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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Interview 블러스튜디오의 FX 수퍼바이저 이승재

2006-10-13


“무엇보다 CG에 대한 애착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쉽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이지만 사실상 이것 없이 좋은 작품을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스스로 자신의 작업에 대한 타인의 평가를 관대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혼자서 몰입한 작업은 가끔씩 치명적인 실수를 덮어버리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이러한 마인드는 CG를 공부하는 학생이든, CG업계의 어떤 레벨의 종사자든, 갖춰야 할 주요 자질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적극적인 R&D입니다. 좋은 아이디어와 컨셉이 있는데 그것을 구현시킬 기술적인 사항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도 낮은 퀄리티의 작품을 만들게 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 비주얼 이펙트에 대해 어떤 접근방법을 구사할 것인지 판단하는 데는 부단한 R&D가 결정적인 배경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취재│ 주자덕 기자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와 현재 소속돼 있는 블러스튜디오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이승재입니다. 남가주의 베니스에 위치한 블러스튜디오(Blur studio)에서 현재 FX 수퍼바이저로 일하고 있구요. 이 곳에서 일을 시작한 지 막 4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블러스튜디오는 베니스 비치와 세계 최대의 인공 보트 정박지인 마리나 델 레이 등 아름다운 휴양지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블러의 프로파일은 3ds max의 개발과 그 축을 같이하고 있으며 개발 피드백에 깊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어떤 공부를 하셨으며 블러에 입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습니까? 그리고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준비하셨습니까?
San Francisco에 있는 AAC (현재 Academy of Art University)에서 컴퓨터 아트를 전공했습니다. 산업디자인(Industrial design)전공으로 입학했다가 과를 옮긴 경우였습니다. 컴퓨터 아트 학부로 옮긴 이후에는 기초 과목들로 인해 처음부터 CG 공부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맥킨토시용 소프트웨어인 Pixel 3D라는 프로그램으로 매뉴얼을 보면서 공부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런 작은 노력들을 통하여 익혔던 기본 개념들이 전공과목을 공부할 때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블러에 입사하게 된 동기는 다소 우연적인 부분이 있었습니다. 졸업하기 전 우연히 블러스튜디오의 회사 데모릴을 접하게 되었고 당시 3ds max로 그 같은 퀄리티의 full 3D를 만들어 내는 것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당시 학교에선 Maya가 3D 통합 소프트웨어로 대세였습니다). 그 해, 저의 작품을 블러에 보냈고 운 좋게도 CEO인 팀 밀러(Tim Miller)로부터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포트폴리오는 졸업하기 1년 반 전부터 만들어 나갔습니다. 졸업 6개월 전에는 기존 작품들에 대한 수정작업과 미비한 것들에 대한 보완작업에 초점을 맞춰 준비를 했습니다. 저의 이펙트 포트폴리오 작품 중에는 카메라 트래킹과 CG 오브젝트의 합성, 그리고 조명(lighting)에 치중한 것들이 1/3을 차지했습니다. 이펙트 포트폴리오가 기술적인 표현에만 치중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미와 기술의 조화에 신경을 썼고, 결국 개인적으로 이러한 라이브 액션과의 합성에 의미를 부여한 작품이 완성되었습니다.

