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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향기 산림전시관

2007-07-31



글 │ 최동호

설계_ 최동호 │ 건축사사무소 마당소리
시공_ 보성종합건설㈜

나뭇잎 몇 개가 바람에 흩날려 자연스럽게 그냥 떨어진 모습을 그려보았다. 그리고 그러한 나뭇잎들이 조형화 될 수 있을까 생각하였다. 사실 자연 속에 있는 존재자들은 아무렇게나 있는 것들은 아니지. 더욱 그 존재(자)를 보면, 바람소리, 빗소리, 새소리, 꽃망울 터지는 소리, 풀벌레 우는 소리들인데, 그러한 것들은 우주의 신비로움을 가지로 있다. 이곳에 세우는 ‘물향기 산림전시관’은 우선은 산림을 주제로 한 프로젝트가 되어야 하였다.

산림은 숲이기도 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보면 자연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또한 가장 자연스런 모습이라는 것을 생각해 볼 수가 있다. 마침 전시관 앞에는 호습성 습지가 있었다. 천혜의 조건이다. 이 습지라는 땅(물)에는 호습성 식물이 떠다닌다. 산책 데크도 마련되어 있었다. 그러면 전시관과 습지와의 연계성은 너무나 중요한 일이었다. 스케치를 하면서 몇 개의 나뭇잎이 겹쳐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예쁜 꽃잎을 그리면서, 그 잎이 내려와 앉아 있는 모습을 병치 시켜 보기도 한다. 건물보다 숲을 먼저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건축은 숲에 가려졌으면 하였다. 건물도 자연의 일부로서의 나뭇잎(?). 건축 작품은 숲 속에서 잘 보이지 않게 하여야 그 숲은 생명이 된다. 마치 濕池 옆에 피어있는 꽃잎처럼. 이 대지는 미래에 산림의 소리가 있는 숲이 될 것이다. 많은 사람이 산책을 하고, 담소하며 여유를 즐긴다.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본다. 도심에 이러한 수목원이 있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다. 특히 비오는 날의 습지 식물원은 비 소리도 아름답다.

건축과 자연의 접촉에서 탈 경계는 가능한가? ‘물향기 산림전시관’이라는 프로젝트는 “산소리(The Sound of Mountain)”의 이념을 갖는다. 소리도 촉감이 가능한 것인가? 이 설계는 소리 숲을 이루고자 하며, “숲의 소리정원-(Garden of sound in the forest)”이라는 건축 개념을 갖는다. 그리고 장차 ‘건축의 숲’이라는 건축의 타자화를 만들어 가며, 내가 타자인 그 타자성으로 건축을 이해하여야 한다. 건축은 타자로서의 타자성으로 만난다. 랭보의 명제인 “나는 타자다”처럼, 블랑쇼도 “내 안에서 타자의 얼굴을 본다. 내 자신도 타자일 수 있다”라고 말한다. 특히 바타유와 블랑쇼는 “글을 쓴다는 것은 내가 타자에게 고백하는 행위이다.”라고 하였다. 건축이라는 나무가 자라고 있다. 존재자는 존재 이유를 가지면서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건축은 존재자로서의 존재이다. 이렇게 나무는 자라고 있다. 나는 건축을 존재자로 보았다. 그래서 건축은 하나의 나뭇잎의 형상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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