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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영상 | 리뷰

갭 컬렉션으로 연출하는 사라 제시카 파커 스타일

2004-11-24

청바지를 이용해 자신 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어내기 원한다면 이 광고를 주목하자. HBO 드라마 섹스앤시티 (Sex and the City)의 그 멋진 컬럼니스트 캐리 브래드쇼를 연기해 에미상을 휩쓸며 유명해진 사라 제시카 파커 (SJP: Sarah Jessica Parker)가 등장하는 갭 컬렉션 광고다.

록가수 레니 크래비츠 (Lenny Kravitz)의 전자 기타 리듬과 함께 SJP와 크래비츠가 흥겹게 노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데 여기 저기 연녹색, 분홍, 하늘색, 빨간색, 그리고 노란색 사각이 백색 기조의 배경과 만들어내는 비주얼이 변화무쌍하게 연출되는 SJP 패션과 어우러져 그야말로 “쿨~”한 도시적 스타일리쉬함을 한껏 전해주고 있다.

흡사 뮤직비디오와 같다고 할 수 있는 이 광고는 어떤 장르의 음악으로도 시각적으로 세련된 최첨단 스타일을 멋지게 만들어내어 뮤직비디오 및 광고 업계에서 가장 주가가 높은 감독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 프란시스 로렌스 (Francis Lawrence)의 작품이다.

작품에 거의 늘 비주얼 이펙츠 기술을 사용하는 감독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광고역시 각각 다른 스타일의 SJP 여섯 명이 크래비츠를 가운데 두고 한 무대에서 춤을 추고 있으니 분명 이펙츠 기술을 사용해 연출해낸 것이다.

기술로만 말하자면 모종의 합성기술이 사용되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지만 신기한 것은 그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길래 이렇듯 시각적으로 스타일리쉬하면서도 음악 및 조명 등, 모든 효과 요소들이 완벽하게 조화되어 있는 세련된 화면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라는 점이다.

제작을 담당한 메서드스튜디오의 수석 비주얼 이펙츠 아티스트, 러셀 펠 (Russell Fell)에게 몇가지 질문을 보내 알아보았다.

메서드스튜디오는 1999년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 설립된 비주얼이펙츠 제작사로 소속된 감독만 무려 200여명에 달하는 대 제작사다. 자체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제작에 투입할 만큼 진보된 비주얼 이펙츠 테크닉을 선보이고 있으며 지금까지 캐딜락, 애큐라, 현대, AT&T, 나이키, 아디다스 등을 위한 작업을 통해 시각적 향연이라 할 만한 최첨단 작품을 선보이며 각종 상을 수상해 왔다.

메서드스튜디오 소속 감독인 프란시스 로렌스는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를 두차례 수상한 경험이 있는 뮤직비디오 제작 베테랑이다. 도시문화 및 감각을 연출해 내는 재능이 뛰어나 특히 상업 광고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콘스탄틴 (Constantine)”이라는 영화도 감독한 바 있다.

러셀 펠은 VFX 디렉터이자 수석 2D 아티스트, VFX 수퍼바이저로서 제작에 참여하며 지금까지 애큐라, 싱귤러, 포드, 인피니티, 폭스스포츠, 밀러, 나이키 등의 광고를 제작해 왔다. 작품 릴을 보려면http://www.methodstudios.com/mot110 클릭.

귀에 익은 전자기타 소리 (크래비츠의 1993년 히트곡 “Are you gonna go my way?”)에 맞춰 긴 복도를 걸어나오는 SJP. 진회색 중절모에 꽃분홍색 스웨터와 청바지 차림을 하고 있다. 촬영장으로 향하는 길인 듯 메이컵과 헤어아티스트들은 SJP를 연신 따라 붙으며 스타일링 마무리에 바쁘다.

광택이 자르르 흐르는 스카이블루 색 문을 열고 촬영장으로 들어서는 SJP. 동시에 음악은 크래비츠의 2004년 히트곡 “Lady”로 바꿔 이어지며 SJP와 크래비츠의 공연이 시작됨을 알린다. 인사를 하듯 춤을 추며 크래비츠의 주변을 도는 SJP와 기타 연주로 화답하는 크래비츠.

