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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훨씬 더 아기자기하게! 훨씬 더 재미있게!

2002-12-09


그런 뒤 아바타 형태 프로필서비스의 단점, 기존에 있던 싸이월드 프로필 서비스인 미니홈피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미니룸 서비스를 포지셔닝했으며, 아바타 시장의 현황을 분석/평가함과 동시에 미니룸 서비스라는 새로운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세워나가기 시작했다.

(2) 디자인 가이드와 아이템 기획

기존의 프로젝트와는 달리, 미니룸 프로젝트는 디자인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고 또 일정을 최대한 확보해야 했기 때문에 프로젝트 초반부터 아이템 디자인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만 했다.
미니룸 서비스는 나의 작은 방인 미니룸과 그 안의 작은 나인 미니미로 이루어지며, 미니룸은 미니홈피 메인에 삽입됨과 동시에 클럽의 게시판 하단, 서명부분에 자리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적절한 사이즈와 표현방식이 필요했고, 미니미 역시 미니룸에서 적용되어야 할 비율 및 아바타 시스템 정책이 결정되어야 했다.

(3) 서비스 기획 및 사이트 디자인

큰 그림이 모두 준비되면 세부적인 서비스 기획에 들어가게 된다. 드래그 앤 드롭 방식 인터페이스를 기본으로, 미니미와 미니룸을 어떻게 관리할지, 미니룸 아이템을 어떻게 구매할지, 또 미니홈피 안에 미니룸, 미니룸안에 미니미, 게시물 서명의 미니룸 등을 상세히 정의하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기획서가 완성되면 그를 바탕으로 세부적인 페이지 디자인이 시작된다. 미니룸샵과 관리 및 노출페이지에 대한 디자인컨셉이 정해지면 UI와 GUI작업을 통해 본격적으로 서비스가 구현되는 것. 웹사이트 디자인에 있어 가장 고려해야 할 부분은 ‘사용성’으로, 이용자들이 이 서비스를 어떻게 어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인가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4) 미니미와 미니룸 시안완성

외주업체에 의뢰한 미니미의 시안과, 싸이월드 디자인팀에서 제작한 미니룸의 시안이 나왔다. 결과는 대만족! 초기에 결정한 컨셉과 방향이 충실하게 반영된 디자인이었다. 미니미 시안으로 TYBE A, B, C 세가지가 나왔는데 그중에서 가장 친근해보이고 디자인 퀄리티가 높은 TYPE B로 결정되었다.


위의 그림은 그동안 우리가 머리로만 상상하던 그 미니룸을 눈앞의 현실로 드러나게 해주었던 첫번째 미니룸 디자인 시안이다.

팀원들 모두 미니룸 디자인 시안에 탄성을 내질렀다.
막연하게 생각만 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아기자기하고, 활용도가 높아보였으며,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건 모두들 ‘빨리 해보고 싶다!’라는 반응. "스스로 만족하는 서비스를 만들자"라는 좌우명을 가지고 있는 우리에게 디자인 시안에 대한 만족도는 서비스 성공에 대한 커다란 신념을 가져다 주기 시작했다.


(5) 개발, 테스트 사이트 오픈

기획과 디자인이 어느정도 진행되고 서서히 서비스에 대한 윤곽이 들어날때쯤, 개발팀은 본격적인 프로그래밍 작업에 착수하였다. 개발자 단 1명이 투입되어 일정내 무사히 오픈할 수 있을까 하는 조바심이 들었지만, 그 마음을 무색하게 만들정도로 개발자의 역량이 최대한 발휘되었다.

그리고 한달 뒤… 완벽하진 않지만 드디어 테스트 사이트가 오픈!
팀원들이 총 동원되어 그동안 제작된 아이템들이 업로드 되었고, 본격적으로 미니룸 서비스를 테스트를 시작하게 된다. 안되는 부분이 더 많고, 군데군데 버그가 잡히긴 했지만, 그동안의 서비스 구현 과정을 지켜보았던 우리에게 충분히 감동을 주고 남음이 있었다.

