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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입장에서 바라 본 다른 주변과 일상, UGUF

2003-11-25


세계 곳곳에서 유학하고 있는 혹은 생활하고 있는 많은 한국인들의 개인 홈페이지들이 참 많다.
아마도, 자신이 겪은 새로운 삶과 문화 체험을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싶은 의도였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그 어떤 사이트도 그들이 실제 겪는 생생한 삶을 엿보기에는 뭔가 부족함이 느껴진다.
그것은 문화체험보다는 유학생활 정보 전달 위주의 텍스트 기반이기 때문에 자칫 지루해져버리기도 하고, 무엇보다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것이 적기 때문에 가보지 않은 사람들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문화체험 사이트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 것인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듯이 딱딱한 글 위주로 된 일반적인 개인 홈피 형식보다는 사진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어떠할까?
이런 고민을 통해 만들어진 홈페이지가 있다.
사진이 많고, 글이 적은 홈페이지.
더구나 풀 스크린창을 이용하기 때문에, 모니터에 가득채워지는 사진은 100마디 말보다 더 직접적인 홈페이지!
바로 www.UGUF.com이다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입장에서 바라 본 주변과 일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UGUF는 불어로 ‘한 소년 소녀’라는 뜻의 Un Garcon Une Fille(엉 갹송 윈 피으)의 이니셜이다.
각기 편집 디자인과 웹디자인을 하며 서울에서 몇 년간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다 2002년 우연한 계기로 파리에서 일과 유학 생활을 시작하였고, 현재 역시 프리랜서로 일과 어학 공부를 병행하며 캐나다 토론토로 거처를 옮긴 UGUF가 보여주는 파리, 그리고 토론토의 또 다른 일상을 주목해보자.

글 | UGUF
정리 | 이정현기자 (tstbi@yoondesign.co.kr)





UGUF는 사이트를 찾는 이들의 공통된 말을 빌어 보면 우선 ‘쉼터 같은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햇살 비치는 오후의 따사로움처럼 화면을 가득 채우는 기분 좋은 색감의 사진들과 작은 노트에 숨겨진 소소한 삶의 이야기들이 감성을 자극하는 감미로운 라운지 음악들과 더불어 잠시 여행을 다녀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개인 사이트라고 표현한다.

UGUF의 메뉴로는 ‘Bons Plans(봉 쁠랑–좋은 지도)’, ‘Agenda(아정다–수첩, 비망록)’, ‘Presentation(프레젠따시옹–소개)’, ‘Visiteurs(비지뛔어–방문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Bons Plans(봉 쁠랑–좋은 지도)’은 프랑스나 유럽을 이해하는데, 혹은 여행하는데 있어 좋은 가이드가 될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했으며 여러 장의 사진 묶음으로 되어 있고, ‘Agenda(아정다–수첩, 비망록)’는 말 그대로 UGUF의 소소한 일상들이 담겨져 있다. ‘Presentation(프레젠따시옹–소개)’ 란에는 UG와 UF의 실루엣 사진과 함께 홈피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짤막하게 적혀 있으며, ‘Visiteurs(비지뛔어–방문자들)’를 위해 게시판을 새 창으로 달아 놓았다.


UGUF는 유저인터페이스를 고려하지 않은 네비게이션 구조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컨텐츠가 단조롭고 일관된 형태라 자칫 지루함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여, 타이틀 즉, 소제목 등은 불어로, 폰트 크기는 최소한으로 디자인해 주목성을 부여하고 있다.

UGUF는 한때 디자인정글의 ‘추천, 최고의 사이트’에 소개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디자인팁과 플래시소르르 달라는 문의메일을 많이 받았는데, 그들이 사용한 기법은 로드 무비 액션을 적용해 사진을 각각 독립된 파일로 저장해 한 장 한 장 따로 불러들이는 지극히 단순한 형식으로 구성한 것이었다. 즉, UGUF는 특별히 어떤 기술을 적용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궁극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했던 것뿐이었다.


