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스페이스 | 리뷰

유니스의 정원

2007-11-27

‘유니스의 정원’의 벽체는 단지 내부와 외부를 구분하고 공간을 나누는 역할을 하지 않는다. 이는 자연을 바라보는 틀이자, 곧 그 자체가 주체가 되어 공간을 만들고 확장시킨다. 스스로가 완벽한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지만 주인공의 자리는 자연에게 내준 ‘유니스의 공간’을 찾았다.

취재 | 서은주 기자(ejseo@jungle.co.kr)
사진 | 스튜디오 salt

안산 반월저수지를 한 바퀴 빙 돌아 길을 따라 가다 보면 색깔 옷을 입은 단풍을 배경으로 연둣빛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어슷하게 잘린 벽면에 조성한 화단과 그 공간 사이로 스며든 빛은 자연과의 구분을 없앤다. 건물 내부와 외부의 경계가 허물어져 자연과 소통하고 있는 이 공간에 잠시 앉아 있노라면 어느덧 물아일체의 경지에 이른다.

한껏 자연을 품고 있는 키도 덩치도 작은 건물이지만 제법 다양한 목적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왼쪽 단층 건물 내부에는 발리에서 들여온 목재 오브제와 힐링 용품들이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물건을 진열해 놓은 숍이라기보다 마치 ‘유니스의 정원’ 이미지를 대변하는 것 같다. 숍과 정원은 유리창으로 경계가 정확히 나뉘지만 바닥에 길게 깔린 데크는 자연을 내부로 끌어들인다. 테라스에 앉아 바라보는 정원은 팍팍한 도시생활의 노곤함을 잠시 잊게 만든다.

알록달록 예쁜 조약돌로 수놓은 징검다리를 살포시 밟으며 산책로를 따라 산자락을 한 바퀴 돌면 이 공간의 주인공은 건물이 아니라 자연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건물은 지난해 말부터 짓기 시작해 올 9월에 완성되었지만 정원은 3년 전부터 따뜻한 사람의 손길을 받았다. 봄엔 벚나무가 장관을 이루며 때때로 봉오리에서 꽃망울을 터뜨린다. 이름 모를 야생화엔 벌과 나비들이 모여 앉아 들고, 주인장이 직접 만든 새집엔 지지배배 새 식구가 하나둘씩 이사를 왔다. 동식물이 모여들자 주인장은 훗날 자연을 위한 커다란 집을 만들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이곳에서는 향기 가득한 허브를 이용한 요리로 자연을 느낄 수도 있다. 건물 뒤편에 자리한 널따란 테이블에 앉아 즐기는 음식 맛이란. 건물 옥상엔 프라이빗 테라스가 있어 좀 더 높고 조용한 곳에서 자연을 맘껏 감상할 수 있다. 커다란 슬라이딩 도어로 나뉘어진 동쪽 건물 2층엔 주인의 생활공간과 사무공간이 자리한다. 1층은 주방과 화장실 등으로 구성된 서비스공간인데, 주인이 특히 신경을 쓴 곳이어서 화장실에도 볼거리가 많다.
두 채의 건물은 나뉘어진 듯 보이지만 하나의 커다란 유기체이며, 건물과 자연이 대조를 이루는 듯하지만 닮은 꼴을 하고 있는 ‘유니스의 정원’. 볕이 화사한 가을날, 자연을 품은 이 공간의 매력은 더 빛을 발할 것이다.

건축주가 요구했던 부분과 그 의견을 수렴, 반영한 생각이 궁금하다.
‘유니스의 정원’은 건물 자체보다 5,000평에 이르는 넓은 정원을 주 테마로 하였으며, 사람들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서비스공간이라 할 수 있다. 건축주는 레스토랑, 카페, 숍, 사무실, 주거공간 등 다용도 건물을 원했는데 대지 안에 지을 수 있는 건물의 크기는 83평에 불과했다. 따라서 건물의 외부공간을 적극 이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1층 숍에서부터 정원까지 길게 이어지는 데크에서는 차를 마시며 정원을 감상할 수 있고 2층 옥상 위 테이블에 앉아서도 정원을 내려다볼 수 있게 했다. 또 레스토랑을 건물 뒤편에 위치시켜 마치 정원에 앉아 식사를 즐기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설계했다. 2층은 외부 테라스를 중심으로 주거공간과 사무공간을 분리하고 또 연결하도록 했다.

공간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특별히 어떤 점에 신경 썼는가?
한 건물에 다양한 목적의 공간을 담다 보니 성격에 따른 공간 구획과 동선 분리가 필요했다. 건물 용도는 크게 상업공간, 주방•화장실 등 서비스공간 그리고 사적 공간으로 나뉜다. 이를 위해 건물을 크게 두 덩어리로 나누어 서쪽에 면한 1층 높이의 건물에 숍을 두고 그 뒤 정원과 건물 옥상에 테라스를 두었다. 동쪽 2층 높이의 건물은 주변에 위치한 고속철도로의 시선을 차단하면서 테라스와 레스토랑이 자연스레 정원과 산을 향해 열리도록 했다. 이 건물 1층에는 상업시설을 위한 서비스공간을, 2층에는 사적 공간을 두어 각 공간이 기능에 따라 자연스럽게 분리되도록 했다.

건물과 자연의 조화는 얼마나 고려했는가?
사적 공간을 포함하지만 레스토랑과 정원은 사람들 눈에 잘 띄는 것이 중요했다. 따라서 자연을 배경으로 돋보일 수 있는 건물을 원했다. 하지만 건물 벽체에 뚫린 면을 통해 바라보이는 자연 공간과 건물 내부와 경계면에 조성된 화단 등을 통해 자연을 건물 안으로 끌어들이도록 했다. 더불어 정원에서 건물을 바라볼 때에도 건물이 자연의 배경을 이루며 자연을 더욱 돋보이게 하도록 했다.

‘유니스의 정원’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공간이 외부와 연결되는 방식이 매우 다양하고 개성이 있다. 내부와 외부 공간은 경계를 확실히 긋고 나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확장되고 연결된다. 즉, 내부도 외부도 아닌 공간이 다른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면서 이와 이어지는 데크는 또 하나의 디자인된 공간으로 읽힌다. 또 ‘유니스의 정원’ 브랜드 컬러인 보라와 연두색이 자연의 색인 초록과 대조, 조화를 이루며 건축물을 강조하고 있다. 건물 외관에 색을 입히는 것에 대해 염려했지만 값비싼 외장재료를 사용하는 것보다 오히려 ‘유니스의 정원’ 이미지를 살리는 데 더 효과적이었다.


유니스 가든 031 437 2045

facebook twitter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