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9-14
바쁜 일과에 쫓기는 디자이너들의 배는 항상 허기지다. 나물이 역시 디자이너로 그런 생활에 익숙했었다.
하지만, 바쁜 일과와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못했던 그에게 요리는 생활을 바꿔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림도 그리고 사진도 찍고, 웹디자이너이자 쇼핑몰 운영자이기도 한 그가 자신의 홈페이지(www.namool.com)에서 믿을 수 없는 요리 실력을 선보인 것.
값싸면서 만들기 쉬운 음식 전문 요리연구가로 작년에는 책을 냈을 정도이다. 그는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했고, 현재 자취생활 19년째인 독신남이다.
그의 특기는 장기간의 독신 생활로 인해 다져진 '값싸고 폼 나게 식사 해결하기'.
요리는 곧 생존인 나물이의 홈페이지에는 쉽고 간단한 요리 노하우가 가득하다.
그가 정글 회원들에게 알려주는 간단하면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요리, 부담 없이 푸짐한 음식 만드는 법, 독신 살림 꾸리는 노하우를 배워보자.
취재 | 권영선 기자 (happy@yoondesign.co.kr)
그의 조리법은 작은 포스트잇 하나에 정리가 될 만큼 간단하고 쉬운 게 특징이다.
화려한 식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처절한 고민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란다.
실제로 그가 쓰는 요리재료와 조리 기구는 특이하거나 값비싼 것이 없다.
계량법도 한 손으로 재료를 가볍게 쥐었을 때의 분량인 ‘1줌’,자판기 종이컵 분량인 ‘1컵’,나머지는 전부 어른 숟가락이 기준이 된다.
디자이너이기에 밤늦게까지 일해야 하는 디자이너의 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나물이.
그가 만드는 요리는 조리가 간편해 누구나 만들 수 있고, 재료값은 자장면 한 그릇보다 싸다. 특별히 오늘 정글의 회원들을 위해 나물이의 비밀 다이어리를 살짝 공개했다.
나물이만의 자기소개를 해달라.
중앙대학교 한국화과를 졸업했고, 졸업 후에는 웹디자이너로 일을 하였다. 지금은 요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주부님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기도..^^;
닉네임이 '나물이'가 된 사연은 그 이름만큼 예쁘지 않다.
대학생이던 어느날, 전날 술을 엄청 마셔서 아침에 일어나 같이 있던 친구들에게 처음 내뱉은 한마디가 이주일 버전의 '콩나물 무쳤냐?'였는데 친구들은 박장대소를 하며 쓰러졌고, 그 이후 애들은 술만 마시면 "콩나물 무쳤냐~"를 시켰다. 이후 그 말만 들은 후배들이 내가 콩나물을 잘 무친다거나, 콩나물을 무지 좋아하는 걸로 착각을 하게 되었다.
인터넷을 접하면서 닉네임으로 쓰던 콩나물은 모양도, 뜻도 점점 변하게 되었고, 나물이로 바꾸면서 친근함을 더해가게 되었다.
미술을 전공한 웹디자이너가 요리를 한다? 좀 색다르게 다가오는데, 요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요리는 일상이다. 그림을 그리지 않는 날, 웹디자인 일을 하지 않는 날은 있어도 음식을 않먹는 날은 없으니까. 사실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않아서 만들어 먹게 되었다. 정말 지갑에 천원, 2천원 달랑달랑 할 때가 많았는데, 냉장고에 야채들 고기들 최대한 활용해서 뚝딱뚝딱 만들어 먹던 것이 지금의 요리를 시작하게 된 배경이다.
요리라는 하나의 컨테츠를 만들어 홈에 올리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궁금하다.
우선 냉장고에 어떠한 재료들이 남아있는지를 파악하고 메뉴를 정한다.
사실 혼자 먹고 말거면 대충 뚝딱뚝딱 만들지만, 홈페이지에 올릴 자료를 만들어야 하기에 레시피를 순서대로 정리한다. 그 순서대로 요리를 하면서, 재료를 숟가락으로 양을 계량해가며 적고, 그 과정들을 사진을 찍는다. 이렇게 음식 하나를 먹기 위해 해야 하는 과정이 많다 보니, 식은 음식을 먹을 때가 종종 있다.
음식을 먹고 나면 컴퓨터로 사진을 전송해서 포토샵으로 편집하고 홈페이지에
생존전략이라는 코너에 올린다. 방문자가 신청한 노래와 함께 말이다.
이 일련의 과정을 도와주는 도우미는 없나? 혼자서 너무 많은 일들을 하는데.. .
없다. 빨리 어여쁜 도우미가 있으면 좋겠다. ^^;;
별도의 요리 공부를 하는지 궁금하다.
요리를 따로 배운 적이 없다. 인생자체가 독학인생이어서 그런지, 이 모든 것이 오랜 자취 생활의 노하우로 이루어졌다. 실제로 많이 하는 것이 실력을 늘리는 방법인 것 같다.
다이어리 형식으로 홈페이지가 이루어져 있는데, 이런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었는지 궁금하다. 다이어리 형식으로 만들고 싶단 생각은 했는데 쉽게 아이템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쥬냑님의 홈페이지를 보고, 이 디자인을 써도 된다는 허락을 받아 사용하게 되었다. 실제로, 다이어리를 스캔을 받아서 조각조각 짜맞추면서 만들었다.
그 바람에 그 다이어리는 산산조각이 나서 버리게 되었다
모 인터넷 홈페이지 랭킹 순위에서 1위를 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매일 나물이네 집을 찾아오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꾸준한 업 데이트와 회원가입이 없이 자유롭게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지 궁금하다.
내 삶의 모토는 잘 먹고 잘 노는 것이다. 한적한 시골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자연 속에서 살고 싶다. 그렇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홈페이지를 통해 이야기 하고 싶고, 더 여유가 생긴다면, 근사하고 큰 집을 지어 많은 분들과 그런 삶을 유유자적 공유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