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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상상력을 자극하는 크리에이티브

2005-02-04

Post Office 광고는 잘 만들었지만 약간 진부한 감이 있다. 똑같이 생긴 개미 두 마리가 트럭을 몰고 가다 서로 충돌한다. 그리고는 유치하게도 '개미들의 분노'가 폭발한다. 목소리 캐스팅도 좋고, FX도 좋다. 다만 전에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만 같다. 그러니까 옛날 20세기에 말이다.

어두침침한 해양 저 깊은 곳에 다다르면 Sea Monsters라고 불리는 연작물이 있다. 이 작품은 혁신적인 Walking with Dinosaurs를 만든 팀이 만들었다. 이 팀은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한 번 이 우주에서 가장 영리한 것은 컴퓨터 및 컴퓨터와 작업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해보였다. 여기에서 내가 다소 불리한 위치에 있다는 점을 말해야겠다. 사실 내게 전달된 자료에는 소리가 들어있지 않았다. 그래서 가상 양서류들이 어둡고 위험한 세계를 탐험하면서 하는 말이나 뱉어내는 소리들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Wrigley's 광고에서는 한 지저분한 남자가 말 그대로 개의 입 냄새를 뿜어낸다. 재밌는 것은 이 광고에 나오는 배우가 Harry Potter보다 더 설득력 있게 연기를 했다는 점이다. 그 때문에 개와 입 냄새라는 아이디어가 훨씬 더 재미있고 현실적으로 보인다.

Xbox 광고는 단순히 괜찮은 광고가 아니라 아주 훌륭한 필름 메이킹이다. 수천 명이 동원된 측면뿐만 아니라, 야망, 대본, 캐스팅, 감독, 음악 및 SFX 기법 측면에서도 하나의 서사영화를 보는 것 같다. 모든 기술(창의적인 기술이든 혹은 방법적인 기술이든 간에 말이다. 하기야 이 둘 사이의 경계선이 흐릿하기도 하지.)을 조화롭게 총동원하여 진심으로 “저런 것은 본 적이 없어”라는 감탄을 자아내는 작품을 만드는 그런 드물고도 드문 순간이 있었으리라. 정말 멋지다!

내가 추파를 던지고 있는 대상이 물에 젖어 미끄러우며 냄새가 나는 연어라는 사실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도 그다지 매끄럽지 않은 화상으로 말이다. 그렇다. 바로 자동차 크기만한 물고기가 어둠이 깔린 도시를 가로 질러 운전하는 Audi 광고였던 것이다. 아이디어는 단순하고, 화면은 잘 찍었다. 운전을 하고 있는 물고기는 환경과 완벽하게 상호작용하기에, 전적으로 자연스러워 보인다.

Guinness의 ‘꿈꾸는 사람’ 광고. 이것 역시 굉장히 섬뜩한 느낌을 준다. Mr. Glazer가 초현실적인 여행으로 안내한다. 그가 Framestore CFC와 비밀리에 손을 잡았다는 첫 번째 징조로 보인다. 광고가 시작되면 술집에서 자고 있는 한 남자가 보인다. 그리고 그 남자가 꿈꾸는 다람쥐 세계가 나타난다. 조명과 등급은 모두 특징적인 면모를 보인다. 오, 세상에 맥주 거품이 완벽하게 수평을 유지하고 있다. 다람쥐의 작은 수염과 눈이 보인다. 게다가 다람쥐가 말까지 한다.

Guinness의 '파도 타는 사람' 광고. 멋진 미니멀리스트적인 배경에서 파도 타는 사람들이 파도를 기다리고 있다. 곧 이어 파도가 와서 파도타기가 시작된다. 자연을 느끼지는 진정한 감흥과 '자연' 안에 머물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파도를 헤치며 질주해오는 멋진 말들이 만들어내는 거칠고 혼란스러운 비주얼에 의해 사라진다. 고전적인 성격을 띠는 광고이다. 아마 광고 역사를 통틀어 가장 멋진 광고 중 하나라고 봐도 될 것이다. 세부묘사 또한 놀랄 정도로 정교하다.

