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그래픽 | 리뷰

영혼을 잃지 않는 디자인, 33배로 향상시켜주는 안내서

2007-10-02

오늘날 디자인의 역할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물건을 고르는 일에서부터 도로 교통 시스템을 설계하는 일까지 ‘디자인이 우리 생활에 관여하지 않는 분야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사회는 디자이너에게 많은 일을 요구한다. 디자이너는 공간을 설계하고 영상을 편집하며, 인쇄를 다루고 사진을 찍으며 그림을 그린다.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면서 디자이너의 일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디자이너는 다가오는 디자인 시대를 읽어내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낯섦을 포용할 수 있는 자유로운 상상력과 무언가에 고정되지 않고 새로운 변화를 넉넉하게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 필요하다. 하지만 창의력과 예술성을 운운하기에 우리나라의 디자인 환경은 열악하기만 하다. 24시간 내내 돌아가는 매킨토시와 한 가득 쌓인 담배꽁초야말로 현실을 대변한다. 본질적인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는 넘쳐나지만 정작 첫 직장을 구하는 어려움이나 프리랜스 디자이너로 살아가는 법, 홀로 디자인 스튜디오를 차릴 때 부딪히는 갖가지 문제들이 디자이너들을 옥죄고 있다.

취재 | 서은주 기자(ejseo@jungle.co.kr)

이력서를 쓰거나 회계사를 구하는 방법, 정보의 성격과 콘셉트에 따라 다양한 서체 선택하는 법 등 디자이너가 살아가며 부딪힐 수밖에 없는 갖가지 문제부터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넓혀 주는 지침까지. 디자이너가 자신만의 파랑새를 찾을 수 있도록 충실히 도와주는 안내서를 소개한다.

왜 컴퓨터에는 마우스와 키보드가 있어야 할까? 디자인이 정말 인간을 위한 것일까? 누가 왜, 어떤 기준으로 그것을 굿 디자인이라고 말하는가? 저자는 여러 가지 사물과 현상 뒤에 숨겨져 있던 디자인의 의미를 통해 그동안 당연한 것으로 여겨 온 모든 질서에 의문을 제기한다.

디자인 낯설게 보기. 하지만 이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새로운 질서가 아니다. 아홉 개의 키워드를 통해 저자가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것은 디자인에 대한 자유와 상상력이다.
인터페이스. 현재의 인터페이스가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된 역사적인 과정을 추적하며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그저 화려한 버튼과 아이콘을 만드는 것으로 이해하는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모던 디자인.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논의되어 온 여러 자기 디자인사의 가능성과 문제점들을 열거하며 다양한 역사의 흐름을 고정된 틀에 끼워 맞추고 암기하듯 배워 온 디자인의 역사 서술 방식이 변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을 위한 디자인. 빅터 파파넥의 책에서 따온 키워드로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살아가는 디자이너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무시한 채 디자인의 사회적인 역할을 디자이너 개인의 책임으로 떠넘기는 것이야말로 불합리한 것이라고 말한다.

굿 디자인. 말 그대로 좋은 디자인을 의미하는지에 의문을 표한다. 사례를 통해 굿 디자인의 기준이 객관적이거나 절대적일 수 없음을 보여 주며 누가, 왜 그것을 굿 디자인이라고 말하는지 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간. 의자의 배치를 바꾸는 것만으로 성격이 바뀌는 공간, 반대로 공간의 변화에 따라 성격이 바뀌는 사물 등 우리가 살아가는 실제 공간에 대한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과학. 하나의 이미지로 소비되고 있는 과학의 키치적 행태를 꼬집는다.

커뮤니케이션. 사물의 쓰임, 즉 ‘사용’의 세 가지 측면을 이야기한다. 사물의 질서.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더 이상 성질을 정의할 수 없는, 분류할 수 없는 사물이 늘어나는 현상을 이야기한다. 정체성. 어쩌면 ‘정체성’이라는 키워드야말로 익숙한 질서를, 기존의 시스템을 깨기 위해 우리가 뛰어넘어야 할 마지막 관문일지도 모른다.
오창섭 지음 | 세미콜론 펴냄 | 15,000원

클라이언트의 까다로운 요구에 대처하는 요령과 창의적인 작업을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 등 갖가지 문제들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을 담고 있다. 거창한 제목과는 달리 이 책은 디자이너에게 윤리적인 자세나 실천적인 행동을 요구하지 않는다. 저자는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을 구할 때부터 디자이너로서 명성을 쌓는 단계까지 자신이 쌓은 노하우를 하나씩 풀어놓는다. 또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스타 디자이너들의 인터뷰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네빌 브로디, 에미그레의 루디 반데란스, 토마토의 존 워위커 등 거장 디자이너가 들려주는 경험과 세심한 충고는 새겨들을만하다.

외국 번역책임에도 불구하고 저작권사와 협의를 거쳐 최성민, 김현석, 안지미 등 국내 디자이너의 인터뷰를 대폭 추가한 것도 눈길을 끈다. 1년에 걸친 토론과 세미나의 결과물인 ‘디자이너가 인터뷰한 디자이너들의 목소리’에는 우리나라 디자인계의 현실과 문제점 그리고 그들이 평소 디자이너로 살아가며 느낀 고민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스테판 자그마이스터가 서문을 쓰고 안상수 교수가 추천사를 맡았다.
아드리안 쇼네시, 하우투비 편집동인 지음 | 세미콜론 펴냄 | 15,000원

오늘날 타이포그래피의 개념은 활자를 이용한 시각언어의 창조와 소통의 영역으로 여겨진다. 시인이 시를 쓸 때 메시지를 가장 잘 전달해 줄 수 있는 시어를 선택한다면 디자이너 역시 정보의 성격과 콘셉트에 따라 이를 시각적으로 가장 잘 전달해 줄 수 있는 서체를 선택해야 한다. 따라서 서체에 대한 지식과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이 책은 가우디, 타임스 로만, 사봉, 헬베티카, 로티스 등 33가지 서체의 탄생 과정과 주변인물들의 삶을 흥미롭게 설명하며 각 서체의 특징을 잘 나타내주는 폰트와 대가들의 작업 이미지 등을 수록하고 있다. 서체마다 편집 디자인에 사용된 사이즈 등 실용 정보를 담고 있어 디자이너들이 작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김현미 지음 | 세미콜론 펴냄 | 20,000원

facebook twitter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