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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짜장면을 고르는데도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2005-08-04


이제는 짜장면을 고를 때도 아이디어가 필요한가 보다. LG 싸이언 광고(CYON idea)를 보면 그런 생각이 떠오른다. 제품의 특징을 새롭게 해석한 ‘CYON idea’ 광고는 모두 5편으로 슬라이드폰, MP3폰, 위성DMB폰, 스포츠카폰, 그리고 가로형 폴더폰이 주인공이다.

각각의 광고들은 원빈-김태희를 모델로 각각 다른 상황에서 다양한 모습의 ‘CYON idea’를 보여준다. 공통점은 첫 장면에 자막을 통해 ‘CYON idea’의 힌트를 던져준다는 것. 제품의 특징을 일반적인 휴대폰 광고에서는 볼 수 없는 소재와 내용으로 다소 엉뚱하기도 하고 웃음을 자아내며 새로운 ‘CYON idea’로 재해석해 보여준다.

또한 전체적인 광고의 분위기를 매우 살아있고 현장감을 살려줌으로써 광고라는 느낌보다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하게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톤앤매너(Tone&Manner)를 생생한 화면과 모델의 자연스럽고 다소 엉뚱하면서 새로운 모습들 위주로 가져가고 메인 카피가 CF를 대변해 주는 방식으로 그 맛을 더해주고 있다.
특히 슬라이드폰은 휴대폰과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짜장면과 스파게티라는 소재를 가지고 올릴 때는 상대방을 찍고, 내리면 나를 찍을 수 있는 제품의 특장점을 절묘하게 묘사하며 다큐멘터리 같은 형식으로 두 모델의 자연스런 모습을 보여준다.

이번 광고는 공중파 TV용 15초 편집본 이외에도 30초 및 60초 편집본이 케이블TV와 극장, 인터넷 등에서 선보여 공중파 TV에서 볼 수 없었던 황당함과 재미를 선사해 화제가 되고 있다.

싸이언 아이디어 첫 번째 광고는 핸드폰 광고와 전혀 무관한 짜장면과 스파게티를 소재로 위아래로 움직이는 싸이언 슬라이드폰의 장점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주고 있다.

따사로운 햇살과 바람이 어우러진 들판길 위로 ‘메뉴를 정하는데도 아이디어가 생겼다’라는 자막이 뜬다. 그리고 원빈과 김태희가 다정한 모습으로 걸어온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원빈이 던지는 한마디. “짜장면 먹고 싶지 않니?” 짜장면집은 커녕 집한채 보이지 않는 들녘에서 짜장면을 얘기하는 원빈의 황당함이란…그런데 김태희는 태연하게 원빈의 말을 받는다.

짜장면과 스파게티를 놓고 목소리를 높이는 두 사람. 이쯤 되면 도대체 무슨 광고인지 혼동스럽다. 이때 원빈이 CYON 슬라이드폰을 꺼낸다. 그리고 위아래로 슬라이딩하며 “어느 것을 먹을까요 알아맞춰봅시다”를 외친다. 위로 올리면 상대방을 찍고 아래로 내리면 나를 찍을 수 있는 제품의 특징을 메뉴를 고르면서 재미있게 보여준다.

두 번째 광고도 싸이언 리얼MP3폰의 특징을 새롭게 재해석했다. 복잡한 방안에서 원빈이 MP3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대본을 외우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위로 뜨는 자막은 ‘산만하게 사는데도 아이디어가 생겼다’ 물도 마시고 누웠다가 앉았다가 웬지 산만한 원빈의 행동을 지켜보는 가운데 김태희 왈, “오빠, 음악 들으면서 대본이 외워져?”, 이에 원빈의 대답, “다 되지요, 문자도 되고, 카메라도 되고, 동영상도 되고” MP3 전용 칩을 사용해 음악을 들으면서 문자, 카메라, 동영상 등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제품의 특징을 산만하게 사는 것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카피와 함께 명쾌하게 보여주고 있다.

세 번째 광고는 싸이언 DMB폰의 특징을 표현했다. 강의실 강당에서 책상위에 놓여진 무언가를 열심히 보는 원빈과 김태희.
MBC 섹션TV 연예프로그램에서 MC가 원빈과 김태희의 열애설을 언급하며 두 사람의 촬영현장 인터뷰를 보여준다. 그러나 두 사람은 당황하는 기색없이 담담하게 인터뷰에 응한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두 사람이 보고 있는 화면은 360도 회전해서 책상에 놓고 볼 수 있는 위성 DMB폰의 방송 화면이었고, 연인 사이인 두 사람은 서로의 뻔뻔스런(?) 연기를 칭찬하며 자아도취에 빠져있었던 것.
자신의 연기에 도취되어 고개를 들어올리는 김태희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원빈이 던지는 한마디. “목 안 아파? 받쳐줄까?” 받침대로 받쳐놓고 볼 수 있는 DMB폰의 특징을 이중적 의미로 잘 보여주고 있다.

네 번째 광고는 이제까지의 시리즈보다 더 엉뚱해 보인다. 이전 3편의 광고들이 제품의 아이디어를 생활 속의 아이디어로 즐겁게 승화시킨 에피소드들이었다면, 이번 싸이언 스포츠카폰은 조금 다르다. 포르셰 디자인을 본떠 만든 디자인부터 폴더를 열 땐 스포츠카 시동음이, 버튼을 누르면 차에서 들을 수 있는 다양한 사운드가 탑재되어 있고, 세계 최초로 휴대폰에 음주측정 센서까지 갖추었다는 점까지 말이다. 제품 자체에 즐겁고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충분했기 때문에 그를 적극 활용하기로 한 것. 젊은 세대들에겐 논리적인 설명보다 원빈과 김태희 커플의 바디랭귀지로 그 디자인과 기능을 보여주려는 의도다.

다섯 번째 광고는 게임 폰에 뚜껑이 열리는 아이디어다. 싸이언 게임 폰은 타사의 게임 폰과 달리 뚜껑이 열리는 가로형 폴더폰. 3D 게임과 모션 컨트롤 센서를 최대한 게임기처럼 즐기게 해주기 위한 디자인이다. 그러나 광고에선 뚜껑을 열어 게임을 하는 장면이 보이지 않는다.

이제까지 ‘CYON idea’처럼 원빈은 장난끼 가득한 차력 쇼를 보여주고, 김태희는 작은 얼굴 가리기를 귀엽게 보여줄 뿐이다. 너무 잘생기고 예쁘지만 유머감각이 없던 그들이 준비한 개인기. 더구나 인기 떨어질 때를 대비한 개인기란다.
차력을 보며 함께 호흡하는 그 표정하며, 핸드폰으로 얼굴을 가리는 엉뚱함까지,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그들의 연기 또한 새로운 즐거움이다.

휴대폰을 기능 중심으로만, 단순한 통화 기기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이 광고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젊은 타깃들에게 휴대폰은 그 이상의 의미, 자신의 일부처럼 여겨진다. 휴대폰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그들에게 즐거운 생활의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것이 바로 의 핵심이다. 엉뚱하고 엽기적인 유머감각에 익숙해져 있는 그들에게 ‘CYON idea’는 이해를 넘어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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