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30
회사원 A씨의 하루 : A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ooo으로 주식시세를 살피고 이메일을 확인했다. A는 출근해 사무실에서 만난 바이어에게 명함을 건네받고, ooo를 이용해 명함에 담긴 거래처의 정보를 자동 저장했다. 그리고 회의에 참석해 회의내용을 메모하는 대신 ooo을 이용해 음성녹음을 했다. 오후 업무시간에 외근을 나간 A는 이동 중인 버스 안에서 거래처에 보여줄 프레젠테이션 내용을 ooo으로 수정했다. 거래처에서 A는 프레젠테이션을 하면서 거래처가 요구하는 자료를 ooo으로 자신의 사무실 컴퓨터를 원격 조정해 바로 제시했다. 이렇게 하루 업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A는 ooo을 이용해 버스도착 시간을 확인하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며 하루를 마감했다.
글 | 월간사진 박지수 기자
아이폰에서 가장 인기높은 어플은 사진 어플
여기서 ooo은 무엇일까? 이미 눈치챈 사람이 많겠지만 정답은 바로 ‘아이폰’이다. 여기서 회사원 A는 이 모든 일들을 아이폰 하나로 해결했다. 엄밀히 말하면 A는 아이폰의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을 이용해 모든 일들을 해냈다. 아이폰은 여러 가지 다양한 기능을 지닌 어플과 결합해 전지전능한 능력을 발휘한다. 사람들이 아이폰에 열광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어플 때문이다. 지난 3월 KT경제경영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아이폰 사용자들은 평균 86개의 어플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국내 아이폰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다운을 받는 어플 분야는 무엇일까? 바로 사진관련 어플이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무엇보다 사진 어플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기능과 색다른 재미 때문이다. 지금까지 핸드폰 사용자들은 핸드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파일로 보관하는 비교적 단순한 기능에만 만족해야 했다.
반면 아이폰 사용자들은 다양한 사진관련 어플을 통해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바로 수정하거나 편집한다. 그 다음 바로 사진을 전송하거나 업로드해 자신이 찍은 사진을 다른 사람과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이처럼 사진 어플 사용자들은 다양한 사진 어플의 기능과 재미를 만끽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아이폰의 사진 어플이 아이폰 사용자의 사진생활을 변화시킨 셈이다. 그렇다면 달라진 사진생활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과연 사진 어플은 어디까지 사진생활을 변화시킬까? 이제부터 촬영에서 수정과 편집의 모든 과정을 아이폰 하나로 해결하는 사진가 B씨를 따라가 보기로 하자.
사진가 B씨의 사진촬영 - 편리한 셔터기능의 Gorillacam 어플
어느 조그만 카페에서 만난 사진가 B는 자리에 앉자마자 아이폰을 꺼내든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며 여기저기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그런데 셔터소리는 들리지만 아이폰을 그저 들고만 있을 뿐, 아무런 조작은 하지 않는다.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보자 돌아온 대답은 “Gorillacam 어플이에요.” B의 설명이 계속된다. “아이폰에 내장된 카메라는 단순하게 찍고 저장하는 기능 밖에는 없어요. 더구나 터치 스크린 방식의 아이폰은 셔터를 누르는 부분이 작아서 불편할 때가 많아요. 특히 셀카를 찍을 때는 더하죠. 이런 문제를 Gorillacam 어플이 간단하게 해결해줘요.” Gorillacam 어플에는 아이폰의 터치 스크린 아무데나 눌러도 사진이 찍히는 기능과 일정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사진이 찍히는 기능도 있다. 특히 anti shake 기능은 카메라의 흔들림을 감지해 흔들림이 멈추면 자동으로 사진이 찍힌다.
잠시 후 결과물을 보여주던 B는 “사진이 심심해 보이네요”라며 다시 찍기 시작한다. 다시 찍은 사진은 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푸딩카메라 어플이에요.” 푸딩카메라 어플은 7가지 카메라와 7가지 필름 설정으로 49가지 다른 느낌의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이를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느낌의 사진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사진가 B씨의 사진수정 - 다재다능한 Photoshop.com mobile 어플
B는 방금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들을 바로 수정하기 시작한다. 이번에 그가 사용하는 어플은 Photoshop.com mobile이다. “그냥 흔히 아는 포토샵의 아이폰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단순하고 간단하지만 포토샵의 중요한 기능들은 다 있어요.” B는 손가락을 움직여 자신이 원하는 대로 능숙능란하게 사진을 크롭하고, 채도를 조절하는 등의 수정과정을 거친다. “주로 사람만 찍는 사람들에게는 moreBeaute 어플이 유용해요. 간편하면서 자연스럽게 피부톤을 깔끔하게 해주거든요. 일명 뽀샤시 말이에요.” B는 또다시 아이폰 위에서 손을 바삐 움직이더니 무언가를 보여준다. “Strip Desiner 어플이에요. 여러 가지 레이아웃이 있고, 말풍선 모양도 다양해요. 꼭 만화처럼 보이죠?” 그런 다음 B는 여러 가지 모양의 말풍선을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배치하고 마음대로 문자를 입력한다. “사진 찍는 것도 재미있지만, 이렇게 사진들을 배열하고 말풍선을 입히는 재미도 쏠쏠해요.”
