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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영상 | 리뷰

서태지의 플래시 애니뮤비, 본 적 있어?

2006-02-21


플래시로 뮤직비디오와 CF, 게임 오프닝을 만든다. 카툰 다이어리를 출간하고, 플래시 공모전에서는 10회가 넘는 수상을 했다. 대단한 작품, 대단한 감독 정빈영을 만났다.

RAINLIGHT(www.rainlight.net)의 정빈영 감독님

RAINLIGHT ?
RAIN+LIGHT= 비광雨光. 화투를 모티브로 작업해 옴. ‘비광’ 화투에 등장하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카툰작업을 했으며 2002년 컨셉트다이어리 ‘화투카툰’ 을 출판하기도 함.

<출처 : 레인라이트, http://www.rainlight.net>

플래시라는 프로그램이 알려지면서, 정지해있던 인터넷 홈페이지의 화면들은 갑자기 하나 둘 씩 신기하게 움직여왔다. ‘가위손’으로 유명한 ‘팀버튼’ 감독이, 'Stain Boy'작품을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만든다고 자랑하면서부터 더욱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던 플래시Flash.
아직도 많은 디자이너들이 배우려다가 포기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누구보다도 멋진 일을 대담하게 자기것으로 만든, 정빈영 감독을 만났다.

대학 4학년, 졸업작품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던 정빈영 감독의 주위에는 뮤직비디오 수업을 듣고 외국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몇몇 친구들이 있었다.
뮤직비디오를 개인적으로 만들어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학생이 만든 졸업작품이지만 가수가 직접 쓸 수 있게 만들어 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또한, 모든 열정을 담은 작품이 의미 없이 잊혀지지 않는다면 더욱 열심히 작업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마침, 서태지 8집 앨범이 발표되었는데, 이 앨범을 듣고 제작을 결심하게 되었다.
플래시로 뮤직비디오를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실현할 제작기간이 필요했고, 앨범이 이미 발표된 상태이므로 첫 타이틀 곡으로 제작한다면, 가수의 입장에서 적절한 홍보시기와 멀어지므로, 앨범을 주의깊게 들으며 두 번째 혹은 세 번째의 타이틀 곡을 나름대로 연구해보았다. 그 곡을 타깃으로 만드는 방법이 유효할 것 같았다.

그래서 정빈영 감독이 나름대로 선택해 본 곡은 'F.M BUSINESS' 였으며, 운 좋게도 곡 선택이 시기 적절하게 잘 맞아 떨어졌다.

플래시로 만든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를 완성하려면, 서태지가 직접 노래를 부르는 공연영상이 일부 필요했다.

작업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을 때, 작업에 대해 가수에게 알릴 겸, 영상자료을 요청할 겸하여 서태지 컴퍼니 홈페이지에 글을 남겼다. 그러나 바라던 회신은 며칠 지나도 오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만들어 놓은 애니메이션 스틸이미지들과 함께, 서태지 컴퍼니에 메일을 보냈고, 이미지를 첨부한 메일을 본 서태지 컴퍼니 측은 바로 그 다음날 답장을 주었다. 서태지가 직접 이미지들을 봤으며 맘에 들어 했다고 했다.

작품은 무사히 완성되어 서태지의 라이브공연에 뮤직비디오가 상영되었다.
공연에 초대되어 갔을 때, 애니메이션으로 그려넣었던 배경 이미지는 공연무대로 똑같이 재현되어 있었다. 정빈영 감독은 이것에 많은 감동을 받았다. 더구나 공연 중, 상영되던 뮤직비디오의 캐릭터와 똑같이 서태지가 움직이는 순간 느껴졌던 그 감동은 너무나 특별했다.


스타크래프트로 유명한 한빛소프트의 게임 ‘네오스팀’ 오프닝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게임 회사답게 광고의 방식이나 요구사항 등이 매우 파격적이었다.

광고 제작의 목적은 단 한가지, 바로 궁금증 유발이나 입소문으로 보다 많은 네티즌들을 네오스팀 사이트로 이동하게 만드는 바이럴효과였다. 기획 방향은 드러내놓고 광고를 하는 방법이 아닌, 완전히 쌩뚱맞은 영상을 만들어 궁금하게 만든 뒤에 자연스럽게 네티즌들을 사이트로 유도하는 목적으로 기획되었다. 그 결과, 최종기획은 “본격액션신파극 증기남”

네오스팀이라는 게임의 모토가 “증기”라는 에너지원이므로 자연스럽게 주된 캐릭터의 특징으로 잡을 수 있었다. 물론 클라이언트의 전폭적인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이후의 제작과정은 평범하지 않은 쪽으로 진행되어갔다.

