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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리뷰

무시무시한 닭, 앵꼬의 하루 엿보기

2002-12-03


음식도 패스트푸드가, 그릇도 일회용품이, 렌즈도 일회용렌즈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때에 아직도 캐릭터 시장에서 플래쉬 애니메이션은 빠르면 한 달에 한 두번 정도의 업데이트로 아직도 매니아들에게 기다림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의 네티즌은 참을성이 없다. 그들은 3초안에 3번의 클릭으로 자신이 원하는 정보가 나오지 않으면 머물던 사이트를 버리고 과감히 떠나 버린다.

프레임아웃의 “하드코어치킨 앵꼬”는 이렇게 신속하고 단순하며 명쾌한 것을 좋아하는 현대인의 감성코드에 맞춰 기획되었다. 2001년 겨울, “한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접하며 사랑할 수 있는 생명력 있는 캐릭터를 만들자!!”라는 비전으로 새롭게 구성된 프레임아웃의 캐릭터 사업부는 철저한 마케팅전략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캐릭터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시작했다당시 한국의 캐릭터 산업은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케 할만큼 여러 캐릭터 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와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2000년에 태어난 마시마로라는 국산 캐릭터가 인터넷에서부터 붐을 일으키며 작년 한 해 동안만 1천 2백억 원이라는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 주었다. 국산 토종 캐릭터로서 일년도 채 안되는 기간에 1천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기도 처음이다. 그후, 졸라맨과, 모바일캐릭터의 대명사로 불릴수 있는 “뿌까”도 캐릭터산업의 활성화에 커다란 기여를 하기도 했다.



글: 프레임아웃 캐릭터팀 이경진 팀장(wouch@frameout.co.kr)


▲ 앵꼬 기본형

처음 기획 당시부터 우리가 찢어진 눈을 하고 불독과의 싸움에서의 전리품으로 개목걸이를 빼앗아 목에 걸고 다니는 하드코어적인 닭-앵꼬를 우리의 메인 캐릭터로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사실 당초 메인은 그야말로 보기만 해도 우울해지는 복장을 하고 더벅머리에 축 쳐진 눈을 가진 ‘슬픈 소녀’였고 앵꼬는 그녀의 애완닭일 뿐이었다. 슬픈 소녀라는 캐릭터로 애니메이션 제작에 들어간 우리는 지겹도록 늘어진 제작기간, 투입된 많은 인력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의 특성을 잘 살리지도 못한 채 그저 스토리에 충실한 평범한 2개의 에피소드를 제작해냈다. 주위의 차가운 반응은 물론 내부에서도 문제가 제기되면서 우리 캐릭터사업부의 일원들은 너무나도 지쳐갔다. 결국 ‘슬픈소녀’라는 캐릭터는 상품개발로까지 이어질 수 없었고 캐릭터 선호도 조사에서부터, 팀원 간의 브레인스토밍, 캐릭터 성격창조, 그리고 비쥬얼까지 새로 시작했지만 모두의 마음에 쏙 드는 캐릭터를 만들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가 이미 버렸던 작업 파일 더미 속에서 진짜 매력적인 녀석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그 녀석이 슬픈 소녀의 애완닭 앵꼬다.
슬픈 소녀가 데리고 다니는 애완닭 앵꼬에 대한 주위의 반응은 좋았다. 개성있고 동그란 모양새가 상품개발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 앵꼬를 중심으로 한 캐릭터 개발을 곧바로 착수하였고, 뒤이어 모꼬, 앙꼬라는 서브캐릭터 개발하였다.

▲ 모꼬 캐릭터의 기본형

▲ 앙꼬 캐릭터의 기본형


2002년도는 공히 엽기코드 캐릭터들이 판을 쳤다.
무표정한 얼굴, 기이한 행동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엽기코드 캐릭터들은 경제불황으로 허무한 사람들의 심정과 잘 맞아 떨어져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 경제회복으로 인한 안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휴머니즘과 복고 유머가 조화된 이야기를 찾고있다. TV 3사에서 시트콤이나 휴먼스토리를 보여주는 재연 프로그램들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드코어치킨”의 세 캐릭터인 앵꼬, 모꼬, 앙꼬가 서로 사랑하고 싸우고 보살피면서 성장해가는 치킨스토리는 그 어떤 휴먼스토리보다 더 인간답고 유머스럽다.
복고코드도 “하드코어치킨 앵꼬”의 주를 이룬다.
배경음악으로 주현미의 짝사랑이 깔리고, 80년대 B급 영화였던 ‘무릎과 무릎사이’가 ‘닭발과 닭발사이’ 라는 제목으로 패러디되며 386세대까지 공감할 수 있는 ‘쑤리세분’책가방도 나온다.