그동안 진행하셨던 대표적인 프로젝트와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작품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으시면?
블러의 주요 프로젝트는 절반 이상이 게임 시네마틱입니다. 그중 제가 참여한 대표적인 게임 시네마틱 프로젝트는 『Ghost Recon: Advanced Warfare』, 『Warhammer 40000 : Dawn of War』, 『Hellgate London』, 『BloodRayne』, 『Marvel legends』, 『X-men legends』, 『Rise of Legends』, 『The Protector』 등이며 그외 단편애니메이션 『Gopher Broke』, 『Rockfish』, 영화 『방탄승(Bullet proof monk)』, 홍보영상으로 Shania Twain, Fox NFL, Nike, Intel pentium 4 등이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는 『Warhammer』 시네마틱과, 영화 『방탄승』이 있습니다. 『Warhammer』의 경우 2분 남짓한 격렬한 전투 장면을 6주라는 짧은 기간 내에 완성시켜야 했습니다. 클라이언트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면서 퀄리티도 높여야 했기에 애로사항이 많았던 작품으로 기억합니다. 힘은 들었지만 그만큼 보람이 있었죠.
『방탄승』은 제가 회사에 입사한 후 참여한 첫 작품입니다. 저와 배경모델러(environment modeler) 단 둘이 너무나도 빈약한 카메라 정보를 이용하여 졸업작품에서만 써보았던 3D 트래킹을 처음으로 어렵게 현장에 적용한 사례이기 때문에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업무환경이 자유롭다고 하셨는데, 하루 일과와 맡겨진 프로젝트에 대한 작업시간은 건당 어느정도 소요됩니까?
CEO인 팀 밀러의 경영방침 중 업무환경의 핵심은, 큐비클 같은 파티션이 없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아티스트가 최대한 창의력을 발휘하는 말 그대로 “Artist friendly company”를 만드는 것입니다. 자유로운 환경이라는 면에서 볼 때 블러는 출퇴근 시간을 정해놓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보통 각자 스케쥴에 따라 보통 10시에서 2시 사이엔 출근을 합니다. 매일 1시간 정도 네트워크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2주마다 점심식사와 저녁파티가 열려 사람들끼리 어울리는 시간을 갖습니다.


사내규율에 따라, 프로젝트를 위해 보통 하루 8시간을 할애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각 부서의 수퍼바이저들은 아티스트들의 작업소요시간을 감안하여 소요일자를 계산하고, 제안서를 작성합니다. 보통 1분 정도의 게임시네마틱이면 컨셉디자인부터 완성까지, 약 1~2개월 정도 소요됩니다.

이펙트 아티스트의 일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그리고 사용하시는 툴들의 장점도 부탁드립니다.
저희 팀은 현재 8명 정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블러의 이펙트 아티스트는 폭발, muzzle flash나 큰 스케일의 화염같은 파이로테크닉(폭파기술), 물, 피나 체액 같은 액체 시뮬레이션, Aura나 플라즈마 같은 비정형적인 에너지, 그리고 임팩트에 의한 다이나믹스 등 모든 종류의 이펙트를 구사해야 합니다. 따라서 수퍼바이저들은 파이프라인마다 다양한 자산을 부문별로 갖추고 이를 이용, 실제 샷에서 응용하여 시간과 노력을 줄이는 데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각각의 이펙트 아티스트는 FX와 더불어 그에 따른 최종 합성(Digital Fusion 사용)까지 책임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FX를 위한 툴들로는 Thinking particle 2.5, Particle Flow box 1, 2, 3, Particle Cluster, Afterburn을 쓰며 Aura, Glu3D, RealFlow, Reactor, Simcloth 등도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Particle Flow는 Box 1, 2, 3로 나아가면서 더욱 강력한 파티클 툴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반복적이고 복잡한 움직임(behavior)을 요구하는 파티클을 제어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Box 3의 경우는 일종의 스크립트 베이스의 세팅에서만 가능했던 복잡한 이펙트를 프로그래밍 지식이 없는 일반 아티스트들도 쓸 수 있도록 한, 강력한 Add on입니다.