우선 4주동안 1주에 1편씩, 총 4편을 만들어내는 시간의 촉박함은 캐스팅이나 장소 섭외 등의 제한을 가져왔지만 오히려 이것이 영상을 더욱 어이없게 웃겨버리는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시간이 없다 보니 주변에 연기 경험이 있는 친구를 섭외하게 되었고(결국 이 친구는 주인공이란 말만 듣고 촬영하러 왔다가 1인 15역을 해냄) 블루스크린 스튜디오 사용도 여의치 않아 실내에 블루스크린을 손수 제작해 벽에다 붙이고 촬영하기까지 했지만, 제작인원의 ‘초절약’으로 무엇보다 스스로 뿌듯해 할 수 있었다.

메인 배우 한명, 엑스트라 한명, 촬영보조 한명, 그 외에 스토리, 촬영, 편집, 특수효과, 성우는 정빈영 감독 혼자서 다 해냈다. (제작인원은 총 4명) 작품 자체를 재미있어 하는 분들도 많았고 그런 제작 과정을 더 재미있어 하는 분들도 많았다.

이 작품은 기사화되어 네이버 붐의 1위를 하기도 하는 등 결과적으로 게임의 홍보라는 목적을 달성해서 좋았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만드는 내내 즐거웠기 때문에 더욱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되었다.


이 작품은 삼성본사의 홍보실에서 확정되어있는 컨셉트(희망, 친근함)를 중심으로 제작되었다. 실험적으로 실사와 합성하는 기법을 사용했는데 모델들은 모두 함께 일하던 직원들과 친구들이다. 당시 나이키 CF의 영향을 받기도 했다.
얼굴 사진을 찍어서 얼굴의 일부를 지우고 눈,코,입을 다시 그려넣으며 캐릭터의 표정을 만들었으며, 녹음은 최소한의 장비와 인원으로 자연스럽고 깨끗한 사운드를 만들 수 있었다.

이 작품은 편당 기획기간이 다소 길었다.
한 달에서 한달 반 정도의 기획기간 후, 3주동안 한편을 만드는 식이었다. 이 작품의 제작을 마친 후 시간에 쫓겨 좀 더 작은 부분에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이 많이 아쉬웠지만 얼굴을 지우고 표정을 만드는 등 실사와 합성하는 기술을 실험해보고 그 방법을 나름대로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플래쉬 작업으로만 만든 ‘느리게 걷기’의 후속편인 ‘아파도’는 3D를 작업하는 후배와 함께 작업했으며 이전에는 사용하지 않았던 다양한 프로그램 툴을 시도해본 작품이다.

캐릭터는 원래 만들어져 있던 그대로 가져가면서, 스토리를 발전시켜야 했는데 발라드 음악의 리듬을 플래시에서 표현하는 것이 조금 까다로왔다. ( 이 작품에서 랩 부분은 실사 영상을 일부 그대로 쓰기도 했는데, 작품을 끝낸 뒤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랩을 위한 짧은 플래시 작품을 만들어보기도 했다.)

뮤직비디오 ‘아파도’는 총 5분 분량을 한달간 작업했으며 음악이나 실사와 합성하는 이런 작업들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에 제작하는 것이 너무나 즐겁고 소중한 경험이었다. 앞으로도 이런 작업을 계속 발전시키면서 진행하고 싶고 작품의 사운드를 비롯해 작곡에도 관심이 많다.


한참 플래시 애니메이션 공모전이 많았던 시기, 공모전 개요를 보는 순간 재미있는 스토리가 떠올랐다.

주로 남성을 주 타겟으로 하는 제품이었기 때문에 평소 좋아하던 007 제임스 본드를 연상시키는 비슷한 캐릭터에 영화 매트릭스의 장면들을 믹스 시킨 것이었다. 기술적으로는 많이 모자랐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함축적인 스토리와 내용을 전달해야하는 광고의 특징을 이때부터 많이 고민하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이 광고 내용을 이 스토리에 이 시간 안에 집어넣을 수 있을까’ 하는 것.
결국 이런 고민들이 지금까지 계속 영향을 미쳐 지금도 항상 “기술보다는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기술적으로 훌륭해지고 싶다.


처음으로 에프터이펙트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한 작품이다.
이전까지는 플래시만으로 작업을 해 왔는데 문득 플래시가 아닌 다른 느낌의 영상물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애프터이펙트라는 프로그램을 시도하게 되었는데, 역시 한달간 엄청난 시행착오와 좌절을 겪게 되었다.