잠시 뒤 (약 4초 후) 각각 검정과 흰색 상의를 걸친 다른 스타일의 SJP들이 연두색과 핑크색 문을 열며 등장하고 이어서 각각 빨간색 스트라이프 티셔츠와 흰 브라우스에 검은 자켓을 걸친 SJP가 이번에는 빨간색과 노란색 문을 열며 차례로 들어서는데 가만히 살펴보니 멀리 체크무늬 자켓을 걸친 또 다른 SJP가 스카이블루 문을 열고 무대로 들어서고 있다. 총 6명의 SJP가 나타난 셈인데…

그 때부터 무대는 크래비츠를 가운데 두고 춤추는 SJP들의 움직임과 다양한 그녀의 패션 스타일로 정신이 없다. 하지만 분위기는 즐겁고 가벼운 파티. 모두들 흥겹기 그지 없는 가운데 점차 클라이맥스로 향하는 크래비츠의 노래와 그 리듬에 맞추어 “How do you wear it?” 문구가 나타나고 잠시 뒤 “Yeah!”하는 크래비츠의 한마디와 함께 유쾌한 야단법석은 끝이 난다.

광고 컨셉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달라.
이 광고는 올 가을 갭 광고 캠페인의 주제인 “How do you wear it? (어떻게 입을 건가요?)”의 일환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컨셉은 “배우 사라 제시카 파커와 록가수 레니 크레비츠가 갭 컬렉션으로 연출해내는 그들 만의 독특한 패션 스타일을 선보임과 동시에 SJP의 다양한 패션스타일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독특한 개성미를 부각시킨다”였다.

이 컨셉의 배경에는 물론 고도의 머천다이징 전략이 있다. 일차적으로 SJP를 비롯해 특정 연예인의 갭 스타일을 선보이는 데 촛점을 맞추고 있지만 웹사이트 www.howdoyou.com을 통해 소비자들이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선보이는 장을 마련하는 등 궁긍적으로 갭 콜렉션 마케팅을 겨냥한 것이기 때문이다.

광고 제작기간 및 동원인력은?
지난 7월 촬영에 들어가 9월에 완성했으니 총 3개월이 걸린 셈이다. 이 중 3주는 비주얼 이펙츠 제작에 사용되었다. 비주얼 이펙츠와 관련해서 동원된 인력에는 VFX 프로듀서 레이첼 콕 (Rachel Koch)을 비롯해 촬영감독 세드릭 니콜라스 (Cedric Nicholas), 그외 나를 포함한 7명의 2D/3D CG 아티스트들이 포함되어 있다.

언제 처음 방송되었나?
MTV 비디오뮤직어워드 (VMA Awards) 방송 시다. 흡사 뮤직비디오를 방불케 하는 까닭에 MTV 주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다는 전략이 있었으며 실제로 일반시청자를 비롯해 MTV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았다 평가되고 있다.

호평의 직접적인 근거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일차적으로 SJP의 유명세가 영향을 미쳤다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근거는 시청자들이 크래비츠와 SJP가 서로 즐겁게 어울리는 모습을 거부감 없이 즐겼다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크래비츠의 음악도 영향이 컸다. 정말 너무 멋지다!

제작과정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달라.
가장 먼저 한 일은 화면에 춤추는 6명의 SJP의 안무 및 위치를 디자인하는 작업이었으며 감독 및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트레이 레어드 (Trey Laird)의 일이었다. 여기에는 어떤 의상으로 어떤 경로를 따라 춤을 추는 지에 대한 철저한 계산과 프레임 상에서 SJP를 어디에 위치시킬 것인지에 대한 사전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그 다음에 한 일은 6명의 SJP 대역들을 계획한 대로 움직이게 하며 그 장면을 촬영한 것으로 SJP의 연기 및 움직임을 리드하는 역할을 했으며 비주얼 이펙츠의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기초 자료로 사용되었다. 그 다음 과정은 촬영된 대역의 움직임에 기초해 SJP를 움직이게 하고 그 장면을 촬영하는 것이었는데 특히 SJP가 각각 다른 위치에서 같은 액션을 여러 차례 반복해 연기해야 했으며 크래비츠와 어울리는 장면의 경우 적당한 공간과 거리를 세세하게 조정하는 과정이 선행되었다.