오픈 임박

서비스 오픈을 앞두고 제동이 걸렸다. 우리가 가장 크게 걱정했던 부분은 새로운 수익사업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발이었다.
그래도 회사는 살아야 하니까, 수익을 내지 않으면 존재할 수도 없으니까 최선의 방법을 동원해 수익이 되는 서비스를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사정을 이용자들은 이해해주지 않는다. 유료 서비스가 오픈될 때마다, 인터넷 서비스는 무료다라는 인식이 아직은 당연시 되고 있는 분위기 때문에 이용자들로부터 좋지 않은 시선을 받아야했고, 자칫하면 사이트의 많은 이용자들이 사이트를 떠나버릴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팀원들이 모여 대책회의를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이용자들의 반발을 최소화 하고, 많은 사람들이 미니룸 서비스를 부담없이 받아 들일 수 있을까에 대한 토론이 펼쳐졌다. 타 사이트에서 아바타를 오픈할 때 속옷차림만으로 오픈시켰다가 이용자들의 수많은 반발을 불러일으켰던 것을 상기하면서, 우리는 최대한 친근하고 완곡한 방향으로 접근을 시도하기로 했다. 게시판 하단에 붙어있을 수많은 미니룸들이 행여나 부담스럽지는 않을까하는 의견에 미니룸을 만들지 않은 사람에겐 조금 더 가벼운 느낌을 주고, 원하는 사람에게만 미니룸을 만들 수 있는 선택권을 주자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그리고 감사의 의미와 함께 이용자들이 미니룸을 한번씩 써볼 수 있도록 무료 쿠폰을 제공하기로 했고, 우리가 그동안 이 서비스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고 고민했는지를 이용자들에게 보여주기로 했다. 미니룸의 예고편으로 보여진 미니룸 메이킹 스토리. 그에 대한 격려메세지가 커버스토리를 가득 메웠고, 이용자들의 기대어린 응원의 메시지가 우리의 힘을 더 북돋아 주었다.

서비스 오픈

승승장구 달려오던 프로젝트 막바지에 이용자들의 반발에 대한 문제로 잠시 제동이 걸렸었고, 그를 해결하기 위해 예상보다 오픈이 몇 일 늦춰지고야 말았다.
일정을 지키는 것 역시 프로젝트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이긴 하지만, 뻔히 보이는 문제를 두고 무작정 오픈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조금 더 다듬고, 조금 더 이용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 되었다.

그리고 4월24일 오픈. 이용자들의 반응은 대단했다!
유료서비스에 대한 반발을 걱정하던 우리의 고민을 무색하게 해버릴 만큼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이럴 때 느끼는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 웹사이트를 디자인하는 우리들이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다.

서비스 안정화 작업 그리고 프로젝트 평가와 반성

진정한 시작은 이제부터다. 서비스가 오픈되면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고,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커다란 구멍이 발견 되기도 한다. 모자란 부분을 메꾸어 나가고 이용자들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해 나가야 한다. 돈이 되는 서비스모델이기 전에 이용자들에게 돈을 지불한 만큼의 충분한 가치를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동안 진행된 프로젝트를 평가하고 부족한 부분과 단점을 찾아내어 그것을 점차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떤 경험이든, 실패와 성공을 떠나 그것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있게 마련이고, 매번 프로젝트를 마치고 나서 과정을 돌아보고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 다음 프로젝트에 보완해야될 사항은 무엇인지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또한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부분은 우리의 노하우로 축적되어 싸이월드의 재산이 될 것이다.

글 : 미니룸 서비스 프로젝트 매니저 박지영 (싸이월드 디자인팀장)


2002년 2월 당시 싸이월드 사이트 상의 수익모델은, 친구나 지인에게 미니홈피(싸이월드 프로필 서비스)를 꾸밀 수 있는 아이템을 선물할 수 있는 선물가게(cyworld gift shop)가 유일했다.
슈크와 멀린, 그리고 카라라는 세가지 캐릭터를 내세운 샵이 바로 그것이다. 싸이월드는 항상 상업적인 면모 보다는 인간적이고,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컨셉을 지향하기 때문에, 나를 꾸미는데 돈을 쓰게 하는 것 보다는 선물이라는 개념을 통해 커뮤니티 내에서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나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싸이월드 컨셉에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선물가게를 오픈하고 나서, ‘S사/F사를 봐라, 자기를 꾸미는데 사람들은 돈을 아끼지 않는다, 어짜피 돈을 벌려고 했으면 왜 자기가 직접 살 수 있도록 하지 않았느냐, 그것이 싸이월드가 수익을 창출하는데 있어 가장 큰 한계점인 것 같다’ 라는 지적을 참 많이 받았다. 물론 우리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사이트 컨셉도 지키고 수익도 얻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 믿었다. 그리고 그런 완곡한 방향으로 수익모델을 서서히 잡아 나갔기 때문에 이용자들에게 큰 거부감을 주지 않으면서, 따뜻하고 인간적인 싸이월드 서비스를 유지시켜 올 수 있었다고 믿는다.

숱한 유혹, 그리고 한계의 극복을 위해

그런 선물가게를 운영해가던 우리에게도 참 많은 유혹이 있었다.
한창 아바타 사업이 붐을 일으키고, 대형포탈 사이트에서 아바타는 기본사양이 될 정도이며, 서비스 컨셉은 아랑곳하지 않고 무조건 붙이고 보자는식의 사이트가 우후죽순 생겨날 때쯤, 싸이월드에도 아바타를 붙이는게 어떠냐는 제안이 여러 번 들어왔다.

