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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여심을 움직이는 남자, 조인성의 광고 효과

2009-03-03

최근 영화 ‘쌍화점’으로 그의 필모그래피에 정점을 찍은 배우 조인성. 그는 과거 10년 동안 영화, 드라마, CF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했다. 지오지아, 레쓰비, 맥심, 미장센, 뚜레쥬르, 국제전화 001, 라네즈 옴므, 에이든, 2%부족할 때 등의 CF에 출연했으며, 영화는 쌍화점, 비열한 거리 등을 대표작으로 들 수 있다. 드라마는 봄날, 발리에서 생긴 일, 별을 쏘다 등에서 열연을 했다. 그렇다면 그가 출연한 모든 작품은 성공했는가? CF는 미장센, 맥심, 영화는 쌍화점, 드라마는 발리에서 생긴 일, 별을 쏘다 정도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조인성의 출연작 중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CF, 영화, 드라마에서는 그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는가? 그가 인기를 끈 작품들의 공통점은 여성에 대한 부드러움과 배려심이 스토리에서 자연스럽게 묻어나고 있으며, 성공한 장르에서는 이것을 최대한 살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186cm, 72kg으로 큰 키에 호감이 가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브랜드 컨설팅 전문업체인 브랜드38 연구소(Brand38.com)의 조사에 의하면 그는 눈에 힘이 풀린 코믹한 모습과 눈에 힘이 힘껏 들어간 카리스마라는 두 가지 이미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사적, 도시적이며 현대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이미지를 가진 그가 언밸런스한 옷을 입으면 유행이 된다. 반면에 도도하고, 차갑다는 소수의 의견(3%)도 있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
그럼 그가 출연한 광고 중 성공한 CF로 평가받고 있는 미장센은 어떠한가? 이 광고에서는 그의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살아나면서, 여인과의 짧은 스토리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그가 선물한 보석보다 머리카락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강하게 심어주고 있다.
맥심은 약속시간이 좀 늦더라도 그가 부드러운 향기를 가진 맥심을 들고 여인에게 다가가는 순간 커피향과 그의 이미지가 하나가 되는 것을 보여준다. 동서식품은 향후 40대 이상의 목표고객에는 부드러운 안성기를, 20~30대에는 조인성을 지속적으로 활용한다면 강력한 브랜드자산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국제전화 001은 조인성이 코믹한 연기를 보여준 대표적인 CF다. 하지만 침팬지와 조인성의 관계 설정은 시리즈 광고로 풀어가기 무척 난해한 부분이다. 침팬지를 통하여 조인성이 국제전화 001의 속성을 제대로 풀어주고 있는지, 국제전화 001의 가치를 어떻게 제안하고 있는지 제대로 설명이 되지 않고 있다. 조인성이 국제전화 001을 광고하는 동안 그가 출연한 드라마, 영화 중에서 기억나는 것이 있는지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패션모델 조인성, 효과는 글쎄...
조인성은 1998년 지오지아 광고 모델로 데뷔했고 리바이스에 이어 최근의 에이든까지 무리 없이 맡은바 역할을 소화했지만 소비자가 기억하는 정도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었다.
패션 브랜드는 그리드 모델 상에서 고관여이면서 감성에 속하는 영역인 정서적 공간에, 심리를 자극시키는 개별 브랜드를 표방하는 구역에 위치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패션 브랜드들은 이 영역이 개별 브랜드와 모델과의 결합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특히 모델을 강조시키고 있다. 따라서 CF에서 다른 영역이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패션 광고는 모델이 옷을 걸쳐 입으며 모델 혼자서 얼굴 모습이 변화되는 수준에서 끝난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그 옷이 어떤 직업에서, 어떤 상황에서 누구와 대화할 때 더 어울린다고 표현한다 해도 다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그 브랜드를 구입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에 그 직업을 동경하는 사람들은 그 옷을 입고 자신을 표현하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아직까지 패션 브랜드 광고는 스토리가 없이 단순히 옷을 입고 워킹하는 정도와 몸 동작이 전부다. 아마도 그들은 이것으로 충분히 소비자가 그 패션 브랜드에 대하여 이해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의류 브랜드가 가장 최첨단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면서 이를 커뮤니케이션하는 광고기법은 아직도 브랜드적인 사고를 접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쉽다.



위기의 브랜드자산
최근 파크랜드 광고의 모델이 장동건에서 MBC드라마 에덴의 동쪽 주연을 맡은 송승헌으로 교체됐다. 하지만 역시 위킹과 그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는 것이 전부인 것을 보면 아직까지 모델의 인기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답답할 뿐이다.
TV CF 광고는 브랜드자산을 구축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비용이 들뿐만 아니라 고객과의 소구점에도 아주 밀착되어 있어서 신중을 기해야한다. 왜냐하면 들어간 비용만큼 그 효과가 나타나야 하기 때문이다.
광고주들이 광고효과를 얻고 싶다면 브랜드 중심의 광고를 해야 할 것이다. 칠성사이다, 하이마트 등은 철저하게 브랜드 중심의 광고를 하고 있다. 칠성사이다는 백두산, 청정계곡 등으로 배경만 바꾸면서 지속적으로 ‘깨끗함’을 강조하고 있으며, 하이마트는 ‘하이마트로 가요’라는 징글 멘트를 초기광고에서 지금까지 변함없이 가져가며 고객의 머릿속에 확실히 각인시켜주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하이트맥주가 조선맥주(크라운 맥주: 1992년도 시장 점유율 20%)라는 설움에서 500m 지하의 천연 암반수로 성공한 요인인 ‘깨끗함’을 벗어 던지고 ‘Open Up 즐거움’이란 컨셉트로 바꿨다. 그렇다면 하이트란 이름도 ‘White’에서 W를 없앤 하이트(Hite)로 바꿨으니 회사 이름도 ‘조이맥주’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결국 자신 스스로 그동안 쌓아온 브랜드자산을 무너뜨리고 있는 사례이다.
왜 SHOW가 최근 생각대로 T에게 밀리고 있는지 아는가? 이는 어느 순간부터 SHOW의 징글이 변질되고 사라졌기 때문이다. 향후에도 생각대로 T의 징글이 변질되는 순간 소비자의 기억 속에서 생각대로 T 역시 사라질 것이다.

그럼 왜 계속해서 광고회사는 새로운 광고를 만들어 내는가? 광고회사에서는 제작이 매체보다 회사의 재무제표를 건실하게 만드는데 효자 노릇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고회사는 계절마다 계속해서 컨셉트를 바꾸고, 모델을 교체하고, 새로운 슬로건으로 게릴라광고를 만들어 광고주에게 주입시키고 있다.
TV광고에 100억원을 써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광고를 분석해보면 계속해서 다양한 스토리와 혼란된 컨셉트를 일관성 없게 시청자에게 주지시키고 있다. 오바마는 오직 ‘Change’하나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됐고 힐러리를 무너뜨리고 백악관에 입성했다. 그에게 군더더기 같은 수식어가 붙었다면 누가 그를 기억하겠는가?
이제 광고회사는 더 이상 광고주와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광고주들이여, 개별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명확히 수립되었다면, 상대 기업의 광고비보다 절반의 광고비로 2배의 효과를 가져다주는 것이 브랜드 중심의 광고임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할 것이다.

사진출처 iHQ(싸이더스HQ)
글 박문기 박사 (브랜드38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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