▲ 앵꼬의 플래시애니메이션 ‘계그쇼’

이해를 돕기 위해 하드코어치킨 앵꼬, 모꼬, 앙꼬가 어떤 계들인지에 대해 소개해보겠다.

메인캐릭터인 앵꼬는 세상에서 가장 단순하고 무식한 다혈질 수탉으로 항상 손에 노란 기름통을 들고 있으며, 불독과 싸워서 이긴 전리품으로 불독의 목걸이를 목에 걸고 다닌다.
약삭빠른 성격이지만 자신의 꾀에 넘어간다.
평소에는 너무 게을러서 움직이기 싫어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나타나면 초고속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모꼬의 짝사랑을 아는지 모르는지 늘 모꼬에게 무관심이다. 화가 나서 흥분을 하면 기름통에 담긴 기름을 몽땅 마시고 전투닭 태세로 돌변, 미친 닭 어택을 한다. 가끔 입에 기름을 머금고 불을 뿜는 고난도의 공격을 구사하기도 한다.

모꼬라는 서브캐릭터는 절대 순수 100% 암컷 오골계로 엄청난 힘을 가졌지만 자신이 짝사랑하는 앵꼬 앞에서는 그 힘을 숨기고 싶긴 채 가녀린 한 마리의 암탉이고 싶어한다.
늘 웃는 모습이며 웬만해선 화를 잘 내지 않는다. 항상 무엇인가를 꼼꼼하게 모으는 취미를 가졌다. 주위가 항상 깔끔하게 청소하는 것을 좋아하며 맛있는 먹이를 찾아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엄청나게 많은 양의 먹이를 섭취하지만 앵꼬 앞에서는 부끄러워 잘 먹질 않는다.

마지막으로 주목해야 할 캐릭터는 바로 앙꼬다.
자신이 들어있는 따뜻한 상자에서 절대로 나오려고 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늘 따뜻함으로 대해주는 모꼬에게 매번 버릇없게 군다. 기계부화기에서 태어난 병아리로 병아리감별사의 무관심으로 자신이 수컷인지 암컷인지도 모르는 상태이다.

세상에서 배고픔을 가장 싫어하며 앵꼬 패밀리 중에 아침에 항상 가장 일찍 일어나는 이유도 배가 너무 고파서 잠에서 깨기 때문이다.나중에 크면 앵꼬같은 닭이 되고 싶다고 늘 다짐한다.




이젠 플래쉬 애니메이션도 일일시트콤!

캐릭터는 정해졌지만 다음으로 전달하는 방식이 문제였다. 현재 나와있는 캐릭터 애니메이션과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 초고속 인터넷 이용자가 1000만명을 넘어 선 지금 시간과 공간에 구애 받지 않는 인터넷의 특성은 최대한 활용, 매니아들에게 매일매일 다가간다면 어떨까? 하지만 플래시애니메이션은 결과물의 양에 비해 투입되는 인력과 리소스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짧은 애피소드 속에서의 강한 반전으로 승부를 걸기로 했다. 마치 톰과 제리와 같은 재미를… 이렇게 365일 매일밤 12시에 업데이트하는 하드코어치킨앵꼬의 애니메이션 제작이 이루어졌다.앵꼬 애니메이션의 러닝타임은 1분 내외로 짧다.다른 애니메이션에 비교해보았을 때, 내러티브를 살리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지만에피소드가 거듭됨에 따라 앵꼬와 모꼬, 앙꼬 셋의 관계와 개성에 빠져들게 되면, 충분한 재미를 줄 것이다. 간혹, 사람들은 물어본다. “하루에 한번씩 어떻게 업데이트를 하냐고..” “과연 그 짧은 시간으로 아웃풋에 대한 재미를 창조해낼 수 있습니까?”이와 같은 질문에 우리는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를 한다.“앵꼬 플래시애니메이션은 다른 애니메이션과 스타일이 매우 다릅니다. 저희가 기획한 일일시트콤은 새로운 장르입니다.”한달이나 두달에 한번씩 업데이트되는 애니메이션은 스토리구조가 갖춰져, 작가의 의도가 충분히 전달 될 수 있지만, 앵꼬는 같은 형식의 전달은 불가능했다.대신 1분 이내라는 짧은 시간의 제약을 역으로 활용하여 빠른 템포로 재미, 유머, 감동, 교훈 등의 메시지는 전할 수 있었고, 시간이 짧은 만큼 스토리도 캐릭터의 순간적인 표정이나 짧은 대사를 통해 공감각적으로 제공된다.

