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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디자이너는 엔터테이너가 되야 한다

2006-08-17

나는 1998년 매킨토시7300 앞에 앉아 편집디자이너로 첫근무를 시작했다.
책상 위 명함에 찍혀있던 낯선 직책, ‘디자이너’.
8년이 지난 지금도 온라인 광고대행사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지만 내가 지금까지 겪은 디자인 분야의 환경은 여러번 바뀌었으며 그에 따라 수많은 변화가 있었다.
인터넷이라는 환경의 변화와 해가 바뀔 때 마다 새롭게 등장하는 어플리케이션과 툴들에 적응해야 했다.
분기별로 업그레이드되는 컴퓨터의 속도와 능력에 적응해야 했고 더욱 힘든 것은 시간이 갈수록 높은 퀄리티의 디자인에 익숙해져만 가는 클라이언트의 눈높이에 대처해야 했다.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
디자이너의 1차 클라이언트는 기획자다. 우리는 디자이너가 하나의 광고를 만들기 위해서 긴 시간과 수많은 발상 그리고 노동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노동력의 결과는 과연 누구에게 평가받는 것이며 그리고 어떻게 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일까? 그 답은 바로 클라이언트다. 대다수 디자이너들은 클라이언트로부터 직접 평가를 받지 않는다. 이유는 클라이언트 측 담당자들과 디자이너는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제안서 작성을 시작으로 클라이언트의 설득과 정보수집 그리고 시장동향을 파악하고 현재의 프로모션을 왜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확실한 근거를 제시하는 이는 바로 기획자이다. 물론 디자이너가 직접 제안하고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일도 있지만 이는 극히 드문 경우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디자이너의 1차 클라이언트는 바로 자신과 함께 일하는 기획자라고 생각한다. 실제 클라이언트의 성향과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기획자가 제작물에 만족해야 보다 확실하게 제작물에 대한 컨셉과 의도를 클라이언트에게 전달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디자이너가 기획자의 의도와 클라이언트의 성향을 파악하지 않고 단순히 디자인만 한다면 제작물의 만족도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기업이 원하는 디자이너는?
클라이언트의 눈높이는 계속 높아지고 좋은 디자인에 적응해 가고 있다.
그렇다면 거기에 맞춰 디자이너의 능력 또한 높아져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매년 수십만 명의 디자인 전공자들과 디자이너라는 각자의 비전을 가지고 전문디자인학원 등을 통해 배출되는 비전공 출신 디자이너들이 전국의 에이전시와 광고대행사 그리고 포털 사이트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과연 그들 중 어떤 디자이너가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기업이 원하는 디자이너는 어떤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
기업이 원하는 디자이너는 단순히 예술적 가치만 있는 디자인이 아닌 상품적 가치가 있는 디자인을 하는 디자이너를 원할 것이다. 그리고 디자이너는 자신의 결과물이 어떠한 생각과 컨셉, 그리고 디자인적 전략이 녹아 있는지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또한 갖춰야 한다. 예를 들면 디자이너가 1차 클라이언트인 기획자에게 자신의 제작물에 대한 컨셉과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면 그 기획자는 디자인 결과물만 보고 컨셉과 의도를 클라이언트가 만족할 만큼 전달할 수 없다.

디자이너가 기획자에게 의사전달에 문제가 있었다 하더라도 프로모션 진행 중 기획자와 디자이너 사이에 충분한 기획의도 전달과 아이디어 회의가 이뤄졌다면 100% 만족은 아니더라도 클라이언트와의 커뮤니케이션의 만족도는 중간 이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기획자의 마인드가 프로모션을 진행하는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감각과 디자인능력을 가진 디자이너라 하더라도 기획력이 부족한 결과물은 클라이언트로부터 외면당할 수 밖에 없다.

기획자와 디자이너의 상관 관계
기획자와 디자이너는 적이 아닌 협력자이다. 어느 한쪽이라도 그 무게중심이 치우쳐서는 안될 것이다. 디자이너는 창조적 마인드로 기획자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기획자는 현실적 데이터와 냉철한 판단력으로 디자이너가 쉽게 놓치고 갈 수 있는 세세한 부분까지 보완해 줘야 한다.
인터넷 환경과 디자인 환경이 톱니바퀴 돌 듯 서로 맞물려 변화하면서 인터넷 마케팅은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또 거기에 발 맞추어 기획자는 좀더 효과적인 프로모션을 기획해야 할 것이고 디자이너는 프로모션에 맞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로 업그레이드된 디자인 제작물을 계속 만들어 내야 한다.
이처럼 온라인 광고 시장은 인터넷 환경이 변화함에 있어 클라이언트는 더 새로운 상품을 원하고 더 적은 투자로 많은 이윤을 얻기를 원한다.

2~3년전에 비해 제작비는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제작 환경(컴퓨팅시스템, 어플리케이션)이 좋아지면서 디자인의 표절은 날로 심각해지고 클라이언트의 제작요구 시간은 점점 줄어 들고 있다. 디자인 크리에이티브의 중요한 한가지는 정해진 시간에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클라이언트와 기획자 그리고 디자이너 3자들의 약속이다. 그러한 약속된 시간 안에서 모든 것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기획력과 감각, 그리고 판단력이 잘 조합되어야 한다.
어떤 업종이나 모든 사람들이 마찬가지겠지만 기획자와 디자이너 서로가 존중하고 자신의 분야에 있어 항상 준비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 만이 앞으로 또 다시 변화할 온라인 시장에서 살아 남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창조는 단순히 디자이너들만의 숙제도 기획자들만의 숙제도 아닌 것 같다.
이제 디자이너는 단순히 디자인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획능력과 전문적인 지식을 겸비한 엔터테이너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여 클라이언트들에겐 성공적인 프로모션을 기획자들의 크리에이티브에는 날개를 달아 줄 수 있어야 변화하는 환경 속 경쟁력 있는 디자이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글/장종덕 과장(디노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마케팅사업부 CR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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