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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온라인 영화 마케팅

2007-05-22


영화진흥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2006년 국내영화 제작 편수는 110편(개봉 108편)이며, 점유율은 63.8%로 사상처음 60%를 돌파했다. 산업규모의 확대에 따라 마케팅 비용도 18.7% 상승했다. 특히 온라인 매체를 통한 마케팅의 비중과 중요성은 하루가 다르게 확대되고 있다.

영화 전문지 film2.0에서 실시한 영화 마케팅 전문가 대상 설문결과(2006년 8월)에 의하면, 응답자의 2/3이상이 “인터넷 마케팅의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인터넷 마케팅의 효과가 타 매체보다 크다” 69%, “가장 선호하는 인터넷 미디어는 포털 사이트”라는 응답이 88%이다. 회원 수가 2천만 명을 훌쩍 넘어선 네이버를 비롯해 다음, 네이트 등의 포털 사이트들은 타 매체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마케팅 대상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회원 수뿐 아니다. 영화 마케터들이 가장 효과 있는 홍보 콘텐츠로 판단하고 있는 영화 동영상들(예고편, 메이킹 필름 등)은 1인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고 확장된다. 더 나아가 영화가 보유하고 있는 스타들은 UCC를 통해 PR 컨텐츠로 재생산 될 가능성도 기대하게 한다. 그럼 이쯤에서 생각해보자. 포털 사이트를 통한 마케팅이 정답이 될까?

포털은 수많은 UCC 생산 주체를 기반으로 컨텐츠를 쉴 새 없이 쏟아내고 있다. ‘가장 좋은 마케팅은 그 영화의 완성도 그 자체’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마케팅에 따라 수십만에서 수백만의 관객이 움직이는 것도 현실이다. 다른 어떤 미디어보다도 포털 사이트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막강하다. 비단 영화 채널을 통한 직접적 커뮤니케이션뿐 아니라, 개인 블로그나 카페 등에 작성된 컨텐츠까지 통합하는 것이 바로 포털 사이트의 힘이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마케팅의 함정이 될 수 있다. 영화의 부정적인 측면 혹은 그 영화가 가진 약점까지 확산되는 것을 통제할 방법이 없다는 위험 요소를 지니고 있다.
일례로 영화 ‘애인’의 경우 고품격 멜로를 지향하고 일부 촬영장면을 특정 시간대에 서비스 했다. 마케팅에서 달성하고자 했던 목표는 영화가 자극적이기만 한 ‘성인물’이 아닌 ‘품격 있는 성인 멜로 영화’라는 것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애인’은 주요 포털 검색어 순위 1위를 차지했고, 제작사가 신속히 증설한 서버까지 수차례 다운시키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하지만 의도했던 대로 ‘고급스러운 성인 멜로’라기 보다는 ‘야동’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영화 자체에 대한 단순 호기심만을 불러 일으켰다.

마케팅 대상자가 많고, 그 성격이 다양하다는 것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케터들은 이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 더 검증된 방법 중에서 답을 찾고 싶어 한다. 더 효과적이지는 않더라도 더 안전한 방법들. 이 같은 조심스러움은 결국 마케팅의 크레이티브를 잠식한다.
그렇다면 제작사의 의도와 마케팅 전략 반영이 비교적 자유로운 영화 홈페이지는 어떠한가? 포털 사이트가 영화홍보의 ‘속성코스’라면 홈페이지는 ‘완전정복’이다. 영화와 캐스팅(배우) 등 기본 정보를 비롯하여, 각종 동영상(예고편, 메이킹필름)은 기본이고, 영화 본 편의 동영상까지 먼저 챙겨볼 수 있다. 특히 영화를 온라인의 특성에 맞도록 재구성한 컨텐츠(일명 스페셜 콘텐츠)의 제작과 제공은 영화에 대한 기대치를 극대화시킨다.