하지만 아바타는 아니었다!
자신을 가상의 아바타로 꾸며 활동하는 채팅사이트가 아니다. 싸이월드는 실명을 기반으로 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이다. 게다가 우리는 돈이 좀 된다고 해서 사이트 컨셉이나 기능을 생각치 않고 무조건 붙이고 보자할만큼 상식이 없는 사람들도 아니었다.
그러나 수익에 대한 한계상황을 극복해야할 과제가 늘 우리를 따라다녔고, 그에 대한 시도를 끊임없이 해가던 중, 커뮤니티 서비스에도 딱 맞고 재미도 있으며, 아바타 이상의 가치를 가진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 것이다. 그것이 바로 미니룸 서비스이다.

아이디어의 탄생

인간의 심리속엔 자신을 누군가에게 표현하며, 그에 대해 공감 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내재되어있다. 아바타 역시 인간의 꾸미기와 과시하기의 욕구를 충족 시켜주는 매개체가 되며, 이는 익명으로 대화를 나눌시 자신을 드러내는데 있어 가장 효과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 하지만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개개인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방법은 인간의 복잡한 감정상태와 얽히게 되면서 그보다 좀 더 복잡미묘해진다.

90년대초 PC통신 동호회를 이용해 본 사람이라면,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답글을 기다리며, 특히 프로필 메뉴에 나오는 몇 줄의 자기소개말에 신경을 써본 기억이 있을것이다. 몇 줄의 텍스트가 들어가는 작은 공간이지만 그 곳을 통해 나의 미묘한 감정이나 생각, 그리고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계속 표현하고 공감받고 싶은 욕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싸이월드 게시판 하단에도 자신이 하고 싶은말을 수시로 바꿀 수 있도록 한 ‘서명’이라는 공간이 있었는데, 이 공간이 바로 PC통신 서비스에서의 ‘자기 소개말’에 해당하는 부분이었다.

그렇다면 이 공간을 아이덴티티 표출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 살려 볼 수 있지 않을까? 무언가로 아기자기하게 꾸며볼 수 있게 한다면? 그 곳이 작은 내 방이고, 그 작은 방안에 작은 내가 있고, 여러 가지 아이템을 이용해 그 방을 꾸미게 할 수 있다면. 그리고 내가 우울할 땐 어두운 색깔의 벽지에 비오는 창문을 바라보는 내 모습으로 꾸밀 수 있다면 어떨까? 간략한 디자인 시안과 함께 좀 더 구체화된 아이디어가 사내클럽 게시판에 올라왔고, 모두들 아이디어에 만장일치, 팀장회의에서 정식으로 토론을 거쳐 드디어 프로젝트가 발의되었다.

아바타 사업은 업계에서 이미 성공적인 사례로 자리 잡힌 상태였고, 그를 통한 꾸미기와 과시하기에 대한 욕구 또한 검증된 상태였기 때문에 미니룸 서비스의 시장 진입장벽은 그리 높지 않았다. 아바타가 머리, 옷, 액세서리의 조합으로 표현력이 극히 제한되어있는 반면, 미니룸은 아바타 그 자체뿐만 아니라, 미묘한 감정과 특정한 상황까지 표현해 낼 수 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그 표현방식은 가히 폭발적일 것이며, 아바타 서비스에 이미 식상해진 네티즌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재미를 줄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프로젝트 진행

(1) 상위기획 및 디자인기획

우리에게 주어진 일정은 단 2달! 그 안에 기획, 디자인, 디자인외주, 개발, 테스트 및 오픈까지 모두 마쳐야한다. 프로젝트 투입인원은 기획자 1명, 디자이너 2명, 개발자 1명, 그리고 외주 디자이너 1명으로 총 5명.
팀원들의 머리를 맞댄 회의를 거쳐 서비스의 컨셉과 방향을 잡아주는 상위기획이 시작되었고, 우선 미니홈피-아바타로 이루어지는 프로필 서비스의 비교분석을 통해 다음과 같은 결과를 도출해냈다.


여러 번의 시안작업을 거쳐 최적의 사이즈와 투시, 미니미의 레이어와 감정아이콘에 대한 정책을 결정한뒤 외주업체에 디자인 가이드를 전달했다.
외주업체에서 미니미의 시안을 제작하는 동안 우리는 이용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미니룸을 사용할 것인지를 예측해보기 시작했다. 기존의 행동극, 심리극, 연극등의 자료를 보면서 이용자들이 어떻게 미니미를 가지고 미니룸안에서의 심리 표현이 가능할지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그에 따라 미니룸에 필요한 기본적인 아이템에 대한 종류를 결정, 구체적인 아이템 분류작업과 상세 아이템 기획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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