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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리뷰

일상 속, 이탈을 꿈꾸는 작은 것들의 반란

2003-06-22

지금이야 ‘디자인과’라는 명칭이 일반적이지만, 한 때는 ‘디자인’이라는 명칭을 학과 이름으로 사용할
수 없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디자인’이란 말이 외래어란 이유 때문이었죠.
사실 오래 된 일도 아닙니다만…
‘응용미술과’ 라던가 ‘산업도안과’ 혹은 ‘산업미술과’라는 전근대적(?)인 이름으로 불리던 그 시절에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람회’는 디자인 관련 학생들이나 일반 기업체 디자이너들의 큰 잔치 였습니다.
지금도 그 때 만큼 화려한 잔치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당시 ‘대통령상’이니 ‘특선’ 혹은 ‘입선’이라면
그 자부심이 대단했었죠.. 지금도 그런가요?

서두가 너무 길어 졌지만, 그 당시 전시회가 있을 때면 빠지지 않고 행사장이 있던 대학로로 향했던
기억이 나곤 합니다. 올 해는 어떤 새로운 아이디어와 만날까 설레임을 가지고…
전공인 시각쪽 분야는 당연히 관심이 많았지만, 여러 분야 중에서 유독 공예작품이 전시 된 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곤 했답니다. 그곳은 생활용품들과 한국고유의 전통을 응용한 제작물들이 위주인데, 아기자기하고 앙증맞은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갖고 싶은 생각이 꿀뚝 같았죠. 솔직히 말해서 몇 개 훔치고
싶었다라고 하는 표현이 맞겠습니다.

숟가락이나 젓가락, 커피포트나 냄비들은 우리의 식탁 주위에 항상 있습니다. 소위 생활 필수품이란
이름으로 언제나 비슷한 자리에 심심하게 놓여져 있기 마련이죠.
사실 필요에 의해 적당히 만들어진 생활필수품들은, 그 자체로 훌륭하게 자기 임무를 다하고 있고,
사용하는 우리들이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면 별스럽게 주목할 이유도 없는 물건들입니다.

하지만 인간이란 동물은 간사(?)하답니다.
남과는 조금이라도 다르게 보이고 싶은, ‘아름다움에 대한 별난 욕심’을 가지고 있죠. 이런 것들 때문에 디자인이 있고, 디자이너가 필요 한 것일테구요. 늘상있는 뻔한 것들을 조금 다르게 보이게 하는 일,
그러면서도 물건 고유의 기능이나 구조를 극대화 하는 일- 그런 것들이 오늘을 사는 디자이너의 새로운 의무이자 권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디자이너가 한발 앞선 아이디어와 창의력으로 선도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 권장할 사항이지만,
우리 이웃이 일상생활에 접하기 어려운 과시용으로 디자인 된 극소수만을 위한 제품도 때론 필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한 차원 높은 디자인제품을 생활 속에서 맛보게 하는 것도 디자이너의 대단히
중요한 역할 입니다.
아무튼, 보통 이상의 다른 것, 재미 있는 것들에 대한 욕망은 인간을 이루는 요소임에 분명합니다.

또 말이 길어 졌군요…독특하고 재미있게 만든 생활용품들로, 바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이런 물건들 옆에 하나 두면 일상에 찌든 나른함에서 벗어나 상큼한 생활의 센스를 감지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작지만 이탈의 만족을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오누이인지 형제자매인지… 한 식구 같은 재미 있고 모던한 생활 용품들-
샐러드믹스, 뒤집개, 테이블 크로스 고정용 핀이지만 다용도로 사용 할 수 있는 홀더, 커플 초 세트, 커피 필터를 꽂아두는 용도지만 냅킨이나 엽서를 꽂아 두어도 좋을 꽂이들…하나같이 귀엽고 재미있죠



art & life에서 유통 되는 디자인과 실용성을 갖춘 괜찮은 생활 용품들입니다. 모든 제품은 독일의Ritzenhoff & Breker 사가 제작한 최상의 용품들입니다. 이 회사는 1810년에 설립이 되었고 유리, 도자기,액서서리등을 만들고 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회사입니다.

하나정도는 가지고 싶은 것들입니다. 옆에 두고 사용한다면 콧소리라도 흥얼흥얼 거릴 지 모릅니다.
비슷한 분위기의 시리즈 디자인도 새롭고, 동심으로 돌아 간 듯 장난 끼 있는 여러가지 얼굴표정이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품위 있는 디자인 이라고 무게 잡고 심각해야 할 필요는 더더욱 없을 터이고....
디자인이라는 게 별겁니까? 옆에 두면 눈도 즐겁고, 손도 편하고,더불어 마음까지 흐뭇해 진다면야…

포도주 한잔을 마시고 냅킨 한 장을 사용하더라도 분위기와 장소에 따라 전혀 다른 맛과 감흥을
느끼듯이, 마음에 쏙 드는 와인 잔이나 상큼하게 디자인 된 색다른 생활용품을 감상 하면서 혹은
직접 사용하면서 상큼한 맛과 분위기를 음미 한다면 금상첨화 아닐까요.?
나른한 봄이 다 가기전에, 이런 운치들을 마음껏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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