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스페이스 | 리뷰

컬러와 재미가 영화스토리와 엮이다

2004-11-09

현란한 네온사인 사이로 어지럽게 펼쳐진 거리풍경, 일정한 리듬감 없이 마구잡이로 놓여지고 포장된 도시의 만물상, 그 무표정하고 획일화된 건물군이 긴 한숨을 동반한다.
마치 성냥갑처럼 좁고 밀폐된 저마다의 공간들은 머리 속을 때리는 요란한 음악과 뒤엉켜버려 흐느적거리는 매캐한 공간을 만들어간다.
물밀 듯이 도시를 메워가기 바쁜 이 환락의 공간은 이제껏 값싼 상업논리에 밀려 오히려 개성도 없고 그리 유쾌하지도 못한 공간으로 대중의 욕구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바쁜 도시생활 속에서 하루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즐겨 찾게 되는 노래방.
그곳에 영화를 테마로 한 색깔 있고 건전한 놀이문화를 그려본다면 어떠할까. 이러한 관점에서 디자이너의 상상력은 기존의 노래방과는 다른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더할 수 없이 자유로운 상상을 펼치게 된다.
피곤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색다른 공간과 재미를 부여할 수 있는 영화스토리 같은 환희공간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

스타타워 노래방의 공간은 지극히 감성적인 색채를 머금고 있기에 더욱 유쾌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굳이 첨단 디지털기기를 이용한 영상과 음향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개성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복도를 따라 흐르는 듯 잔잔히 펼쳐진 공간은 날렵한 선의 흐름으로 구성된 바카운터와 어우러져 한층 여유를 풍겨내고 있다.
기다리는 사람들은 경쾌함이 묻어나는 바에 앉아 칵테일 한잔을 즐길 수도 있다. 또한 자신이 마냥 주인공이 된 듯 영화를 테마로 한 거리를 거닐 수도 있다.
간혹 벽면에 그려진 벽화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의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투명감이 더해진 타일면 위로 공간의 유쾌함은 음악과 조명을 벗하고 있고 길게 뻗어진 복도는 공용공간에 생기를 더하게 한다.

추억의 영화 속으로 빠져드는 공간. 로미오와 줄리엣,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아메리칸 뷰티, 마릴린 먼로의 느낌, 스캔들, 마지막 황제, 물랑루즈…
두개 층으로 나누어진 각각의 방들은 저마다 다른 색상과 독특한 스토리를 넉넉히 품고 있다.
바깥으로 열려진 개방적인 공간도 있고 붉은 휘장을 둘러 중국 궁전같은 고상함을 연출하기도 한다.
로즈룸으로 표현된 스페셜공간에는 한껏 조명을 발하는 무대 위에 원형의 붉은 장미 한 송이를 두어 화려한 향기가 공간에 넘실대는 듯 하다.
붉은 빛 커튼으로 한 아름 에워싸인 레드패브릭룸은 닫혀 있으되 열린 개념으로 밀폐공간의 숨통을 열어주는 장치로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만남의 장소로서 제 역할을 한다.
각기 다른 감각과 문화가 한데 모여 그만의 독특함을 멋스럽게 우려내는 스타타워의 공간. 그 속에는 지치고 힘든 도시인의 상처를 따뜻하게 보듬어주고자 하는 디자이너의 사려 깊은 디자인언어가 튼실하게 담겨져 있다.
그것은 별다른 개성 없고 궁색한 우리네 놀이공간에 대한 디자이너의 따끔한 비판정신이자, 흥미진진한 놀이문화공간의 또 다른 대안으로 그 가치를 상승시켜 주기에 충분하다.

facebook twitter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