사용된 비주얼 이펙츠 기술이라면?
춤추는 SJP 여러 명을 한 화면에 담아내는 데 사용된 합성 기술과 장비 및 반사빛 등을 지우는 클린업 작업, 문에 비치는 반사이미지 처리, 그리고 전 화면에 걸친 디지털 색보정 및 강화 기술이 포함되어 있다. 방법상으로는 그린 스크린 샷이 더 용이한 방법이었지만 유명한 연예인들이라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대신 촬영된 플레이트에서 SJP를 도려내 화면에 배치시키는 로토스코핑 및 디지털 페인팅 방법으로 접근했다.

기술적 난제는 없었나?
무척 복잡한 과정이었지만 기술적으로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다. SJP 및 크래비츠와 같은 거물 연예인을 상대로 연출해야 했다는 점과 제작 기간이 짧았다는 점이 어렵다면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실제로 촬영 시 SJP 연기가 아무리 멋지고 훌륭해도 기술적으로 화면 상에 표현해낼 수 없는 경우가 많았고 두 배우들의 일정 조정이 어려운 까닭에 한번 촬영한 플레이트에서 멋진 장면과 연기를 도려내 재배치해 연출해야 했었다.

이는 곧 로토스코핑 및 페인팅을 이용해 SJP 및 크래비츠를 이리저리 옮겨 재배치하거나 그려내는 과정이 많았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솔직히 SJP와 크래비츠가 춤을 추는 장면의 경우 몇 장면을 제외하고는 모두 로토스코핑 및 페인팅과 같은 디지털 손질이 있었다.

언제나 그렇지만 갭 광고는 참 참신하다. 군더더기가 없이 깔끔한 화면은 늘 에너지로 가득 차 있으며 명랑하고 활달해서 보는 것 만으로도 기운을 솟구치게 할 정도다. 이 느낌을 연출하기 위해 갭 광고 제작팀은 기존 비주얼 이펙츠 테크닉의 한계를 넘어 자주 최첨단 테크닉을 소개하고는 한다.

색상 하나에서부터 컨셉에 이르기까지 “영감”으로 접근하는 것이 비결이라고 하는데 그 영감은 갑자기 떠오르는 그런 종류의 것이라기 보다는 매 시즌마다 디자이너 및 그래픽 아티스트는 물론이거니와 제품 매니저까지 포괄하는 크리에이티브들이 그 시즌에 맞는 룩앤필을 창조하고자 하는 끊임없는 노력에서 비롯됨은 말할 것도 없다.

그 때문인지는 모르나 갭 광고의 비주얼 이펙츠는 같은 기술을 반복하는 매너리즘에 결코 빠지지 않는 것 같다. 이번 광고처럼 기존 기술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이는 기존 기술을 반복해 이렇게 저렇게 요리해 보자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목표로 하는 룩앤필을 표현하는 데 집중한 결과라는 점에서 늘 새로운 솔루션이다.

바로 이 때문에 갭 광고에서는 아무리 최첨단 비주얼 이펙츠 테크닉을 사용해 제작한 것일지라도 테크닉 자체가 광고의 룩앤필 및 컨셉에 앞서 튀는 경우가 없고 최첨단 비주얼 이펙츠가 자칫 주기 쉬운 “테크닉의 공허함” 내지는 “의미의 부재”가 없이 늘 꽉 차 있는 느낌이다.

Special Thanks to Russell Fell, the Visual Effects Artist and Neysa Horsburgh, the Visual Effects Executive Producer at Method Studio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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