Thinking particle은 현재 맥스를 위한 파티클 시스템 중 가장 진보한 플러그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엔 빠른 작업 속도를 위해 Particle flow를 자주 용합니다만 좀 더 복잡한 particle animation을 위해서는 두 가지를 병용합니다. 2.5버전에서는 현재 개발중인 Particle Flow Box 2와 더불어 Ageia의 PhysX engine 인 Novedex를 장착하여 64bit hardware acceleration을 사용할 경우 실시간으로 Rigid Dynamic Simulation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선보일 버전 3.0에서는 액체 시뮬레이션 기능을 보강하여 시뮬레이션으로 얻어진 각각의 파티클 정보들을 시스템 내에서 직접 이용할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맥스를 위한 third party plug in 중 volumetric renderer로 빠르고 강력한 Afterburn은 steam, fog, explosion 등을 표현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툴이며 그외에 옅은 구름이나 연기를 표현할 때는 Ray tracing rendering이 빠른 Pyrocluster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라이브액션이 들어간 영화와 Full CG로 구성된 게임무비 등 다양한 경험을 하셨는데 각 장르에 따른 특징은 무엇인가요?
블러스튜디오 업무의 상당 부분은 보통 게임 시네마틱과 Full CG TV 광고들입니다. 영화나 TV 시리즈와 같이 라이브액션을 플레이트로 하는 작업일 경우, 비교적 넉넉한 시간내에 원하는 퀄리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R&D를 병행하는 작업을 할 수 있어비교적 부담이 적은 편입니다. 한 이펙트를 위해 보름에서 한 달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지루한 면도 있습니다만 게임 시네마틱이나 광고영상의 경우엔, 빠듯한 일정과 적은 Buffer time(보통 예기치 않은 일정변동 등으로 여유분의 시간을 늘 정해놓습니다) 등으로 인해 여유를 갖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 프로젝트에 다양한 이펙트 샷을 구현하는 것은 아티스트에게는 흥미롭게 일할 수 있는 동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있다면? CG 아티스트가 되기까지, 영향을 준 사람이나 작품이 있으신가요?
개인적으로 크리스 커닝햄(Chris Cunningham)을 좋아합니다. 그의 작품에서 쓰였던 여러 표현 기법과 시각효과 등을 보면서 이펙트와 편집에 대한 마인드가 잡히게 되었습니다. CF, 뮤직비디오 등에서 독특하고 선구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그의 작품세계는 충격 그 자체로 다가왔으며 저로 하여금 컴퓨터를 이용하여 인간의 상상력을 시각화하는 것 자체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하는 계기를 갖게 하였습니다.

좋아하시는 영화나 게임, 애니메이션은 무엇인가요? 이유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리들리 스콧(Ridley Scott)의 영화는 다 좋아합니다. 『블레이드러너』, 『에일리언』, 『블랙 호크 다운』, 『글라디에이터』 등은 지금도 가끔씩 회사에서 FX Reference로 찾게 될 정도로 모두 제가 좋아하는 영화들입니다. 그외에『사무라이 참프루』와 같이 스타일리쉬한 일본 애니매이션도 선호합니다. 또한 게임은 모두 좋아 합니다. 실력있는 CG 아티스트가 되는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무엇보다 CG에 대한 애착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쉽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이지만 사실상 이것 없이 좋은 작품을 만드는 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간혹, 이펙트가 기술적인 것에 의존하는 분야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거장들도 늘 습작을 만들며 노력을 하듯이 CG도 마찬가지입니다. 날카로운 관찰력을 키우기 위해 물리적 요소(물, 연기, 빛, 중력, 매스(mass), 힘과 그 방향)들을 여러 매체를 통해 보고 숙지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스스로 자신의 작업에 대한 타인의 평가를 관대하게 받아들여야받아들여야 합니다. 혼자서 몰입한 작업은 가끔씩 치명적인 실수를 덮어버리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이러한 마인드는 CG를 공부하는 학생이든, CG업계의 어떤 레벨의 종사자든, 갖춰야 할 주요 자질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적극적인 R&D입니다. 좋은 아이디어와 컨셉이 있는데 그것을 구현시킬 기술적인 사항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도 낮은 퀄리티의 작품을 만들게 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 비주얼 이펙트에 대해 어떤 접근방법을 구사할 것인지 판단하는 데는 부단한 R&D가 결정적인 배경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3D를 공부할 때 보면 작품을 만들면서 해결책을 찾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럴 경우 가급적이면 성공적인 R&D 작업 파일은 알아보기 쉬운 이름으로 정리하여 각각의 폴더에 보관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개인작업이든 공동작업이든 결국 이러한 파일 컬렉션이 나중에 중요한 소스로 쓰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자신의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 일이 생긴다면 어떤 작품을 만들고 싶으신가요?
저는 몽환적인, 다소 종교적 색채가 깃든 판타지 애니메이션 단편을 만들고 싶습니다. 미래적인 SF 형식이건 중세의 환상적인 분위기이건 상관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천사의 알’이나 Tomek Baginski의 ‘the Cathedral’같은 분위기의 소재를 Full CG로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그러한 단편이라면 스토리텔링이 아닌 비주얼과 영상의 느낌만으로도 훌륭한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어려운 작업이 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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