하드코어치킨앵꼬의 웹사이트에서 플래시 애니에미션이외도 앵꼬를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코너들이 있다. 작품으로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제작과정에서의 작가의 생각들이나 캐릭터의 스케치 등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계판오분전’이라는 메뉴가 있으며, 계그쇼와 마찬가지로 일일 업데이트하는 컷만화가 들어가는 ‘계그툰’이라는 코너가 있다.
이 계그툰은 원래 기획단계에서는 없던 컨텐츠였지만,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면서, 짧은 시간내에 담지 못하는 소재를 컷만화로 담아내자는 의도로 시작, 현재 6-7회의 만화가 업데이트되었다.

앵꼬 애니메이션을 보면, 대사가 그리 많지 않고, 캐릭터의 성격을 충분히 나타낼 수 있는 행동 및 사운드 효과를 이용하여 그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 이에 반해 계그툰은 대사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기에 캐릭터의 성격 및 작가의 의도를 어느 정도 담을 수 있다.

하드코어치킨 앵꼬사이트의 디자인 컨셉은 앵꼬의 캐릭터 특성 중 기름을 먹는 미친 애완닭에서 아이디어를 냈다. 기름이라는 특성을 user interface에 적용시켰고, 많은 기름의 움직임을 몰핑 효과와 같이 표현하려 하였지만, 사용자의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여 약간의 특성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하드코어적인 느낌을 엠블렘(로고) 및 애니메이션에 각각 들어가 있는 인트로, 그리고 앤딩 타이틀에서 보여주고 있다. 또 각 서브페이지의 네비게이션에 기름의 특성이 표현된 아이콘이 있다.
“마구퍼가계”에서 보여지는 응용형들은 캐릭터 상품을 감안한 것들이다. 영화의 주인공 및 각종 미디어에 노출되어 있는 스타들, 그리고 국민의 영웅 히딩크를 앵꼬에 적용시킨 히딩크앵꼬, 안정환앵꼬, 김남일앵꼬 등 여러 가지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러한 응용형들을 핸드폰고리 및 세트상품으로 기획 중이며, 올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상품출시를 기대한다.


현재 하드코어치킨 앵꼬의 웹사이트는 ‘매크로미디어가 추천하는 금주의 사이트(site of the week)에 선정되었다.

지금은 “한국애니메이션 대상”에 출품중이며, 네이트닷컴과의 전략적인 제휴를 통해, 모바일 캐릭터 서비스 및 곧 오픈될 EV-DO 모바일서비스에서 “모바일시트콤”이라는 쟝르로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또한,내년 상반기 캐릭터 상품출시를 기점으로 네이트닷컴의 쇼핑몰과 네이트 아바타에 입점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온오프라인 통합 라이센싱 업체인 “주)포스트넛”에 일일 카툰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서비스되고 있는 애니메이션 및 카툰이다.
캐릭터의 성격 및 느낌전달에 치중하여 관심을 가진 방문객들로 하여금, 앵꼬, 모꼬,앙꼬의 매력에 충분히 취할 만큼의 컨텐츠 제작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 네이트닷컴 &라이코스의 하드코어치킨 앵꼬의 메인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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