Tropicana의 ‘앵무새 춤’ 광고는 본질적으로 앵무새 세 마리가 등장하는 뮤직비디오이다. 우리가 아주 잘 아는 제조된 팝 스타와 마찬가지로, 이들 앵무새 역시 반은 제조되었다. 실제 앵무새는 아니고, Framestore CFC의 ‘디지털 기술’ 조정을 받는 가짜 앵무새이다. 앵무새들은 화려한 색과 유혹하는 듯한 춤으로 보는 사람의 마음을 흐려놓고 약하게 만든다. 안무도 정확하고 립싱크도 정확하다. Peta는 반대하겠지만, 나는 광고에서 유혹하는 동물을 더 많이 봤으면 한다.

Johnnie Walker의 ‘물고기’ 광고는 Guinness 광고보다 더 섬뜩하다. Framestore CFC는 바닷속 생명을 통제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넓은 해안으로 그 생명체들을 몰아낸다. 알고 보니 이 세상으로 오는 벌거벗은 사람 모양을 한 돌격대원들이다. 이 광고에는 어떤 속임수나 FX도 없다. 그저 El Presidente Kleinman과 합작하여 숨겨진 힘을 교묘하게 드러내는 것이 전부이다.

Lilt의 '오디세이' 편이다. Levi's, Bartle Bogle Hegarty, Glazer, Mother, Kleinman, Framestore CFC. 이렇게 목록이 나오는데 더 이상 할 말이 뭐가 있겠는가? Framestore CFC 팀 여러분, 여러분의 특수효과는 정말 죽입니다! 만약 Framestore CFC가 자사 뉴스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면 어떤 일을 벌일 수 있을지 상상이 된다.

Thunderbirds는 Framestore CFC가 처음으로 선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졸작이다. 150명에 달하는 Framestore CFC의 예술가, 기술자 및 제작팀이 이번 영화에 들어가는 시각 효과를 680개나 만들었지만, 그 중에 괜찮은 게 하나도 없다. Thunderbirds의 모든 것 Lady P의 나는 자동차, 두더지 그리고 Hood의 잠수함 등을 만들었는데 말이다. 출연 배우 중에 양팔을 쫙 벌려서 Tommy Cooper처럼 걷는 이도 없었다. Doritos 광고에 나오는 인물처럼 말하는 이도 없었다. 하지만 Thunderbird 3에 분젠 버너와 같은 로켓은 도대체 어디 있다는 말인가?

Audi의 ‘황소’ 광고. 공은 진정 공을 세운 사람에게 돌려야 하는 법이다. 이 광고에서는 동물 조련사가 마치 마법을 부린 듯 혁혁한 공을 세웠다. 황소가 Lipizzaner 종마처럼 우아하게 행동하도록 한 것은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다. Framestore CFC가 이번 광고에 참여했을 때 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리고 “그 일이 일어날 때 나도 그 방에 있었어” 식의 말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Framestore CFC는 아마 흐르는 침을 특수효과로 처리했을 것이다. 그것도 아주 많이 말이다.

Chrysler 광고. Framestore CFC에게 공정한 평가를 내리자면, 이번 광고에서는 멋진 작업을 했다. 101대의 자동차들이 금문교를 당겨 Nurburgring처럼 복잡한 모양을 갖추도록 만든다. 자동차들은 네바다 사막에서 따로 찍은 다음 나중에 다리에 합성하였다. 자세히 보면 자동차 안에 비친 전선이 보인다. 9주 만에 45개가 넘는 화면을 만들었다. 그래 제대로 하려면 이래야지!

Troy는 승리를 거머쥐었다. 진정한 대작이다. 함대 장면에는 거의 1,000대에 가까운 배들이 동원되었다. 배들이 착륙하는 장면에는 6,000명의 남자와 40척의 배가 동원되었다. 이들이 배에서 내리자 트로이 궁사들이 디지털 화살을 일제히 쏘아댄다. 하지만 실제로 동원된 엑스트라는 고작 600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실제 배는 단 한 척도 동원되지 않았다. 따라서 브래드 피트가 아일랜드 억양보다 그리스 억양을 더 잘 연기해낸다면 Troy는 굉장한 인기를 끌 것이다.

누군가가 새로 나온 Smart Car의 ‘만화경’ 광고를 가지고 엉뚱한 장난을 쳤다. 이 광고에 나오는 놀라운 시각 효과를 연출하기 위해서 작업팀이 수많은 단추를 누르고 손잡이를 돌렸을 테지만, 이 광고로 Noddy Car가 멋지고 섹시하게 보일 지경이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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