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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방타워랜드

2007-10-02

대구의 상징인 우방타워에 하늘 길이 열렸다. 이제 대구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가장 높은 하늘, 77층 130m의 높이에서 점프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가히 듣기만 해도 짜릿함으로 전해져오는 스카이점프이다. 세계에서 3번째 높이의 우방타워에는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대구시민들의 염원이 넌지시 담겨져 있다. 마치 그것은 하늘의 문을 개방하려는 높게 솟아 있으며 고립과 답답함에서 벗어나려는 소통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동화에 나오는 이야기쯤으로 여겨졌던 하늘을 난다는 꿈이 현실로 나타나게 되고, 그 속에서 대구시민들은 새로운 소통의 희망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대구는 소통이 필요한 도시이다. 소통의 갈구는 어느 도시나 마찬가지겠지만 유독 대구에서는 그 의미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디자이너는 무조건 “하지 말라, 만지지 말라”는 구호가 나붙은 공원이나 공간에 이제 “무엇이든 하십시오”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이곳에 반영하고자 한다. 이런 치유적 요소를 넌지시 가미한 공원과 더불어 77층 타워는 이제 관람객들을 기대거나 눕거나 앉거나 듣게 함으로써 공간의 자유로움을 이야기한다.

안개마당은 77층에 오르기 전 관람객들의 몸과 마음을 정화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안개마당을 지나 중간쯤에 자리한 레드 트럼펫하우징은 소통의 도구로서 공원 내에 상징적 의미를 부여한다. 25m 길이의 몸체는 안개마당을 지나 트럼펫하우징에 2m 높이의 붉은 주두를 안착한 것이다. 그 속에서 디자이너는 말을 하려는 사람과 말을 들으려는 사람의 자리를 서로 다르게 만들어 줌으로써 자신들 뿐 아니라 대중 앞에서 약속하듯 서로의 소통을 음악적 감성으로 담고자 한 것이다. 오르겔 존은 전자음에 너무나도 익숙해 버린 현대인들에게 파이프를 두드려서 나는 소리를 느끼게 하고자 만든 공간이다. 고전적 아나로그의 차분함을 동반한 오르겔의 여운이 소리를 타고 공원 전체로 퍼져나가게 된다.

펍 스테이지는 관객이 주인공이 되고 주인공이 관객이 되는 모두의 무대라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사각박스로 돌출되어 있는 수십 개의 볼라드가 격이 없이 객석도 되었다가 때로는 간이의자가 되는 다목적 공간이다. 두 동의 코르텐 하우징을 의미하는 트윈 스퀘어는 과거의 낡은 시설물을 커버링한 것이다. 이것은 옥상 주차장에서 접근하는 관문의 역할도 하지만 또 다른 보이지 않아야 할 시설들을 차폐하는 요소로 건축적 볼륨을 통해 안정감을 제공한다. 4층 실내는 레드점퍼로 영웅이 된 점퍼들의 착지점을 투명하게 볼 수 있다. 또한 그곳을 기점으로 뒷문으로 입장하여 레스토랑 내부로 가로 지르는 코스를 걷게 하여 이미 미디어로 확인된 영웅이 박수를 받을 수 있는 것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77층은 도시의 전망과 스카이 점프를 즐기는 공간이다. 특히 하늘 화장실은 하늘에서 통쾌하게 배설하는 즐거움을 가질 수 있다는 위트감을 부여한다. 남자 화장실을 내다보는 복도에서 난 작은 구멍과 여자 화장실을 넘나보는 어떤 남자의 그래픽은 심리적 은밀성을 오히려 드러내어 해학적이기 까지 하다. 지난 1992년 대구직할시의 승격을 기념하여 건립된 우방타워는 다보탑 모양의 팔각형 탑신으로 안정감과 한국 전통적 건축미를 재현하였다고 평가받았다. 그리고 이제 15년 남짓한 세월의 흔적에 낡고 빛바랜 흔적을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 담겨진 의미 역시 하늘 길과 소통이다. 그 속에 함유된 것처럼 이제 202m의 한국 최대의 전망대는 새로운 대구의 도약을 의미하는 공간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진행 / 이수빈 기자 사진 / 최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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