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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업계 화두,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

2008-09-23

“터치스크린은 마우스 다음으로 가장 혁신적인 인터페이스라고 생각한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회장이 한 말이다.
요즘 모바일 업계의 화두는 단연 ‘터치스크린’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터치스크린은 어느날 갑자기 혜성같이 나타난 새로운 기술은 아니다. 터치스크린이 처음 발명된 것은 1971년도인데 그 후 10여 년이 지난 1983년에 상용화되기 시작해서 무려 20여 년이 지난 현재에서야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주변을 보아도 터치스크린은 은행의 ATM기나 안내/전시용 KIOSK 등에서 흔히 접할 수 있었고, PDA나 타블렛 PC등에 키패드 와 결합되어 제한적으로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애플에서 출시한 ‘아이폰’을 필두로 엘지전자의 ’프라다폰’, 삼성전자의 ‘울트라 스마트폰’ 등 전면 터치스크린 휴대폰들이 속속 출시되고, 휴대폰만이 아니라 MP3 플레이어나 TV 리모컨, GPS까지 다양한 분야의 제품들이 터치스크린 기술을 채용하여 새로운 UI와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글 ㅣ 박은정 팀장 (WG GUI Team / UXD Group)

그렇다면 왜 이렇게 오래된 기술이 최근 들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일까.
첫째로는, 터치스크린 기술의 발달을 그 이유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초기 터치스크린 기술은 터치를 인식하는 범위가 최소한이라 인식 오류가 많았다. 그래서 터치 면적이 큰 KIOSK등의 화면에 적용하기는 어렵지 않았으나, PDA나 타블렛 PC같은 소형 기기들은 스타일러스 펜과 키패드 등의 보조 입력 장치를 필요로 했다.
그러나 근래 들어 터치스크린의 인식률이 획기적으로 개선됨에 따라 작은 화면에서 손가락 터치 인식도 문제 없게 되었고 이로 인해 소형 디지털 기기에 터치스크린 기술을 채용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둘째로, 터치스크린 기술의 발달과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디바이스 하드웨어 스펙의 향상을 들 수 있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한다 하더라도 이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의 기능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없을 것이다.

셋째,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모바일 기기의 소형화와 컨버전스화가 이루어지면서 작은 화면에서 다양한 기능을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위해 터치스크린이 부각된 점을 들 수 있다. 과거의 휴대폰들은 숫자와 4방향 키로 이루어진 키패드로만 음성 통화 및 문자 메시지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다. 단순히 통화만 하고 문자를 보내던 시절에는 이러한 방식이 문제가 없었지만, 휴대폰에 MP3 플레이어, 카메라, DMB, GPS 등의 다양한 기술이 결합됨에 따라 기존의 키패드 방식만으로는 이러한 기능들을 실행하는데 어려움이 생기게 되었고, 거기에 휴대폰 단말기의 소형화 추세에 따라 추가된 기능 키들의 공간 확보도 곤란한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나 단말기 자체의 크기는 점점 더 작아지는 반면, 휴대폰에서 영화 및 TV 수신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들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남에 따라 휴대폰의 화면은 점점 더 커지게 되고, 터치스크린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각광을 받게 된 것이다.
많은 가전제품들 중에서 휴대폰과 같이 이동성과 소형화를 중요시하는 모바일 기기에서 유독 터치스크린이 주목을 받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이와 같은 터치스크린 폰들의 UI를 개발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을 꼽는다면, 다음과 같다.

첫째, 화면에서 기능을 구현하는 버튼의 크기일 것이다. 사용자가 터치스크린 휴대폰을 조작할 때 평균적으로 사용하는 손가락과 손톱 크기, 화면 보는 각도, 휴대폰을 쥐는 그립 등은 사용자가 터치할 때 화면 상에 남는 지문 크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지문 크기의 평균사이즈를 측정하면 화면상의 버튼 크기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둘째, 터치스크린 폰은 기존 키패드 방식에서 키패드에 적용했던 기능키들을 화면상에 직접 배치함에 따라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버튼의 기능을 인지하고 이용하는 것이 쉬워진 반면, 작은 화면에서 한 화면에 보여져야 하는 버튼의 개수가 늘어나 효율적인 UI 구조 설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게 되었다. 기본적인 UI 원칙에는 한 개의 버튼에 한 가지 기능만을 할당하도록 하는데 반해, 기존 키패드 방식의 휴대폰들은 MP3 플레이어나 동영상 플레이어, 카메라 등 새로운 기능이 추가될 때마다 같은 키가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기능과 버튼의 연관성도 떨어져 기기의 사용성과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었다.
이런 문제점들은 터치스크린 기술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하였으나, 휴대폰의 작은 화면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여 버튼을 배치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게 되었다.

셋째, 터치스크린 폰은 물리적인 버튼을 눌렀을 경우 느껴지는 촉감이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사용자는 이 기능이 제대로 실행되는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여부를 확실하게 알 수 없다. 그래서 대체 방법으로 컴퓨터 촉각 기술인 ‘햅틱스(Haptics)’등을 채용하여 버튼 터치 시 진동이나 좀 더 명확한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이로 인한 사용자의 불만이 많은 편이다.
이러한 부분을 좀 더 보완하기 위해서, 버튼을 눌렀을 때 피드백의 노출 시간을 길게 하고 가시성이 높은 색상을 사용하여 사용자가 버튼 조작에 대한 피드백을 분명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용자가 터치스크린 폰을 이용하는 데 있어 가장 불편하게 생각한 오작동의 경우 피드백을 인지하지 못한 사용자가 연속해서 터치할 경우에 발생 확률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는 사용자가 터치스크린 폰에서 문자를 입력하는 방식에 많은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키패드 입력 방식에 익숙한 사용자들은 가상키보드(Virtual Keyboard)를 사용하는 것을 불편하고 어렵게 생각한다. 실제로 키패드와 터치스크린 폰 두 가지를 놓고 문자입력 시간을 비교한 결과 키패드 방식의 문자 입력시간이 월등히 짧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문제점은 사용자가 문자를 입력할 때 예상되는 문구나 자주 쓰는 문구 등을 ‘문장 자동 완성 기능’으로 제공하거나 멀티모달 인터페이스(Multimodal interface - 인간과 기계의 통신을 위하여 음성, 키보드, 펜을 이용하는 방법)등을 활용하여 해결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단점은 터치스크린 기술 발전의 과도기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세계적인 컨설팅 업체인 스트레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그룹이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휴대폰 출시율이 2007년 당시 2%에 불과하지만 2012년에는 휴대폰의 40%정도가 터치스크린을 탑재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 것처럼, 최근 출시되는 휴대폰들 중 최첨단 휴대폰들은 예외없이 터치크스린을 채택한 폰들이다. 또한 기존의 터치 기술을 보완하여 단순히 화면을 터치하는 것에서 드래그앤드랍(Drag&Drop)도 가능하게 되었고, 더 나아가 아이폰 같은 경우 ‘멀티 터치(Multi touch)’도 가능하도록 구현되었다.

터치스크린의 발전은 더욱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모바일 분야를 포함한 거의 모든 제품 분야에서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신제품과 컨셉안들이 줄지어 나오고 있고 관련 기술들도 속속 개발되고 있는 실정이다. 미래에는 제품의 본체나 하드웨어의 기능마저 터치스크린에 내장되어 터치스크린만으로 모든 것이 구현되는 날이 올 것이다. 영화 ‘마이너리티’의 한 장면 같은 세상이 실현될 날도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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