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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크 하우스 마스터플랜

2014-03-12


집에 대한 이야기는 건축가들의 의미 있는 만남을 통해 더욱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서로 다른 개성과 넘치는 건축적 끼를 지닌 4명의 건축가들이 모여 출발한 아티크 하우스의 집짓기 이야기는 크고 작은 타운하우스가 모여 있는 동탄 신도시에서 그 시작점을 알린다. 판교 등지에 다양한 주택을 작업해온 서승모, 상업시설과 공공시설물을 위주로 작업해온 이재혁, 독특한 디자인 어휘로 주목 받는 이정훈, 재치와 위트 넘치는 미술활동을 보여주는 김동희가 바로 그들이다.

기사제공 ㅣ 건축디자인신문 에이앤뉴스

타운하우스가 처음 계획된 곳은 동탄 신도시의 인프라가 풍부하게 조성되어 있고 남측으로는 자연 산림이 맞닿아 있는 좋은 조건을 내포하고 있었다. 총 7,500㎡의 블록형 단독주택지로 조성된 부지에 257㎡ 전용면적의 22개 필지를 계획한다는 점에서 4명의 젊은 건축가들은 ‘밝고 경쾌한, 함께하는 모임(Bright & Breezy + Party)’이라는 개념을 잡고, 동일 타입의 땅콩집을 통해 개성 있고 새로운 주택단지를 구현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작업은 이제껏 한두 가지 타입의 주택이 일률적으로 모여 있는 형태로 개성 없는 주변의 타운하우스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소 경제성과 시공성을 감안하여 현실적인 건축방식을 적용한 아티크 하우스는 2층 규모에 30~40대의 젊은 건축주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 추구하는 디자인 개념이 밝고 경쾌한 삶으로 표현되듯 44세대의 저마다의 개성 넘치는 집들은 서로 마당을 공유하며 담장 없는 공간에서 서로의 개성을 뽐내며, 혹은 협동하며 살아가도록 계획되었다. 또한 좋은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마을이라는 개념에서 ‘함께’라는 키워드를 통해 주민들의 다양한 커뮤니티를 위해 단지의 배치, 개별 주택의 설계, 단지 내 시설물의 디자인, 사인물과 그래픽, 가로등과 담장에 이르기까지 장인의 정성과 손길로 만들어 지도록 계획되어 있다. 동별 경계구분을 위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이 담기면 타운하우스는 하나의 스토리가 된다.

네 명의 건축가는 각각 자신의 건축개념을 반영한 특별한 집을 제안하고 있다. 'LIGHT CUBE, 바람개비 집, 삶의 배경이 되는 집, THE 큰집'으로 표현된 개성 넘치는 이 아티크 타운하우스는 서로 정답게 이웃하면서 각자에 맞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할 수 있도록 계획되고 있다.

A타입을 설계한 건축가 김동희는 ‘더 큰집, The Happiness House’ 개념으로 가족이 모이는 더 큰 공간을 계획하였다. 가족 구성원 각자의 공간에서 벗어난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보고자 하였다“며, “집안에 더 크게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더 할 수 없는 행복감을 가질 것”이라고 설계개념을 밝히고 있다.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았다“본다. 책도 보고 하루 있었던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때로는 영화 한편 같이 보는 것도 다들 내심 바라는 일일 것이다. 이를 위해 건축가는 2차원적으로 느끼는 평면의 일부 공간을 도려내서 가족의 확장된 공간을 만들어 본다. 자연스레 2개 층이 하나의 공간으로 바뀌면서 많은 변화가 생긴다. 벽면으로는 무한대의 책상과 연결된 책장 그리고 책을 상징화 한 칸막이벽으로 구성된 다목적 가족실이 형성된다. 책장 맞은편 벽면은 성장기에 민감한 색감들을 컬러 유리블록과 색채로 포인터를 주면서 가족들의 행복 만들기를 위한 계획을 차분히 정리하였다.