사진이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UGUF이기 때문에 그들이 사용하는 카메라의 기종을 궁금해하는 이들도 많은데, 현재 UGUF가 사용하는 디지털 카메라의 기종은 ‘니콘 쿨픽스’ 시리즈 중 하나인 소형 카메라다.


“액정이 바디에서 분리되어 180도 회전되는 기능 때문에 이 카메라를 구입했는데,
사진을 찍는데 있어서도 시선 처리가 아주 자유롭다.”

컨텐츠는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다양하며 때론 생각지 못한 엉뚱한 내용들로 신선함을 잃지 않는다. 그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프랑스 파리에서 펼쳐지는 뮤직 페스티벌, 테크노 퍼레이드, 게이 퍼레이드 등 일년 내내 펼쳐지는 각종 고유 문화 행사, 그리고 1년에 두 차례에 걸쳐 치러지는 프레타 포르테나 메종 오브제, 국제현대미술전(FIAC) 같은 대형 전시회장 스케치, 그 외에도 미술을 공부하는 학생이나 디자이너들이 꼭 가보아야 할 디자인 대학, 미술관, 박물관, 디자인 전문 서점 외에 독특한 컨셉의 상점과 레스토랑들로 풍성하게 채워져 있다. 그리고 현지 생활을 하면서 느낀 UG와 UF의 생생한 체험이 담백한 톤으로 담겨져 있기도 하다.

굳이 독특한 점을 들라면 일반 여행 가이드북에서 보여주는 일반 상식이나 잡지 등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파리, 혹은 의미 없는 관광지 사진이나 풍경 사진들을 철저히 배제했다는 점 정도이다.
UGUF가 체험을 통해 알게 된, 실제 파리지앙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곳들만 소개했다는 점이 가장 주목할 한 점이라고 본다.

제작 동기
처음에는 프랑스 미술학교 편입 시 포트폴리오로 제출하고자 만들기 시작했다.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이 젖어있는 미국 문화와는 달리 무척 생소하고 낯선 유럽 문화를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우면서 우리가 얼마나 작은 틀 안에 갇혀 사고하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됐고, 다른 이들도 우리와 같은 걸 공유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사이트를 만들게 됐다.


운영 에피소드
홈페이지 구성을 살펴보면 사진 위에 짧막한 메모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그날 그날 업데이트하기 위해서는 항상 사진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일 사진을 찍어야 하고 또 매일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늘 바삐 활동해야만 그 소스가 생겨날 수밖에 없게 된다.
실제 생활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는 하나 때로는 거리에서 일어나는 퍼레이드 행사 등 현장감 있는 외부 사진을 찍기 위해 간혹 공부와 생활이 뒷전이 될 뻔한 때도 있었다.
또 전시회를 보러 가거나 여행을 다닐 때, 하다못해 음식을 먹을 때조차도 우선 늘 사진을 찍는 일이 습관화되었기 때문에 정작 우리 스스로는 제대로 여유를 즐기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앞으로의 계획
꾸준히 홈피를 찾는 이들이 있는 만큼 운영은 계속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한 장 한 장의 사진만으로 컨텐츠를 채워나가고 있지만, 처음 계획은 ‘조금 실험적인 사이트를 만들어 보자’였다.
물론 이제 북미 문화를 우리의 시각으로 새롭게 소개할 차례이지만 거기에 덧붙여 차츰 웹의 특성을 살려 색다른 시도를 벌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현재 홈페이지의 특성상 보여주지 못하는 많은 부분은 책이란 매체를 통해 곧 보여줄 예정이다.
유럽, 특히 프랑스 파리에 관해 깊은 관심을 보여줬던 방문자들에게는 하나의 작은 선물이 될 거라 믿는다.

UGUF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아직 나누고 싶은 얘기가 너무 많고, 보여주고 싶은 것도 너무 많습니다. UG와 UF가 계속 꿈을 꾸는 한… www.uguf.com은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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