은 단지 디자인이라는 정신 노동뿐 아니라
육체 노동까지의 합작품이어야 함을 진행하면서 절실히 깨달았다.
모델을 동원한 이미지 촬영은 양수리에서… 제품촬영은 파주
세팅장에서 꼬박 이틀 밤을 세워서 진행해야 했다.
하지만...

제작물은 총 3종. 100페이지 제품 카탈로그와 카마 기업 브로슈어 그리고 와이드 컬러까지!
제품카탈로그, 기업브로슈어 모두 용지는 가루용지를 메인 소재로 하고 도비라 페이지는 트레이싱지를 삽지로 활용하여 고급 감을 더하고 지루함을 없앴다.
트레이싱지에 인쇄된 이미지가 다음페이지에서 한번 더 펼쳐 보이는 재미를 더했다.
기업브로슈어와 제품 브로슈어 두 종류 다 전체 테마 컬러는 레드다. 아직까지 이데올로기적인 묘한 정서를 존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레드는 그래서 채택된 컬러이다.

프로젝트 전체 컨셉은 Natural + Technology + Human.
카마라는 기업과 그 기업이 만든 제품은 사막에서도 고원에서도 그리고 생활의 요소요소에서 빛이 되고 물이고 삶의 희망이 되는 원동력임을 따뜻하고 자신감 넘치는 이미지와 메시지로 표현한 브로슈어이다.
전 세계적인 네트웍을 이루고 있는 그들의 Worldwide Business에 발맞춘 브로슈어라고 할 수 있다. 제작 과정은 만만치 않았으나 힘든 만큼 좋은 결과물과 광고주의 높은 만족도로 보답해준 즐거운 프로젝트였다.

시안 디자인부터 원고작업, 컨펌까지 일사 분란하게 O.K
필름을 들고 자신만만하게 중국에 입성하였으나 우리는 중국진출 최대 걸림돌을 만난다.
용지부터 인쇄까지 가능한 것이 무엇 하나 없었다.
필름까지 우리가 만들고 인쇄는 중국에서 하려던 일정에 조금 차질이 생긴 것.
자기네들이 국제표준이라 떠들면서 블루가 이상한 인쇄방법을 요구한다는 그 곳 인쇄기장의
주장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우리가 써야 할 '가르다 용지'는 도무지 구할 수도 없는데다가
매트한 용지엔 인쇄 자체가 불가능할 뿐더러 하리꼬미조차 안 되는 형편이었다.
CKMY 4도인쇄 컬러가 320을 넘으면 인쇄 자체가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쿽 자체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니... 교포신문에 문의한 결과
중국은 PC에서 일러스트로 작업하는 게 보편적인 방식이란다.
완제품의 브로셔를 써야 하는 그 곳 일정은 빠듯하고, 퀄리티는 양보 할 수 없는 명제이고,
난감한 상황에서 본사와 발 빠른 교신을 통해 대처방법을 모색할 수 밖에...
처음엔 한국의 인쇄기장을 중국으로 데려올까도 생각했었다.

결국
교정필름을 들고 인쇄감리까지 보기 위해 선입국해있던 디자이너 외에 필름을 들고 뒤따라갔던
디자이너까지 재빠르게 본국으로 돌아왔고 그 사이 중국 아닌 한국에서의 인쇄 , 그리고
납품까지 일정과 공정이 다시 바뀌어 스피디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역시 대단하다. 디자인 솔루션 외에도 인쇄, 샘플링 등등 하드웨어적인
디자인 환경면에서도 분명 선진화 시스템을 갖춘 것이 틀림없다라는 자부심을 하나 더
얻은 셈이다.

카마 프로젝트의 뒷담화중 빼놓을 수 없는 두 가지 사항이 있다면
우리가 고용한 현지 AE 김영일 이라는 조선족 친구
그리고 광고주, 블루와의 메신저 채팅 비즈니스이다.

전화통화보다 메신저통화가 유리한 점은 일단 비용부담이 없고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상하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카마와 커뮤니케이션 할 때는 주로 영어를 사용해야 했고 통신의 핵심 채널은 메신저였다.
그리고 30대 초반의 건장한 AE, 강영일씨는 카마와 블루를 이어주는 가교로서 영어와 중국어 수시로 반말도하고 야릇한 연변사투리도 활용하면서 한국어를 재밌게 구사하여 우리에게 즐거움을 제공해 준 활용가치 200%짜리 따따봉 수신사였다. (사실은 의사소통에 있어서는 쪼끔 엉터리였음...)
블루짱 이상용 대표이사와 토그래퍼 김창현 부장까지 이 사람들과의 대외 커뮤니케이션 창구로서 블루 그리고 카마의 결코 원활하지 못한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창구가 되어준 영일 역시 나름 잊지 못할 프로젝트의 수훈공로자 아닐까?
여하튼 만리장성과 천안문을 통과, 상하이까지 거침없이 달려가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메신저 채팅이었다는 것은 블루짱이기에 가능한 일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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