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3-29
베네통은 그 이름만으로도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을 설레게 한다. 8-90년 대를 관통하며 흐르는 베네통 정신과 이슈 그리고 그 충격적 시선들은 전세계인이 베네통의 색에 빠져들게 하곤 했다.
2005년 베네통코리아에서 공식 사이트 제작을 의뢰해 왔을 때 디자이너들이 가졌던 사이트에 대한 기대와 흥분은 이 사이트를 제작하는 힘이자 추진력이었다.
베네통 코리아 프로젝트는 크게 2개의 미션을 포함 하고 있었다. 하나는 국내 사이트이지만 국내 사이트 같지 않게 만드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기능적이면서도 미적으로 손색이 없는, 즉 제품정보의 업데이트 요소를 쉽게 반영하고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베네통스럽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사이트를 만들고 싶었다. 1년에 두 번씩 그것도 매년 다른 스타일을 만들고 바꾸는 일반적인 패션사이트가 아닌, 시간이 흘러도 그 색이 바래지 않는 베네통의 광고 같은 사이트를 만드는데 모든 힘을 집중했다.
베네통에는 타겟이 없다. 그건 모든 계층과 인종을 아우르는 베네통의 절대적 주제이며 시간과 공간의 제약 또한 없는 베네통 만의 타겟 정책이기도 하다.
베네통코리아는 베네통 그룹이 유니섹스 기반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현재 여성과 아이들 관련 제품만을 출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엄밀히 말하면 주 타겟은 전통적으로 베네통에 대해 호의적인 20대 후반부터 30대 중반의 미혼 여성과 자녀를 둔 기혼 여성이라 할 것이다.
허나 온라인이라는 매체의 특성상 10-20대가 사이트를 통해 베네통의 정보를 공유하는 타겟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전체적인 틀을 만드는 작업이 이루어졌다.
“different colors, it's Benetton”
간단히 말하자면 이렇게 요약될 수 있다. 이 한 줄의 문장을 전달하기 위해 베네통이 지금까지 초지 일관 진행해온 캠페인의 연장선 상에서 베네통 코리아 공식 사이트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네통은 말이 필요 없는 비쥬얼 기반 브랜드다. 그래서 비쥬얼을 가장 효과적으로 노출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전체적으로 플래시로 처리하면서도 플래시의 최대 단점인 용량을 어떻게 최적화하면서 가능한 많은 이미지를 노출할 것이냐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최대 노출 부분은 랜덤 형태로 3개의 카테고리를 메인에 노출함으로써, 그리고 노출 스타일을 일정 스타일로 시스템화 함으로써 용량상의 한계를 뛰어넘는 비쥬얼 중심 사이트를 구축했다.
이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사이트 구성 및 컨텐츠의 요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대부분의 CASE STUDY는 유사군의 사이트가 아닌 본사 사이트와 계열회사의 사이트에 집중되었다.
“전체적인 글로벌 아이덴티티를 해치지 않아야 한다.”
이 부분은 쉬우면서도 어려웠다. 글로벌 사이트들이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기 위해 글로벌 가이드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기능적인 부분은 만족스러운데 비해 비쥬얼적인 한계에 봉착하곤 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베네통 코리아 사이트는 기획부터 기본적인 레이아웃 및 색 정책을 제외하고는 베네통스러운 베네통 코리아라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일반적으로 기술적 업데이트의 용의성을 수용하다 보면 디자인적 한계에 부딪치는 경우가 많다.
본 프로젝트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문제점이 꾀나 비중있게 진행 되었다.
디자인적 요구를 구현하기 위해서 전체 플래시로 진행하면서 모든 게시판 및 제품의 업데이트 또한 플래시와 연동되어 진행되는 시스템을 갖추기로 하고 개발적 요소를 공유하며 동시에 진행되었다.
정글: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하는 패션사이트인 만큼 상품 노출 및 브랜드 인식을 고취시키고 방문자들의 편의를 위해 어떠한 부분들을 주요 리뉴얼 컨셉 및 전략으로 삼았는가?
디자인피버(장병규): 베네통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일반적인 패션사이트와는 다른 전략을 구사한다. 그것은 매 시즌마다 바뀌는 시즌감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베네통의 정신이라는 주제 의식을 기초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런 베네통의 스타일에 맞추어 시각적 시원함을 주고 시각적 매개를 통해 베네통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정글: 베네통 본사 사이트(http://www.benetton.com)와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 또한 일관성 있는 그룹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디자인에 있어서 어떻게 표현하고자 했는가?
디자인피버(장병규):베네통사이트는 아주 특별할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평범하지도 않은 사이트이다.
그리드를 정확히 지키고 있으면 그 범위 안에서 계속적으로 확장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작지만 큰 형태의 확장성을 가진 사이트다. 얼핏 보면 단조로운 이런 폼은 일본의 베네통 사이트(http://www.benetton.co.jp)에 잘 나타나 있다. 베네통 본사의 사이트에 비하면 많은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관되게 유지되는 일정 틀을 유지 하고 있다.
이런 요소를 찾아 이번 프로젝트의 가이드로 활용 작업했다.
정글: 대중의 폐부를 찌르는듯한 베네통 캠페인의 비주얼을 주로 사용하였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디자인피버(장병규):베네통은 제품도 유명하지만 캠페인은 세계의 광고 패러다임을 바꿀 만큼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베네통을 얘기하면서 그들의 캠페인을 말하지 않는 것은 베네통의 반만을 보고 그들을 안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시대적 관심사를 이끌어 내는 베네통의 사회참여정신은 과거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다. 최근에는 무거운 주제나 자신의 문제가 아니면 관심을 가지지 않는 풍조가 만연하기는 했지만 베네통의 사회적 캠페인은 그래서 요즘 같은 때에 더욱 빛을 발휘한다.
정글: 제작후기나 에피소드를 들려달라.
디자인피버(장병규):사이트의 시안을 들고 베네통 코리아의 담당자를 만났을 때 그들의 반응은 열렬했다. 그래서였을까? 사이트에 대한 기대가 점점 커져가면서 여러 번 생각지도 못했던 난관에 부딪히고 말았다.
오픈 시기를 정하고 일을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특성상, 제작 초기에 예상하지 않았던 복병들과의 뜻하지 않은 만남들이 반복되기도 했다. 컨텐츠의 추가나 설계를 바꾸는 아이디어는 늘 함께해야 하는 복병들이었던 것.
그래도 고진감래라는 말이 있듯이 많은 우여곡절 끝에 사이트를 오픈하고 사이트 방문자로써의 쾌감을 느껴볼 수 있었다.
사이트 방문시 베네통의 감성을 일방적으로 서술하는 것이 아닌, 방문자들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사이트를 구축하는 것. 이것이 바로 베네통코리아 사이트의 포인트였다.
패션 사이트인 만큼 다양한 시도를 통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사이트를 통해 표현하면서 베네통 고유의 브랜드가 지닌 색채, 그리고 사회적 이슈 또한 전달할 수 있는 사이트, 그리고 일관된 스토리로 베네통만이 접근할 수 있는 컨셉을 선사하여 온라인을 통한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사이트로 인정을 받고 있다.
→ ArtDirector: 박재형 이사
→ Planner: 장병규
→ Flash Designer: 김진성 팀장, 신형주, 신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