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8-26
무더운 여름도 이제 거의 지나가고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선선한 공기가 느껴지는군요.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상쾌하고 시원한 가을의 하늘을 볼 수 있는 때가 곧 오겠죠? 그림 그리기 좋은 천고마비의 계절을 알차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캐릭터의 드로잉 능력이 향상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가지의 관련된 부분에 대하여 언급하였습니다만 좋은 방법 중에 하나가 기존의 작가들의 그림스타일을 따라서 그려보는 것입니다. 처음에 드로잉을 시작할 때, 그리는 것이 좋아서 무조건 이것저것 자신의 마음대로 그림을 그리는 스타일이 있고, 특정한 작가의 그림체가 좋아 따라 그리는 스타일이 있습니다.
위의 두 가지 스타일에 장단점이 있는데
첫 번째 스타일은 캐릭터의 그림체, 표현방식이 독특하나 기본적인 드로잉에 대한 훈련이 부족하여 기초가 부실하고 어색한 자기만족형 그림체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 번째 스타일의 경우 이미 여러 가지 훈련을 통하여 자기의 그림체를 갖고 있는 기성작가의 그림들을 모방하여 그린 것이기 때문에 그 속에 녹아있는 필력을 따라서 그리는 동안 어느 정도 습득하게 되어 완성도가 있는 캐릭터를 그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정한 스타일의 캐릭터로 그림체가 굳어지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하여 나아가 더 재미있고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기 위하여 위에서 제시한 기존의 작품들을 모방하여 그려보는 방식을 추천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훈련하면 첫 번째 스타일의 경우 물론 정식으로 드로잉과 관련된 과정들을 이수하는 방법도 있겠으나 자료들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스타일의 작품들을 모방하다 보면 좀더 빠르게 자신이 원하는 방식의 그림체를 완성도있게, 자연스럽게 드로잉하고 응용할 수 있게 됩니다.
두 번째 스타일의 경우 자칫 굳어지기 쉬운 자신의 스타일을 여러 가지 스타일을 따라서 그려봄으로써 다양하게 응용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을 통하여 드로잉훈련을 하는데 있어서 두 가지 사항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바로 끈기와 응용입니다. 이것이 도대체 무슨 소리냐?
아래의 도표는 시간과 실력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그래프입니다. 물론 열심히 드로잉을 한다는 전제 하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위에서 보여지는 평행선의 경우에 실력은 계속 제자리를 맴돕니다.
자! 이 단계에서 여러분에게 요구되어지는 것이 끈기입니다. 기간은 일주일이 될지, 한달이 될지, 아니면 1,2년이 될지 모릅니다. 여러분의 노력여하에 달려있겠죠. 아무튼 대부분이 이런 평행선상에서 중도에 포기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잠깐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수영을 우리가 배울 때 강사가 자유형을 시범으로 해 보이고 학생들에게 자유형을 가르칩니다. 그러면 학생들은 강사의 폼을 보고 머릿속에 그 폼을 저장합니다. 그런 후에 자신의 폼을 그 강사의 폼에 어느 정도 맞추기 위하여 열심히 합니다.
그러나 생각과는 달리 몸은 당연히 따라주지를 못하지요. 제대로 배운 적이 없으니까요. 이제 남은 것은 피나는 훈련입니다. 왜 훈련을 할까요? 자유형 폼을 몸에 익숙하게 만들어 자연스럽게 영법을 구사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죠. 끈기가 있는 사람은 물을 몇 번 먹고, 다리에 쥐가 나고, 야단도 수없이 들으면서도 열심히 합니다.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멋지게 영법이 되는 때가 찾아옵니다. 누가 지적하지 않아도 몸이 먼저 압니다. 몇 번 이런 과정을 겪으면 그때에 머릿속에 저장했던 강사의 폼이 자신의 몸을 통하여 나타나고 있음을 자신이 알게 됩니다. 비로소 몸이 자유형을 완전하게 체득한 것입니다.
드로잉도 똑같습니다. 그 평행선은 바로 몸이 그 테크닉을 체득하기 위하여 절대로 필요한 시간입니다. 한 두 스타일도 아니고 여러 가지 스타일의 캐릭터들을 언제 이런 식으로 다하는가하는 의문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몇 번만 이런 식으로 몸으로 체득하면 가속이 붙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계속 단축되지요. 그러면 여유도 생기게 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응용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자신이 기존의 자료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 다른 방향으로 드로잉을 바꾸어 보는 겁니다. 그래야 한 스타일에 고정되지 않고 다양하게 여러 가지 스타일을 연습할 수 있고, 어떤 이미지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응용력이 생깁니다. 응용력의 중요성은 제가 계속 강조했던 사항이므로 이해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떤 이미지를 모방하는 것은 드로잉을 훈련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단계입니다.
하지만 이후에는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고 자신의 색을 찾아가야 하는 또 다른 단계가 기다리고 있지요. 모방에 그치지 말고 그것을 기반으로 멋지게 자신에 세계를 구축하려면 응용력에 비중을 두기 바랍니다.
이제 실천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열심히 하셔서 단단한 실력을 겸비한 캐릭터 디자이너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