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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UX 디자이너로 성장하기 ②

2015-05-26


요즘 인기 있는 마이크 몬테이로(Mike Monteiro)는 인터랙티브 디자인 스튜디오 뮬 디자인(Mule Design)의 공통 창업자이자 디자인 디렉터이다. 나는 그가 지난 2월 Interaction Design Association (http://www.ixda.org) 컨퍼런스에서 보여준 키노트 강의를 흥미롭게 보았다. (키노트 Interactions 15 (2015년 2월 11일 샌프란시스코), 마이크 몬테이토의 저서 중 2012년에 출판된 책은 2014년 〈디자이너, 직업을 말하다〉로 국내에 번역된 서적이다.) 그가 말한 강의 요지는 이것이다. ‘디자이너의 디자인은 스스로 팔리지 않는다.’ 디자이너는 반드시 자신의 디자인을 누군가에게 팔아야 하며, 이를 설득하는 능력은 디자이너의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다.

글 ㅣ 이재용 PXD 대표이사
 


디자이너는 자신의 디자인 설득 능력 배양을 위해 디자이너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스스로 발전시켜야 한다. 클라이언트에게 자기 디자인을 팔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초급'디자이너에서 '중급'디자이너로 가는 필수 능력이다. 하지만 이건 인하우스 디자이너에게도 마찬가지다. 상사에게 (특히 디자이너가 아닌 상사에게) 자신의 디자인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당연히 초급 디자이너에게도 필요한 능력이다. 다만 초급은 대게 선임 디자이너를 상대하는 반면, 중급은 디자이너가 아닌 클라이언트와 상사를 설득해야 한다.

그의 강의는 현 디자인 교육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대학에서는 예비 디자이너들에게 디자인 설득 교육을 전혀 시키지 않는다. 물론 수업 시간에 (디자이너) 교수님 앞에서 설명하거나 다른 학생 작품에 의견을 내긴 하지만, 체계적으로 가르친다기 보다 논리적인 설명 없이 스스로 깨달아야 하는 고행 구도 같다. 설령 깨달음을 얻는다 하더라도 실생활에는 거의 도움되지 않는다. 중급 디자이너는 자신의 디자인을 보통 디자이너가 아닌 사람에게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대학 교육은 여기서 칼라가 어떻고 폰트가 어떻다는 '디자이너끼리'의 크리틱만 가까스로 연습시켰을 뿐, 어떻게 사업·산업 영역에서 디자이너가 아닌 경영자, 기획자, 개발자에게 자신의 디자인을 설득해야 하는지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위대한 디자인은 스스로 팔린다.”

많은 디자이너가 빠져있는 착각이다. 심지어 이렇게 가르치는 사람도 많다. 당신이 허먼 밀러 에어론 체어(Herman Miller Aeron Chair)를 디자인한 채드윅(Chadwick)이라고 생각해보자. 자, 이 위대한 디자인을 CEO인 딕 러쉬(Dick Ruch)에게 가져갔을 때, 그가 "오 위대한 디자인이군, 당장 생산합시다!" 이랬을 것 같나? 천만의 말씀이다. 의자 제조 과정을 완전히 바꾼 혁신적인 디자인의 의자를 만드는 건 허먼밀러로서도 엄청난 도전이었다. 당연히 엄청난 고민과 논쟁 끝에 승인했다.
(참고: http://www.fastcodesign.com/1671789/the-untold-history-of-how-the-aeron-chair-came-to-be#1)

가령 (사실 현실에선 정말 운 좋은 경우 아니면 그나마도 힘들지만, 많이 양보해서) 위대한 디자인이 최종 소비자를 만났을 때 스스로 팔린다고 하자. 가내 수공업이나 1인 기업이 아니라면, 틀림없이 그사이에 경영자, 개발자, 클라이언트, 투자자들이 있을 것이다. 디자이너는 그들을 설득해야 한다. 디자인이 위대하고 사람들의 고정 관념을 파격적으로 바꾸는 것일수록, 또 생산량이 늘어나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수록 많은 설명이 필요하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1. 디자인을 잘하고,
2. 이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임을 설득하는 것이다.

당연히 자신이 디자인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 프레젠테이션시키면 안 된다. 모든 디자이너는 어렸을 때부터 자기 디자인을 설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중급이 되려면 이것이 더 절실하다.

“Selling is a core design skill.”

100% 동의한다. 그런데 왜 디자인 학교에서는 이 핵심적인 기술을 가르치지 않을까? 고객 프레젠테이션에 영업 담당자를 보내지 마라. 고객이 “파란색으로 바꿔 주세요"라고 말하면 아마 영업 담당자는 고객이 원하는 수정 목록을 만들어 디자이너에게 던져줄 것이다. 그러나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사람은 디자이너다. 바로 그것을 디자인한 사람! 그리고 이렇게 물어야 한다. “고객님이 파란색으로 바꾸길 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무엇을 얻고 싶은 건가요?” 여기까지가 디자인이다. “파란색이 싫으세요? 바꾸겠습니다.” 이렇게 대답하지 않는 것까지가 디자인이다.

