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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2004-10-05

모든 물건은 자기의 눈으로 직접 살펴볼 수 있으나 자신의 모습은 거울에 비춰보지 않으면 볼 수가 없다. 이런 속성에서 거울은 자기반성, 자아의 각성, 충고자, 애인, 중개인 등을 의미한다. 거울과 관련해서 우리가 쉽게 연상하는 단어가 바로 나르시시즘(Narcissism)일 것이다. 물론 거울이 아니라 물이긴 했지만 물이 거울로 작용했기에 그는 빠져 죽고 만 것이다. 이처럼 거울은 자아도취의 자기애에서 비롯된 것이다.

여자들이 거울을 보는 이유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특히 속옷바람에 거울을 보는 경우는 더더욱. 그림(Grimm)동화 '백설공주'의 계모도 거울 앞에 앉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냐고 묻는다. 이는 인간 내면의 욕구로 백설공주의 순수와 대별된다고 하겠다. 브라질의 'Valisere' 란제리 광고에 등장한 거울은 바로 이런 욕구를 표현한 것이다.

첫 번째 광고는 '정말이지, 짜증나고 심각하다. 하나님, 이게 단지 거울이라니 감사합니다.'라는 카피와 함께 누워서 거울을 보고 있는 여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자들이 거울을 보며 스스로 감탄하는 흔한 일상사의 단면이다. 너무나 예뻐 보이는 자신을 반어적으로 짜증난다고 하는 것이다. 압권은 앞에 놓은 것이 거울이 아니라 남자라도 된다면 무슨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거울이라 하나님께 감사한다니, 남자들이 더 짜증나는 이야기다.

두 번째 광고는 거울 앞에 선 여자의 두 다리 사이로 카메라가 바라 본 모습이다. '남자보다 더 많은 걸 요구하는 그런 사람에게 의견을 물어봐라' 우리 속옷을 입은 네가 얼마나 멋있는 줄 아느냐는 이야기로 남자들이 평소 바라는 게 많다는 것을 은근히 비꼬면서 그 어떤 까다로운 남자가 봐도 만족스러울 것이라는 말이다.

세 번째 광고는 벽에 걸린 거울에 기대선 모습이다. 뒷모습까지 후면 거울에 비춰졌다. '너의 가장 나쁜 적 앞에서 옷을 벗어라.' 여기서 가장 나쁜 적은 바로 자신일 것이다. 결국 이 광고에서 거울은 바로 자신이 되는 것이다. 미모라면 경쟁자가 없는 여자. 자기 자신이 적이며 경쟁자인 것이다. 요즘 GM대우 기업이미지 광고에 나오는 ‘나는 나를 넘어섰다’는 식이다. 거울은 자기 자신인 동시에 타인이기도 한 것이다.

물론 거울은 자신감을 얻기 위해서, 외모를 가다듬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손바닥으로, 그것도 부족하면 발바닥으로도 닦아야 할 거울이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다. "밝은 해도 밤은 비추지 못하고, 밝은 거울도 뒷모습은 못 비추어라. 어찌 내 마음 원융 명백하여 항시 고요하게 비출 수 있으랴." 백운화상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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