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04
북샌프란시스코 멘도시노(Mendocino)에 가면 넓게 펼쳐진 붉은나무숲이 있다. 그 속에는 인간이 자연을 위해 만든 또 다른 자연이 있다. 그곳은 나무와 새 그리고 흙과 바람이 함께 숨쉬고 시간을 보내며 늙어간다. 프로젝트 387과 스미스앨런(Smith|Allen) 건축 스튜디오가 함께한 Echoviren 속으로 들어가 보자.
글 ㅣ 김신혜 객원기자 (l4502780527@gmail.com)
자료제공 ㅣ Smith-Allen-Studio, Project 387
Location Project 387 Gualala, California
Manufacture Smith|Allen
Involved company Type A Machines
Commission Project 387
Images Courtesy Smith|Allen
Completion 2013년 8월
멘도시노의 붉은나무숲안에 위치한 프로젝트 387은 2주간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을 후원하고 있다. 그들은 아티스트들과의 프로젝트 기획서를 통해 체류를 결정하는데, Smith|Allen은 지난 8월 4일부터 18일까지 Echoviren을 위해 이곳에 머물렀다. 3D 프린터 및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작업의 프로세싱을 보여주고 있는 Stephanie Smith와 Bryan Allen은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두고 있는 듀엣 건축 스튜디오로 조각 및 설치 작품과 건축 디자인을 병행하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붉은나무숲을 위한 파빌리온을 만드는 일은 매우 신선하지 않았을까?
나무를 아주 가까이서 들여다본 것 같은 신비함 그리고 유기체적 형태의 편안함은 자연의 볕으로 빛나고, 그 숲에는 사람과 식물이 살고 크고 작은 동물들이 오간다. 지난 17일, 붉은나무숲에서 새 삶을 시작한 Echoviren의 주재료는 반투명한 플라스틱으로, 주원료는 식물 성분이다. 이 플라스틱은 반세기를 흐르며 천천히 부식되어 자연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환경문제를 발생시키지 않는다. 그들은 각각 10 x 10인치에 해당하는 조각 585개를 이어 붙여, 10 x10 x 8 피트에 해당하는 파빌리온을 세웠다. 그들이 사용한 3D 프린터는 Type A Machines사 제조의 시리즈1으로 두 사람이 2개월 동안 단1분도 쉼 없이 작업한 결과를 보여준다. 총 10,800시간인 기계 제작과정을 각 조각들이 하나의 거대한 형체를 드러내기까지 4일 동안 두 사람은 계속 숲 속에서 작업했다.
사람과, 기계 그리고 자연과의 소통을 꿈꿨던 이번 프로젝트는 가히 대성공이라 말해도 아쉬움이 없다. 세쿼이아(Sequoia) 나무의 세포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을 앞두고 자연환경에 대한 많은 공부를 했던 그들은, 이처럼 나름의 새로운 친환경 보호법을 완성했다.
현재까지 우리는 자연을 파괴한 뒤에 다시 필요에 의해 보호하려고 애쓰며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그 와중에 과학이 발달하고 기술이 탄생하면서 사람들은 매순간 그것을 통해 혹은 그것을 위해 환경을 지키거나 저버릴지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었다. Smith|Allen은 이러한 고민들에 따끔한 일침과 동시에 기발한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Echoviren에는 기계가 만들어낸 경이로움과, 사람만이 알고 있는 편안함 그리고 자연을 위한 따스함이 한데 스며있다. 그 모든 것이 한 자리에서 시간을 밝히며 숨쉬고,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오지 않는 곳까지 확산되는 긍정적인 바이러스가 되길 바란다. 이제 Smith|Allen의 Echoviren프로젝트를 친환경 바이러스라고 불러도 좋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