디자인 발표는 클라이언트, 상사, 그리고 사용자에게 한다. 대개 디자이너가 아닌 사람에게 한다. 그들은 디자인 전공 교수가 아니다. 디자인 디테일이 아니라, 사업, 제품, 서비스 목표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클라이언트는 디자인 발표가 끝났을 때, 뭐라고 피드백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99%이다. 그들이 엉뚱하게 칼라에 딴지걸지 않고, 사업 목표에 대해 피드백하도록 유도하는 것까지가 디자이너의 업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여전히 이렇게 말할 것이다. "좋은 디자인은 스스로 팔린다"

궁금한 분들을 위해 참고로 그가 제시하는 ‘고객에게 프레젠테이션할 때 피해야 할 13가지(13 Mistakes - Designers Make During Client Presentations)’를 적어 보겠다.

1. 클라이언트 비위 맞추려고 거기 간 게 아니다(You are not there to be the client's friend)

그 사람을 즐겁게 해주려고 기분을 맞춰주기 보다 그들의 사업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한다. 고통스럽더라도 문제를 제대로 드러내고 방법을 찾아라. 미봉책으로 가리지 말고 맞서 싸워라. 사업이 잘되면 결국 좋아한다. (Happiness is a side-effect of good design, not a goal.)

2. 프레젠테이션을 장악하라(‘MY’ design presentation)

Not getting off your ass. 이 방은 당신의 방이다. 클라이언트에게 영감을 주고, 그들이 제대로 된 사람을 고용했다는 확신이 들게 하라. (You are a designer, and confidence is a part of your job.)

3. 발표를 변명으로 시작하지 마라. 그럴 거면 아예 연기해라(Starting with an apology)

사과부터 시작하면, 클라이언트는 놀라 실망할 거다. 열심히 준비했다면 할 만큼 한 거다. (You are always presenting the correct amount of work.) 만약 고객의 기대 수준을 조절하고 싶은 거였다면, 그 발표 훨씬 전에 해 두었어야 한다. 정말 준비가 안 되었다고 생각한다면 차라리 취소하고, 새로 발표 날짜를 잡아라. 프로젝트 동안 한 번 정도는 이 카드를 쓸 수 있다.

4. 무대를 정확하게 설정해라(Not setting the stage properly)

두 가지 포인트가 중요하다.
첫째. Why are we here? 목적이 중요하고, 그 사람이 무슨 기여를 해야 하는지 정해 줘라.
둘째, When can we leave? 이루려는 목적이 정확히 이루어지게 하고, 이루어지면 바로 회의를 종결해라.

5. 디자인한 것을 하나하나 설명하지 마라(Giving the real estate tour)

정말 지루하다. 하지만 의외로 많은 디자이너가 그렇게 설명한다. 그보다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왜’ 이렇게 했고, 기존과 ‘무엇’이 다르며 경쟁에서 ‘어떻게’ 이길 수 있는지 설명해라. 작업할 때는 치밀하고 논리적으로, 발표할 때는 매력적이고 감성적으로.

6. 메모는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발표에 집중하라(Taking notes)

7. 대본을 읽듯이 발표하지 마라(Reading a script)

열정을 갖고 발표하고, 청중을 흥분시켜야 한다.

8. 방어적일 필요 없다(Getting defensive)

"You are not your work, and your work is not YOU."
작업물과 자신을 동일시해서 상처받을 필요 없다. 인간적인 공격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프로답게 비판과 토론에 열려 있어라. 경청해라. 즉각적이고 섣부른 대답은 방어적으로 보인다.

9. 디자이너 관점의 디테일보다는 사업의 목표에 대해 말하라(Mentioning typefaces)

항상 클라이언트가 '목표'에 집중하게 만들어라. (클라이언트가 폰트나 색상을 지적하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묻고, 왜 그것이 사업의 목표에 방해가 되는지 이해하면 된다. 그러고 난 다음 폰트나 색상은 디자이너가 정한다.)

10. 얼마나 노력했는지 말하지 마라(Talking about how hard you worked)

디자인은 시간이나 노력이 아니라 품질로 평가되어야 한다.

11. 질문을 요구 사항인 것으로 착각하지 마라(Reacting the questions as change requests)

단순하게 대답하면 궁금증이 풀릴 수 있는데, 바로 바꿀 수 있다는 식으로 대답하는 것은 어리석어 보인다.

12. 클라이언트가 어떤 피드백을 주어야 할지 안내하라(Not guiding the feedback loop)

대부분 클라이언트는 당신의 발표를 두고 어떤 종류의 피드백을 주어야 할지 100% 모른다. (정말 중요한 사실이다.) 클라이언트가 어떤 피드백을 주어야 할지 안내하는 것도 분명 디자이너가 해야 할 일이다. (단순히 ‘What do you think?’라고 묻지 마라.) 

항상 '목표'에 해당하는 질문을 해라. 제대로 된 질문을 해야 제대로 된 대답을 얻는다.

13. 마음에 드냐고 묻지 마라(Asking ‘Do you like it?’)

이것은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고객의 선호는 중요하지 않다. 최종적인 사업의 성공이 중요하다. 당신의 승진과 수주는 고객의 선호가 아니라 사업의 성공 여부에 달려있다. (물론 대기업 환경에서는 좀 안 맞을 수 있다.)

즉, 우린 디자인에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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