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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해변에 등장한 투명 수영복

2003-10-14

요즘 고등학교 국어책에도 ‘홍길동전’이 나오나요?
서자 출신 길동의 서러운 처지를 표현한 귀절 중에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이란 말이 있습니다.
다들 기억하시죠? 저는 이 말이 너무 재미있어서 살면서 종종 많이 써먹었었지요.
특히 이 말은 광고하는 사람들의 숙명인 듯도 합니다. 크리에이티브 하는 분들은 더욱더 말입니다.
뭔 소리냐구요?
예를 들어 ‘젊은이들을 타겟으로 한 음료 OOO’ 광고를 한다고 칩시다.
이 광고를 어떻게 할까요?
‘젊음의 OOO! ‘ 이라는 카피와 젊은이들이 웃고 즐기면서 OOO을 마시는 그림을 그리면 될까요? 안 되는 거거든요. 이게 바로 ‘ 아버지를 아버지라 하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젊은이들에게 팔고 싶다고 젊은이들이 나오고 젊음의 OOO 이라고 하냐?
이런 소리 듣기 딱입니다.
그게 바로 크리에이티브의 세계입니다.
아버지라, 형이라 부르지 않고 어떻게 아버지와 형이라는 사실을 알려줄까?
이것을 잘하는 사람은 크리에이티브가 뛰어난 사람, 못하는 사람은 크리에이티브 하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것이지요. 아유, 복잡하시다구요?
하여튼 그래서 광고하는 사람은 늘 다르게 생각하도록 스스로를 채찍질 하고 있답니다.

오늘 보여드릴 광고는 ‘다르게’ 생각하기의 한 전형입니다.
선블락 로션 광고입니다.



광고 한번 쓱- 보십시오. 올 여름을 뜨겁게 보내신 분이라면 아직도 저렇게 햇빛에 그을린 자국이 있으시겠죠? 특히나 애들은 워낙 까맣게 태닝이 되서 겨울까지도 저렇게 되기 쉽상이죠. 아!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합니다.
정작 까맣게 그을린 곳은 수영복으로 가려진 부분이네요.
그러니까 햇빛에 노출된 부분이 더 하얗다는 거지요.
선블락이 워낙 잘 되다 보니 원래 피부보다 더 하얗게 된다는, 약간의 과장이 섞인 광고입니다.
광고를 보면 볼수록 선블락 하나는 진짜로 잘할 것 같네요.

이제, 지난 여름에 대한 추억은 잠시 접어두고 다시 현업으로 돌아가야 겠습니다.
저야 말로 요즘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않고도 아버지임을 알 수 있게 하기 위해 정말 고생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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