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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 리뷰

반짝반짝 작은 액세서리, 그들만의 디스플레이

2003-06-20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그들로부터 제일 부러운 것은 특별히 가꾸지 않아도 싱싱한 자연스러움과 자신만만한 그들의 젊음이다. 아무 치장도 안한 그들이 이 학생은 이래서 예쁘고, 저 학생은 저래서 예쁘고 모두들 다 예뻐 보이는 것이다.
오래 전 가르치던 한 여학생이 아주 특이한 목걸이를 하고 학교에 왔다. 노끈을 꼬아서 오래된 나무 빨래 집게를 목걸이 참으로 매달아 목에 걸고 온 것이다. 집시풍의 그 느낌이 얼마나 멋스럽고 보기 좋던지 나도 한번 해 보고 싶었다. 하지만 내게는 용기라는 또 다른 액세서리가 필요했었다. 학부형인 내게 빨래집게 목걸이가 어울릴 수 있을까?

젊은 여성이 너무 값나가 보이는 액세서리를 하면 자연스러움과 젊음이 상실되어 보이는 것으로만 보아도 젊은이에게는 젊음 그 자체가 액세서리인 것이다. 그런 반면 곱게 나이 드신 분이 단아한 모양의 액세서리를 하고 흰머리를 곱게 빗어 넘긴 모습은 우리들의 마음을 정갈하게 만든다. 화려함과 사치스러움을 떠난 멋스러운 액세서리! 자연스러운 멋이 그래서 중요하다.
이러한 자연스러운 멋을 드러낸 DP가 있어 여기 소개한다.

일본 동경 긴자에 있는 [티파니]의 DP이다.
겨울철 난방용 땔감인 바싹 마른 솔방울과 장작더미.
솔방울을 따올 때 어디선지 딸려온 잎사귀 (금 귀걸이),
그리고 장작더미 속에 어디선지 딸려온 솔방울 (금 브로치).
잎맥 하나하나 또 만지면 따가울 듯 솔방울의 정교함이 조명 속에서 금방 살아 나올 듯 하다.
붉은 브라운 톤에 찬란한 금색의 조화는 어디서든지 있을 수 있는 자연의 모습을 스토리로 엮어낸 멋진 작품이었다.

다음 것은 긴자에 있는 [타사지 시노우]의 X-mas DP이다.
종의 색을 구분지어 X-mas 트리와 리스(wreath)의 형태감을 나타냈다.
X-mas의 상징색인 빨강, 녹색, 금색 -- 누가 보아도 Merry X-mas다.
빨간색 종 바탕에 금색 종으로 리스의 형태를 표현했고, 초록색 종 바탕에 금색 종으로 X-mas 트리를 표현했다. 입구는 /‾‾‾‾|이런 형태로 되어있어 들어가면서 양쪽의 DP가 다 보이는 것은 물론 차임벨로 연주되는 X-mas 캐롤을 들을 수 있었다. 거기에다 금빛 종 몇 개가 움직이듯 들어 올려져 있어 그것들이 움직이며 캐롤을 연주하는 듯한 착각도 느껴지게 했다.
진열되어 있는 상품은 X-mas 파티 참석시 사용할 흔치 않으면서도 사치해 보이지 않는 멋스러운 것들로서 전형적인 X-mas의 색상과 소품 게다가 효과음향까지 완벽하게 처리한 깔끔하고 재치 있는 DP였다.

영국에서 찍은 한 상점의 DP는 시간이 흘러 그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2주에 한번씩 사진을 찍은 이 상점에 가까이 갈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번에는 어떤 작품으로 나를 놀라게 하려나.... 나를 한번도 실망시키지 않는 그 누구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노획한 물건에 대해 대견스러워 하는 개선 장군처럼 뿌듯한 발걸음으로 돌아가게 했던 상점이다.
신문지로 만든 수초, 그 수초들은 신문지로 포장된 오래된 이삿짐(?)처럼 보이는 상자들 (영국에서의 이삿짐은 예산 인도에서 홍차를 수입할 때 사용한 Tea chest를 사용함)과 신문지를 끈으로 만든 커튼다발 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돌아가는 fan에 의해 흔들리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빛이 나는 것들 -- 물려받은 시계, 지나온 역사인 빛 바랜 신문. 신문과 시간 즉 시계의 이미지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진열되어져 있는 상품들 역시 오래 전부터 그런 모양을 하고 있었으며, 실용적이고 지나친 화려함이 견제된 튼튼함까지 보여지는 그런 상품이다. 수초 사이사이 숨겨진 조명들, 커튼 안쪽에서 비추는 조명, 모든 것이 인간의 왕래를 반기지 않는 듯, 시간의 흐름을 이야기하는 듯 ‘아참! 그런 게 있었지’ 하며 잠자던 한쪽 뇌를 깨워주는 그런 작품이었다.

이러한 귀금속류의 DP는 그 시점이 높아야 한다.
상품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소비자의 시선이 가기 쉽고 상품을 만지기 쉽고 선택하기 쉬우며 사기도 쉽게 하기 위해 Golden space에 진열한다. 상품 진열의 기본 그림을 보면 많은 참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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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현
안녕하세요 꽤나 허접한 휴학생임니다 곧 군대 갈꺼구요 생각없이 놀구 있어요ㅡ.ㅡ 음... 누군가의 소개로 여길 가입하게 됐슴다 좀전까지 대학로에 계시던.. 몇몇분들의.... 가입 시켜주세요..ㅠ_ㅠ;;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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