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17
화면을 가득 메우는 화려한 비주얼이 넋을 빼놓는 광고들이 있다. 언제부턴가 금융광고에도 톡톡 튀는 컨셉트가 등장했다. 하지만 어려울수록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세계경제가 금융위기로 흔들리는 지금, 금융업에 있어 신뢰보다 더 큰 무기가 있을까? 이 어려운 시기에 출범한 IBK투자증권은 그야말로 금융광고의 정석을 밟고 있다. 마치 금융광고의 교과서처럼 신뢰감을 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올 하반기 출범한 IBK투자증권이 그 시작을 알리는 첫 기업이미지 광고를 선보이며 공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브랜드 런칭을 알리고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화려하거나 튀는 광고로 시작할 수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신뢰가 우선인, 재미없는 금융광고의 정공법을 택한 점이 눈에 띈다.
광고 스토리는 어려운 현실에 직면한 방향성 잃은 투자자들을 바람에 흔들리다 꺾이는 꽃으로 비유하고, 그 꽃은 IBK투자증권을 상징하는 화분을 통해 새롭게 활짝 피어난다는 설정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꽃이 보이며 내레이션이 흐른다.
“금융을 잘 안다고 했습니다. 투자를 잘 안다고 했습니다. 펀드를 잘 안다고 했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꽃은 이내 세계 금융 위기 보도에 꺾이고 만다.
그때 누군가 “세계금융의 위기 속에서 과연 우리의 자산은 안전합니까?”라며 묻는다.
활짝 핀 화분에 담긴 꽃이 보이며 들리는 믿음직한 목소리,
“그 질문이 IBK투자증권을 만들었습니다. We Are Ready! IBK투자증권”
광고는 겉만 번지르르한 화려한 비주얼 보다 메시지 전달에 포커스를 맞췄다. 시점을 활용해 현재의 경제상황과 투자자의 모습을 꽃에 빗대어 보여준다. 타 금융사들이 그동안 외쳐왔던 공허하고 이상적인 일방적 외침이 아니라 외려 후발주자임에도 증권사다운 날카롭고 냉철한 눈으로 현실을 직시하는 모습을 보여줘 신뢰감을 주고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하얀 꽃을 순수하고 정직한 일반투자자의 모습으로 표현하여 거부감을 최소하 하였고, 이 설정은 세계 경제의 충격에 무너지는 모습과 극적 대비를 줬다. 또한 ‘금융/펀드/투자를 잘 안다’라는 말들로 소비자들을 현혹시켜왔던 기존 금융사들의 무차별 실적위주의 판매행태를 날카롭게 지적했다.
광고 속 꽃의 상징은 ‘정직한 일반투자자’. 제작진은 적합한 꽃을 찾기 위해 백과사전을 뒤지고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한 끝에 어렵사리 ‘구절초’를 찾아냈다. ‘구절초’는 밝음, 고상함, 순수, 끈질긴 생명력을 상징하는 다년생 꽃으로 광고의 의미와 딱 들어맞아 제작진은 모두 ‘브라보’를 연발했다고 한다.
힘겹게 캐스팅 된 광고모델 ‘구절초’는 단 한 송이 촬영이었지만 준비된 수백송이 중 색상, 크기 등을 일일이 감별하여 딱 백송이만이 선발됐다. 특히 꽃의 의미가 남다르고, 꽃도 나름 연기가 필요했으며, 꽃만 단독으로 촬영하다 보니 촬영감독은 그 어떤 모델보다 더 애를 먹었다고 한다. 그 결과 꽃 장면이 너무 깔끔하고 세련되게 표현되어 CG작업의 오해를 낳을 정도였다는 웃지 못 할 에피소드가 전해진다.
광고 속 또 하나 놀랄만한 사실은 떨어진 구절초를 가차 없이 덮어가는 신문들이 진짜 신문이 아니라는 점이다. 신문이 등장하는 신을 보면 전 세계의 상황을 대변하듯 신문의 활자로 나라별 신문임을 나타냈다. 세계 모든 신문의 1면을 장식한 세계금융의 위기상황. 사실은 진짜 신문을 활용한 촬영 장면이 아닌 제작진들이 손수 작업하여 비주얼화 시킨 이미지다. 헤드라인부터 기사 전문과 사진까지 실제 존재하는 신문이 아니었다. 제작진은 광고가 원하는 방향으로 편집된 실제 신문을 찾기도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실제 해외신문의 저작권 문제도 걸림돌이 되었기에 해외보도라는 느낌만 살리고자 특수 아이템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뒤덮고 있지만 고객을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출범한 IBK투자증권에게는 어려운 환경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광고는 말한다. 고객을 위해 탄생하고, 고객의 수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IBK투자증권. 그들이 외치는 CF 속 ‘We Are Ready’ 슬로건이 말해주듯 준비된 믿음을 보여줄지 IBK투자증권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