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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테크닉 인스티튜트 - 음악학교

2009-04-21

이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앤 아버에 있는 에로 사리넨 음악학교(Eero Saarinen’s School of Music)를 처음으로 방문하게 되었다. 건물 자체가 흥미롭긴 했지만 통로는 물론 다른 공공 공간에서조차 아무런 음악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건 좀 이상했다. 당시 나는 산티아고 데 쿠바에 있는 음악홀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았는데, 그 음악홀은 사람들, 즐거움, 그리고 음악으로 가득 찬 오래된 식민지 스타일의 저택이었다. 나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소리 연출은 물론, 격리감과 모든 공간에 대한 방음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했다. 특히 특정 음악 공연 시에는 주연과 외전의 느낌을 전달할 수 있도록 말이다. 내외부의 관계 및 공기조화에 있어서는, 평형 상태를 유지하거나 두 가지 측면을 모두 살릴 수 있게 개방된 부분은 외부로 향하고 폐쇄된 부분은 내부로 향하게, 또 각 공간의 기계적 측면과 정서적 측면이 적절히 조화될 수 있게 하였다.

많은 학교에서, 음악 학교나 클리닉, 병원이라 할지라도 접근성이 좋은 중심적 위치는 보통 이처럼 소란스러운 구역이기 마련이다. 이곳은 ‘교외의 수렴성’을 지닌 활기찬 구역이다. 이 프로젝트를 가장 분명히 설명할 수 있는 말은 점차 높이가 고조되어 외부의 소음으로부터 내부를 보호해주는 볼륨에 의해 형성된 외부 공간(잔디로 뒤덮인 커다란 파티오)의 창조일 것이다. 건물의 상부가 아래쪽으로 서서히 경사가 진만큼 각 방들은 점점 규모가 커지는데,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방들의 경우 더 약한 소리(이를테면 플루트)를 내는 악기를 위한 공간으로, 크기가 큰 방의 경우 타악기를 위한 공간으로 할애된다. 학교 외부는 커다란 유리 표면이 내부를 탐색하게 만드는 모퉁이를 제외하고는 차단된 볼륨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소리만큼은 다르다.

모든 공공 공간과 커다란 방들은 저층부에 지어졌다. 대강당은 이 건물의 주 공간으로 총 448석의 객석을 갖추고 있다. 이곳이 주로 교육 공간으로 이용되긴 하지만, 수준 높은 음악 공연에도 이용되기 때문에 방음만큼은 까다롭게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외피는 목재로 이루어졌다. 교육 공간에 더해 이곳에는 다양한 규모의 방들과 또 다른 소강당이 있다. 이들을 감싸고 있는 커다란 ‘로지아’는 학교의 규모를 확장하는 여분의 공간으로 기능한다. 도서관, 카페테리아, 사무 공간, 그리고 직원을 위한 공간 등은 이 층의 남쪽을 차지하고 있다. 콘크리트를 주 자재로 이용함으로써 소리의 안정성은 물론, 뛰어난 단열 효과 및 방음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 각 방의 플로어는 목재로 마감되었다. 소리에 진동할 수 있게 말이다.


글 | 제이엘씨지 아키텍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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