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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옷 입고도 가장 신나는 일

2005-04-04

누구는 ‘옷 입고 하는 일 중에서 가장 신나는 일’이 광고라고 한다.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만든 말이라고 여겨진다. 혹 그것이 광고가 아니더라도 ‘옷 입고 하는 일 중에서’라는 단서가 붙는 건 ‘옷 벗고 하는 일 중에서 가장 신나는 일’은 따로 정해져 있음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여기서 광고의 아이디어는 출발한다. 그것이 무엇이든 옷 입고 하는 일 중에서 가장 신나는 일로 그것을 포장하는 것이다. 놀이공원이든 자동차든 웬만한 광고에다 가져다 붙이면 그런대로 다 말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까지가 우리의 한계 아닐까? 옷 벗고 하는 가장 신나는 일, 섹스를 마다하는 모습을 찾기에만 급급하고 정작 그것을 인정하려고 하지는 않는 것이다. 옷 입고도 가장 하고 싶은 일로 그것을 인정하고 시작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패션브랜드, 블랙커피. 그들은 나름대로 고급 이미지의 우아함을 지향하면서도 치기를 잃지 않는 것을 그들 브랜드의 컨셉트라고 말한다. 1998년 탄생한 브랜드인데 2001년에는 Fair Lady Catherine Award에서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디자인을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살아있는 브랜드의 활력을 중시한다는 그들의 주장처럼 광고에도 활력이 넘친다. 무엇보다 옷 벗고 하는 가장 신나는 일을 인정하고 시작하는 아이디어의 출발이 참신하다. 대부분의 경우 옷이 너무 좋아 벗기 싫고 섹스도 싫은 상황을 보여줄 것이다.

표현의 수위는 조금 세다. 남녀의 성행위를 표현한 경우에도 예사로운 짓거리들이 아니다. 나아가 남-남, 여-여의 동성애 커플도 과감히 다루고 있다. 옷을 입고만 있을 뿐이지 하는 짓은 보통이 넘는 것이다.
옷도 포기할 수 없고 섹스도 포기할 수 없을 때, 그들은 옷 입고 하는 섹스를 생각해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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