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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2006 칸 국제광고제 옥외광고 수상작 리뷰

2006-09-28


2006 칸 국제광고제의 옥외광고 부문 그랑프리 수상작이 발표되었을 때 대체로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옥외 매체의 가능성을 창조적으로 활용한 2004~2005년의 그랑프리 수상작과는 다소 행보를 달리하는 광고였기 때문. 영국 팰론 런던사의 ‘Tate Britain’ 광고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카피로만 이루어진 ‘이별’, ‘숙취’, ‘중요한 약속’ 등 세 편의 시리즈 광고는 테이트 미술관의 주요 소장품을 각각의 상황과 연결시켜 소개하고 있다.

‘이별’ 편의 경우는 이렇게 말을 건넨다. ‘어떤 느낌인지 압니다. 아침에 일어나고 싶지 않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당신을 기운 차리게 할 작품들이 여기 있습니다.’ 이어서 햄릿의 여주인공 오필리어가 자살하는 모습을 그린 밀레이(Millais)의 작품 ‘오필리어’를 소개한다. 아웃도어 부문 심사위원장 Fernando Vega Olmos는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의 시간에 예술과 상관없이 살아가는데 이 광고는 하루하루의 일상과 예술을 연결시켜 준다”고 평가했다.

최근 3~4년간 세계 3대 광고제에서 옥외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이유는 소비자를 둘러싼 환경을 매체로 활용할 수 있는 그 무한한 가능성 때문이다. 크리에이티브의 새로운 광맥으로 떠오른 분야답게 스포트라이트 세례를 받은 옥외광고 수상작들도 매체 활용에 대해 새롭게 접근한 작품들이었다. 그러나 올해만큼은 칸이 정통파의 손을 들어준 것 같다. 매체보다는 메시지. 매체의 새로운 활용에서 오는 임팩트를 소비자에게 즉물적으로 주입시키는 커뮤니케이션의 일방통행이 아니라 눈을 맞추고 메시지를 해석하며 교감하는 진정한 소통의 커뮤니케이션. 올해 인쇄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레고의 ‘잠망경’ 편도 ‘상상하라’는 카피가 암시하듯 메시지의 즉각적인 수용보다는 소비자의 능동적인 해석과 참여를 요구하는 소통의 광고라는 점에서 옥외광고 부문과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올해 칸 광고제의 옥외광고 부문 출품작은 작년의 총 4,667편보다 10.3% 증가한 5,282편으로 인쇄부문에 이어 두 번째 규모이며 필름부문을 능가한 수치이다. 옥외광고 부문의 성장을 반영하듯 올해부터 인쇄 부문과 옥외광고 부문의 심사위원단이 분리되었다. 그랑프리 1편, 금사자상 18편, 은사자상 24편, 동사자상 47편 등 총 90편의 수상작 중에서 소비자의 TPO에 맞게 새로운 매체를 개발한 사례들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지난 해 수상작인 레고의 ‘빌딩’ 편이나 타임지의 ‘시계추’ 편처럼 매체 활용의 새로움과 제품의 USP를 절묘하게 결합시켜 두고두고 옥외광고의 베스트로 남을 만한 광고가 아쉬웠다.

글ㅣ컴투게더 임정민 차장

작품명 : AMNESTY STAMPS CAMPAIGN 부시, 이란, 짐바브웨 편 / 광고주 : AMNESTY / 에이전시 : SAATCHI & SAATCHI / 국가 : MALAYSIA / 금사자상 수상
인권 유린의 주역을 고발하는 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행동에 나서도록 도와주는 엠네스티의 우표 광고. 단 몇 줄만으로도 이란에서의 사형선고를 막을 수 있다는 카피를 읽고 그 주역들에게 바로 항의의 편지를 보낼 수 있게 만드는 매체의 새로움이 돋보인다.

1. 작품명 : ARIEL ROUTE / 광고주 : PROCTER & GAMBLE ARIEL WASHING DETERGENT / 에이전시 : SAATCHI & SAATCHI / 국가 : ARGENTINA / 금사자상 수상
멀리서 보면 흰 와이셔츠에 검은 얼룩이 묻어있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오면 얼룩이 없어진다. 셔츠가 그려진 광고물과 그 앞의 검은 얼룩 설치물이 도로를 달리는 차의 위치에 따라 점점 비껴나도록 만들었다. 차가 달리는 속도만큼 효과가 빠르다는 P&G의 세제광고.