그러면 이런 영화 홈페이지가 갖는 온라인 마케팅 상의 위치를 예측할 수 있는가? 놀랍게도 영화 홈페이지는 마케팅 가장 하위 단에 위치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배적인 평가다. 그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 즉각적인 마케팅 이슈 반영의 어려움으로 캐릭터와 스토리로 빚어진 영화라는 ‘제품’을 각인시키기 위해 홈페이지들은 대부분 플래시로 제작된다. 사이트가 플래시로 구현 될 경우, 다양한 표현과 감성적 접근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과 요구에 기민하게 반응해야 하는 마케팅 사이트의 경우 플래시는 서비스 관리가 어렵다는 한계를 가진다. 이런 이유로 중요 마케팅이슈는 타 미디어를 통해 먼저 실행이 되고, 홈페이지를 통해 후 홍보 되는 것이 현재 모습이다.
둘째, DB구성의 부재다.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영화 홈페이지는 회원가입 및 로그인 기능이 구현되지 않는다. 이는 정보 제공의 용이성을 확보하고 이벤트 참여율을 높인다는 의도이지만, 결과적으로 DB구축과 활용 그리고 합리적인 통계 산출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결과를 낳는다. 결국 시작부터 인스턴트 사이트로써의 기능만을 부여 받고, After Market을 위한 활용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셋째, 짧은 운영주기로 영화 홈페이지는 개봉 1개월 전에 오픈 하여, 영화가 극장에서 내릴 때까지 운영된다. 흥행 여부에 따라 오차가 있긴 하지만 평균 10주~12주 정도 운영되는 셈이다. 장기적인 마케팅 플랜을 수행하기에는 짧은 기간일 수밖에 없다. 위에 열거한 문제들은 태생적인 한계가 아니다. 문제라면 부여받은 마케팅 미션이 그 가능성에 비해 너무 소박하는 것이다. 자체 홈페이지를 제작한다는 것은 다양한 서비스와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미디어를 확보하겠다는 의지이다. 영화 홈페이지에게 좀 더 어려운 숙제를 내보는 건 어떨까? 전략적 지원이 뒤따른다면 분명 더 큰 일7을 해낼 것이다. 또한 영화를 둘러싼 마켓은 영화 종영과 함께 끝나는 것이 아니다. DVD출시를 비롯해 OST발매, 모바일 재개봉 등 다양한 After Market이 존재한다. 하지만 영화 사이트는 극장에서 간판이 내리는 순간 방치 된다.

온라인 영화 마케팅은 그럼 답답한 제자리걸음만 계속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혁신적으로 변하는 온라인 시장 환경에 힘 있는 마케팅을 위한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영화 ‘다세포 소녀’는 주인공 김옥빈의 ‘흔들녀 동영상’을 제작하여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제작사에서 만든 이 영상은 영화 촬영장면과 일부 영화 장면을 포함하고 있는 뮤직비디오였다. 포털 사이트를 통해 ‘흔들녀’ 동영상이 공개된다는 정보를 얻은 일반 유저들은 영상을 보기 위해 홈페이지를 방문한다. 그 후, 영상을 보기 위해 방문자는 홈페이지를 경험한다. 마지막으로 홈페이지 방문자는 포털 사이트와 각종 동영상 블로그를 통해 영상을 공유한다. 영화의 흥행 여부를 논외로 치면 ‘다세포 소녀’의 시도는 참으로 발랄한 성공담이다.

그 외에 ‘흡혈형사 나도열’도 다음 영화 서비스를 통해 ‘흡혈귀’에 대한 일반 컨텐츠를 티저로 먼저 제공하고, 후에 본 홈페이지를 오픈했다. 최근 개봉한 ‘극락도 살인사건’은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소문을 포털 사이트를 통해 확산시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위의 사례들이 시사하는 바를 놓치지 말자. 온라인을 통해 영화 마케팅이 할 수 있는 것은 정보전달과 이벤트를 통한 인지도 상승기대 그 이상이다. 이 때 중요한 것은 각각의 매체 속성과 활용 가능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체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어야만 효과적이고 차별화된 전략수립이 가능하다. 온라인 미디어의 속성과 힘은 변화를 거듭하고 있고, 그 변화를 한 발 앞서 갈수 있는 마케팅이 시장에서 승리하게 되는 것은 자명하다.

온라인에서 영화는 열심히 달리고 있다. 크리에이티브한 도전을 통한 성공담은 또 다른 마케팅의 흐름을 만들어 낼 것이다. 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영화 마케팅, 고객은 그런 즐거운 체험을 고대하고 있다.

글| 이수현 과장 (아이파트너즈 컨설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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