약간의 기술적 확인과 가능성을 연습해보고 실제 작업에 들어갔지만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한 작업은 끝날때까지 결과물의 형태가 불투명했다. 한달간 낑낑거리며 만든 결과물은 결국 좋은 평가를 얻지 못했고 지금까지 만든 작품 중에서 가장 보이고 싶지 않은 작품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몸에 좋은 쓴 약을 먹은 것처럼, 사전 준비작업의 중요성에 대해 뼈저리게 느꼈으며, 이제는 사전에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준비하고 작업에 들어간다. “느리게 걷기”라는 뮤직비디오에서 자동차 운전 애니메이팅과 립싱크를 위해 “GOOD LUCK”이라는 짧은 애니메이션을 만들기도 하고, 증기남을 위해서 스스로 증기남이 되어 블루 스크린 앞에서 연기를 하기도 했다.

항상 처음이 좋아야 끝도 좋은 것 같다. 작품을 시작할 때와 끝날 때까지 일관된 태도로 최선을 다하면 좋은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

복학하고 2학년이었던 2002년, 프리첼 커뮤니티에 카툰을 올리기 시작했다.
주위 친구들은 대부분 자신의 재능을 살려서 활발히 작업을 하고 있었고, 나로서도 뭔가 시도해야 할 것 같았다. 프리첼 커뮤니티가 유료화되면서 홈페이지를 만들게 되었는데, 카툰 작업을 꾸준히 하다보니 교수님이 관심을 가지고 보시게 되었으며 출판작업을 제의 받게 되었다.

화투 카툰 다이어리는, 이미 그려놓은 카툰을 주제에 맞춰 편집하는 것이었으므로 그다지 복잡한 과정이 필요치 않았고, 기획에서 제작까지 한달에서 한달 반정도의 짧은 제작기간으로 출간되었다.

공모전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강아지를 원래 아주 좋아해서 애견 사이트의 플래시 공모전을 준비했던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대상으로 포인터 강아지를 타게 되었는데 지금도 집에서 키우고 있다) 그것이 발단이 되어 이후로 자신감도 생기고,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3, 4학년동안 1, 2년 안에 공모전에서 활발하게 입상을 할 수 있었는데 캠코더, 홈씨어터, 상금 등은 필요한 것이어서 잘 썼으며, 상금은 등록금에 보태거나 생활비와 집세를 내는 등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다. 지금도 한 달에 1~2편은 꾸준히 작품을 만들고 있고, 밤샘은 작업효율이 좀 떨어지기 때문에 낮 시간을 최대한 활용한다.

플래시 작업으로 집중하게 된 계기
학교복학하기 전에 아르바이트로 비디오 가게에서 일을 했다. 영상쪽 회사를 가지고 있는 분이 사장님이어서 플래시 프로그램을 보고, 배울 수 있었다.

플래시를 열심히 배우고 복학하고 보니, 다른 학생들은 이미 프리미어나 포토샵, 일러스트 등 다양한 툴이나 프로그램. 화려한 개인기를 뽐내고 있어 나름대로 위축되기도 했다. 그러나 아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노력했다. 각종 과제들은 플래시를 이용해 만들게 되었는데 응용했던 결과물이 나름대로의 개성으로 보여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포털 사이트의 교육용 플래시라던가 상당히 많은 다양한 플래시들을 볼 수 있다.
플래시 작품의 질을 좌우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시간. 제작하는 시간과 작은 부분에 얼마나 더 신경 썼는가 하는 것에서 차이가 생긴다.
처음에는 머리 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서둘러서 보고 싶은 마음에, 플래시 작업의 한단계 한단계를 서둘러서 마치고 완성해야겠다는 욕심이 있었다. 무엇이나 좀 더 빨리 해 보려고 애썼는데, 지금은 작은 부분들에 대해 좀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어떤 과정을 지나야만 어느 만큼의 퀄리티를 볼 수 있을 것이다라는 예상을 할 수 있어서 좋다. 그래서 초기과정에 좀 더 시간을 분배한다. 캐릭터에 귀걸이를 달아주거나 그림자를 한단계 더 넣어주거나 하는 일이라던가, 작화 부분에 더 주의를 기울인다.
작품을 보는 입장에서는 더욱 그런 것들에서 차이를 느끼는 것 같다.

사용하는 기기, 프로그램들은
사양이 특별하다거나 하지 않은 IBM 컴퓨터로 주로 포토샵과 플래쉬를 이용해 작품을 만든다. 몇 가지 잘 쓰는 메뉴만을 쓰는 편이며 최근부터 에프터이펙트 6.5 버전을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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