B타입을 설계한 건축가 이정훈은 ‘LIGHT CUBE’를 통해 벽과 천정에서 쏟아지는 빛의 롤러코스터를 흥미진진하게 구현하고 있다. “빛은 계단을 낳고 계단은 빛으로 펼쳐진다. 아이의 동심은 아련한 빛줄기 속 동화 한 켠 처럼 순수하다. 기억은 집을 다시 기억하며 집은 기억을 위한 장치이다. 기억의 빛줄기 한줄, 동심의 풍요로운 감성은 빛의 기억 속에 저장된다. 계단의 롤러코스터는 빛으로 점화되고 빛은 다시 기억 저편 속으로 사라진다. 낡은 달력 속 꿈속 저편의 집한 채••• 일천구백 칠십년 베이비붐의 아이들의 환상은 이렇듯 이천십이년 다시 회귀한다.” ‘롤러코스터, 빛의 계단을 질주하다’라는 개념의 이 주택을 통해 건축가는 기억속의 집은 빛의 기억의 잔해, 그것을 기억하는 건 무한히 질주하는 빛의 롤러코스터를 통해 거주자의 감성산책을 이끌고 있다.

C타입을 설계한 건축가 이재혁은 ‘바람개비 집’이란 개념으로 연속된 공간의 소용돌이를 구현하고 있다. 2층의 모든 방은 미닫이문으로 연결되어 있고 도서관은 다락방으로 직접 연결되어 있어 바람개비 집의 중심이 된다. 결국 2층과 다락은 하나의 커다란 공간이 된다. “아이와 하루에 얼마만큼의 시간을 함께 보내시며 또한 아이와 함께 책을 보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최선의 자녀교육은 자기 스스로 모범을 보이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바람개비 집에서 가족의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어 보고자 합니다.” 자투리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자질구레한 물건까지 알차게 정리할 수 있는 효율적인 주택에서 항상 정리된 공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수납공간을 최대한 배려하고자 한 것이다. Escher의 판화 같은 바람개비 집에서 구석구석 숨어있는 공간의 재미를 찾아보라는 건축가 이재혁의 말처럼 도서관이 있는 집이 곧 바람개비 집이며 이를 통해 건축가는 공간의 순환관계와 커뮤니티를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D타입을 설계한 건축가 서승모는 ‘삶의 배경이 되는 집’을 통해 계단을 매개체로 가족들의 소통의 공간을 제안하고 있다. 이 집은 군더더기 없는 단정한 집으로 가족들의 삶의 바탕이 되어 그들이 집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들어 가도록 하였다. 가족이 서로의 활동과 인기척을 확인할 수 있도록 넓고 깊은 생활공간과 열린 내부공간을 계획하였다. 특히 일층의 거실과 주방의 공간을 통합하여 넓은 공용공간을 확보하였으며, 거실에서 다락층까지 연결된 긴 계단실은 수직적으로 깊은 공간감을 제공함과 동시에 각각의 방은 계단실을 향해 열려 있어 가족 간의 소통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준다.

이처럼 4명의 건축가들은 그동안 자신들이 경험한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주택의 유형을 제시하고 있다. 각각의 주택들은 서로 퍼블릭 디자인을 적용하여 하나의 마을로 통일성을 꾀하고, 도로에 면한 일렬배치를 피해 유기적인 보이드 공간을 형성하기도 한다. 동별 경계구분을 위한 담장 역시 배제하여 단지 전체가 하나의 공원 개념을 갖도록 한 점도 눈여겨 볼 점이다. 단지의 포장계획은 잔디, 점토벽돌, 고무매트를 적용하여 안전성과 친화성을 높이고자 하였으며, 단지 내 회화나무와 더불어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목재 벤치를 설치하도록 계획되었다. 그밖에 목재널을 활용하여 분리수거장을 막아주고 동 호수 사인과 우체통을 일체화한 디자인의 적용, 자연친화적인 생울타리 조성, 모던한 분위기의 가로등, 밝고 경쾌한 이미지의 사인물 등 역시 아티크 하우스의 라이프스타일을 풍족하게 이끄는 디자인 요소로 작용한다. 이러한 참신성은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 소개되기도 하며 주목을 끌었지만 설계가 마무리되고 개발사업이 진행되던 중에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되어 미완으로 남게 되었다. 하지만 아티크 하우스에 참여한 4명의 젊은 건축가들의 만남은 천편일률적으로 적용되어 개성을 잃어가는 우리네 전원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려는 오롯한 의지의 발현으로 평가되고 있고, 추후 다른 사업지로 옮겨가 적용될 수 있는 여지를 듬뿍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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