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7-25
디자인 김백선 / 백선 디자인 스튜디오(02-548-6788) 설계 김현주, 이현주, 양은아 / 백선 디자인 스튜디오 시공 김흥섭, 양오순 / 백선 디자인 스튜디오 가구 백정후(02-548-4257) 위치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630-19 면적 1,069㎡ 바닥 C-Black, 마천석 버너, 슬레이트 타일 벽체 현무암, Blue Polishing SST. , 흑경, 흑단 무늬목, 하이그로시 패널 천장 구로철판, Polishing SST.
Design Kim Paik-sun / PAIKSUN DESIGN STUDIO Design Practice PAIKSUN DESIGN STUDIO Furniture Paik Jung-Hoo Location 630-19 Shinsa-dong Gangnam-gu, Seoul Size 1,069㎡ Flooring C-Black, Slate Tile Wall Basalt, Blue Polishing SST., Black Mirror, Ebony Wood, High Glossy Panel Ceiling Steel Panel, Polishing SST.
그래서 天上은 디스코 클럽인데도 불구하고 차분하고 고즈넉하다는 말이 오히려 어울린다. 다양한 요소들의 혼재라는 기능 때문에 겉모양마저도 복잡스러운 시각적 유희를 디자이너가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란한 기교로 시선을 유입시켜 받는 신선한 충격 대신에 자연 그대로의 물성과 단순한 무형의 의미를 던져줌으로써 주위를 흡수하는 마력을 이 공간은 지니고 있다. 빛과 주위의 모든 것을 흡수하는 무채색의 검정과 회색의 공간. 이것은 아무것도 없는 듯 하지만, 빛을 흡수하고 그 빛이 다시 사물을 관통하는 과정만으로도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자람보다는 넘쳐남으로 가득 찬 현대 사회에서 없는 듯 하지만 내적인 풍족함이 있고, 편안하며 그 자체로 걸맞은 공간을 만들겠다는 디자이너의 바람이 천상의 곳곳에 묻어나 있는 것이다.
天上은 가라오케와 나이트 클럽이 결합된 형태로 소위 말하는 음·주·가·무를 즐기는 공간이다. 가라오케와 나이트 클럽이라는 두 가지 요소의 결합은 신세대에서부터 중·장년층까지 소화해낼 수 있는 공간을 원하는 클라이언트의 요구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렇다면 함께 수용된 이들을 어떻게 마음껏 즐길 수 있게 할 것인가? 해답은 명료했다. 이들을 억지로 한데 묶을 필요도 없고 나눌 필요도 없었다. 개방된 공간을 중심에 두고 이것을 겹겹이 감싸는 형식으로 독립적인 공간을 배치하여, 공간적 확장과 함께 밀폐성을 키워나갔다. 그리고 공간과 공간은 서로 뚫리고 연결되는 방식으로 연계하여 단절되지 않고 서로 소통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었다.
밀폐된 공간에서 술을 마시며 노래를 부르고 싶은 사람, 독립된 공간에 있으되 활기찬 바깥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사람, 마음껏 춤추고 싶은 사람, 그리고 춤추다 쉬고 싶은 사람, 한 걸음 뒤로 물러서 분위기를 느끼다 춤도 한번 춰보고 싶은 사람, 외롭게 바에서 술을 음미하고 싶은 사람… 이들이 자유롭게 분리되면서도 어울리고 소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모인 다양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동화되는 공간은 기능적인 요소만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다양한 세대와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듯, 이 곳에서는 두 개의 상반된 요소가 어울려 공존하고 있다. 출입구에서 내부로 향하는 복도에 위치한 물과 나무 그리고 벽면을 이루는 돌로부터 발산되는 정적인 분위기는 쉼 없이 움직이고 색을 바꾸어가는 테크노적인 레이저 광선과 소리를 흡수하면서 하나의 결합체를 만들어낸다. 또한, 테이블과 벽면에 사용된 자연석의 거친 물성은 그 어떤 첨단 재료와 결합하여도 오랜 세월 존재했던 그들의 존재를 조용하면서도 무게 있게 드러내고 있다.
天上에는 이 곳을 디자인한 김백선만 알고 있는 비밀이 하나 있는데, 그 해답은 이 불상에 있다. 유난히 붉은 소파와 조명이 색다른 느낌을 주는 홀의 벽면에 부착된 이미지들은 그저 어떤 문양이 있는 조명등일 뿐이다. 커다랗게 뽐내지도 않고 고요하게 불을 밝히고 있는 이 조명을 모두 결합시키면 불상의 얼굴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디자이너가 의도적으로 삽입한 하나의 위트인 셈이다.
실체가 아니지만 사실처럼 믿고 사는 현대 사회의 우리 모습. 그러나 그 단면만을 보고 살아도 전혀 불편할 것이 없는 진실에 대한 암묵적 기피 현상. 이것을 디자이너는 불상의 쪼개진 단면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다.
기사제공 : MARU interior Desig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