사진가 B씨의 사진관리 - 간편한 사진앨범 i사진폴더 어플
B가 이번에는 i사진폴더 어플을 보여준다. “아이폰은 기본적으로는 사진폴더를 새로 만들 수 없어서 많이 불편해요. 근데 이 어플은 마음대로 폴더를 만들 수 있어 사진관리하는데 편리해요.” 셀카, 음식, 친구, 풍경 등 다양한 색깔의 폴더가 나타난다. 그런데 셀카사진을 보려고 폴더를 터치했는데 사진을 볼 수가 없다.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해요. i사진폴더 어플의 보안 기능이에요. 남들이 함부로 보면 안 되는 사진도 있잖아요. 그 대신 다른 것을 보여줄게요." 그가 보여준 이미지에는 B가 찍은 사진이 벽에 걸려 있다. “이건 Art&Photo Collections라는 건데, 사진들을 내가 원하는 공간에 가상으로 디스플레이를 할 수 있어요. 어떤 공간에 어떤 사진이 어울리는지 실제로 보지 않고는 알기 힘들잖아요.” 이렇게 이 어플은 사진에 어울리는 액자, 벽면의 색깔, 공간디자인 등을 미리보기할 수 있는 것이다.
아이폰의 가볍고 스마트한 사진생활
이렇게 B는 짧은 시간 사이에 사진을 촬영하고, 수정과 편집을 하고 벽에 디스플레이 하는 것까지 보여주었다. 한마디로 아이폰 하나로 사진과 관련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B가 보여준 사진 어플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하루에도 수많은 어플이 새로 등록되어 앱스토어를 가득 채우고, 기존의 어플은 버전업하면서 스스로 진화를 거듭한다. 이렇듯 어플의 발전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렇기 때문에 카메라의 바디와 렌즈의 기계적 성능을 비교하듯 어플의 기능적 우월성을 평가하기는 곤란하다. 그저 놀이를 하듯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의 구미에 맞게 다운받아서 즐겁게 놀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휴대용 라이카 카메라가 브레송의 ‘결정적 순간’이라는 사진미학을 가능하게 해주었듯, 아이폰의 사진 어플의 가볍고 스마트한 사진생활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사진집도 다운받아 본다!
첫 아이패드 앱스토어 등록된 디지털 사진집 ''damotori wide''
다모토리라는 이름으로 10여년간 꾸준하게 사진활동을 해온 최승희씨가 최근 아이패드용 디지털 사진집 ''damotori wide''를 발간했다. ''damotori wide''는 국내 최초로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된 디지털 사진집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현재 국내 아이패드 앱스 포토 부분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 최초’라는 상징적 의미뿐만 아니라 디지털 사진집은 모바일 콘텐츠 시대에 어울리는 사진의 새로운 유통구조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이유가 충분하다.
디지털 사진집이지만 최대한 종이사진집에 가깝게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사진집 ‘damotori wide’에는 최승희씨가 지난 5년간 세계 각지에서 찍은 파노라마 사진 중 엄선한 400여장이 실렸다. 웬만한 대형 사진집을 능가하는 사진양도 양이지만 질적인 면에서도 만족도가 높다. 실제로 ‘damotori wide’의 사용자 리뷰를 보면 사진집이 무료로 제공되는 사실이 놀랍다거나, 유료로 전환해도 살 의향이 있다는 반응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반응들은 작가가 오랫동안 작업한 사진들, 즉 준비된 콘텐츠 덕분이다. ‘damotori wide’가 아이패드용으로만 개발된 것은 최대한 종이사진집에 가까운 모습으로 만들고 싶은 작가의 고집 때문이다. 최승희씨는 “아이폰은 크기가 너무 작아 사진집의 느낌이 안 나지만 아이패드는 책 크기와 비슷해 사진집의 느낌을 최대한 살릴 수 있다”며 사진집이 아이패드용으로만 개발된 이유를 밝혔다. 더불어 "사진을 감상하기에는 여전히 종이에 인화된 것이 가장 좋다"면서 ‘damotori wide’의 메뉴구성을 간소화하고, 최대한 종이책을 넘기는 느낌이 살도록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소통하는 새로운 사진유통방식
본격적으로 디지털 사진집 시장이 형성되면 개발프로그램의 비용이 줄어들어 디지털 사진집을 발간하는 비용이 더욱 저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앱스토어를 통한 디지털 사진집은 해외시장을 비롯해 다양한 소비자층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일대일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모바일 콘텐츠의 유통구조는 사진의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원활한 소통을 가능하게 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본 기사는
<월간사진>
2010년 8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월간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