2. 작품명 : OPEN-AIR NOVEL / 광고주 : LITERATURE HOUSE FRANKFURT / 에이전시 : GREGOR AIGNER / 국가 : GERMANY / 금사자상 수상
프랑크푸르트 문학관의 이전과 그 위치를 알려주는 광고. 원래의 사옥에서 시작되는 흰 띠 위엔 소설이 씌어져 있고 그 소설을 읽다보면 어느새 새 사옥에 도착하게 된다. 의욕적인 광고 하나가 프랑크푸르트의 길을 낭만으로 채웠다.

작품명 : 사무실, 체육관, 슈퍼마켓 편 / 광고주 : NOKIA / 제품 : NOKIA VIDEO CALLING / 에이전시 : Y&R NEW ZEALAND / 국가 : NEW ZEALAND / 은사자상 수상
딴짓을 들키지 않기 위해 둘러대는 거짓말은 세계 공통어인가 보다. 노키아는 화상전화로 통화할 때 안심하고 거짓말하라며 둘러대기용 포스터를 제작했다. 사용방법은 포스터를 뒤에 붙여 적당한 상황으로 연출한 뒤 통화하기.

1. 작품명 : BEACH MAT / 광고주 : PLAYBOY / 에이전시 : GREY ARGENTINA / 국가 : ARGENTINA / 은사자상 수상
플레이보이 커버걸을 꿈꾼다면 아르헨티나의 해변은 기회의 땅이다. 플레이보이 잡지의 표지처럼 제작된 해변용 매트 위에 비키니 차림으로 누우면 당신이 바로 플레이보이 표지모델. 여자라면 한번쯤 가져봄직한 욕망을 재치있게 자극하는 솜씨가 일품이다.

2. 작품명 : NOSE CUP / 광고주 : TORONTO PLASTIC SURGERY(토론토 성형외과) / 에이전시 : DDB CANADA TORONTO / 국가 : CANADA / 은사자상 수상
내가 코 성형수술을 하면 어떤 모습일까? 저 종이컵으로 음료수를 한번 마셔보면 코 성형 후의 모습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 새로운 매체에 대한 갈증까지 시원하게 풀어주는 기발한 성형외과 광고.

1. 작품명 : SALE ON SALE / 광고주 : IKEA / 에이전시 : LOWE & PARTNERS KUALA LUMPUR / 국가 : MALAYSIA / 은사자상 수상
우리가 가장 자주 접하는 옥외광고 중의 하나는 세일광고가 아닐까? 이케아의 세일광고에 매체 활용의 새로움은 없다. 평범한 매체지만 단순하면서도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로 말레이시아는 칸에서 은사자를 하나 더 포획할 수 있었다.

2. 작품명 : BUBBLES / 광고주 : SONY / 제품 : PLAYSTATION2 / 에이전시 : McCANN ERICKSON / 국가 : MALAYSIA / 동사자상 수상
에어캡을 터뜨릴 때의 쾌감을 누가 모를까? PS2의 컨트롤러 버튼이 새겨진 에어캡으로 정류장 벽면을 도배한 이 광고는 디지털 PS2를 아날로그로 옮겨놓은 말 그대로의 Play Station이다.

작품명 : CEMETERY(무덤) / 광고주 : CANCER PATIENTS AID ASSOCIATION(암환자 후원협회) / 에이전시 : EVEREST BRAND SOLUTIONS / 국가 : INDIA / 동사자상 수상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우다 문득 위를 올려다보니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이 내려다보고 있다. 흡연실을 무덤 속처럼 보이게 해서 흡연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금연광고. 옥외 매체의 활용 가능성은 이토록 넓어 이제 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1. 작품명 : MOVED TO EBAY(이베이로 매장이전) / 광고주 : EBAY / 에이전시 : MORTIERBRIGADE / 국가 : BELGIUM / 동사자상 수상
문을 닫은 매장마다 안내 문구가 붙어있다. ‘이베이로 매장이전’. 온라인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의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알리는 것은 물론 그 매장의 고객을 이베이로 흡수하기에 충분한 단순하면서도 힘 있는 아이디어.

2. 작품명 : GOAL / 광고주 : ESPN BRASIL / 에이전시 : DUDA PROPAGANDA / 국가 : BRAZIL / 동사자상 수상
남자들의 승부욕을 자극하는 스포츠채널 ESPN의 광고. 소변기 속 미니어처 축구대에 넣을 골은 나프탈렌으로 만들어졌다. 월드컵 4강 진출에 실패했던 브라질 남자들의 아쉬움이 조금은 해소되었을 듯. 벽면 앞에 붙어있는 카피는 ‘축구는 어디에서든 좋다. 그러나 ESPN채널에서는 훨씬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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