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에 기초를 두고 세포조직의 관찰과 분석에 그 기반을 두고 있는 서양의학에 비하여 중국, 일본 등 한자문화권 지역의 동양의학과 함께 발전해 온 한의학은 생명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동적관찰에 의한 근원 생명력의 배양에 그 근본이 있다.
종합치료의학인 한의학의 뿌리에는 음양오행설이라는 기초이론이 있는데, 한의가 갖는 많은 치료의 원리들이 이로 인해 설명된다. 두 가지 면으로 관찰되나, 그 상대적 특징을 표현하는 음/양의 이론과 두 가지 관계에 대한 서로 간의 상생관계를 설명하는 오행의 기본개념은 이번 한의원 공간의 주된 키워드이다.

이어 위의 이원론적 이론과 함께 한의학이 갖고 있는 또 다른 특징들이 공간을 계획할 때 연구되었는데, 국소적인 치료가 아닌 근본의 치유를 지향하는 종합치료학, 생체현상 그대로를 관찰하여 분석하는 생명현상학, 자연적인 재료를 그 치료약의 중심으로 하는 자연 치료학, 그리고 주증치료의학과 개별맞춤치료학 등이라고 하겠다.
특히, 양방의 화학적 치료에 대비되는 자연치료적인 특징은 공간 속에 자연적 재료가 들어가야 하는 공간특성적인 이유로 작용하였다. 전체적인 공간의 모습은 이원론적 공간기초로 짧게 설명할 수가 있다. 그것은 보이는 재료(대나무)와 보이지 않는 재료(백색 벽+빛)로 나뉘고, 사각형과 원으로 나뉘며, move(이동)와 stay(정지)로 나뉜다. 우선 입구에서부터 인포메이션 데스크까지의 l0m가 넘는 의도적 동선의 연장은 앞으로 전개될 공간전체를 은유적으로 설명함과 동시에 빛-어두움의 두 가지 요소를 함께 갖고 있어, 서로의 상생을 얘기하여 준다.

긴 이동 이후의 stay는 단차 300의 은유적 공간분리로서 이야기를 하고 있고, 대기실 공간에서의 안락함도 어릴 적 한약방의 정겨운 대기형태를 스케일적으로 표현코자 하였다.
이에 붉은색 큐브 박스는 2개의 원과 함께 형태적 이원론을 설명하는데, 그 대비는 원 속의 물과 함께 공간의 클라이막스를 형성한다. 곳곳에 배치된 스페이스 그래픽은 한의학의 기본이 되는 약재의 모습을 조합하였는데, 그 본래의 형태에 충실하면서 공간 속에 구체적인 이야기를 전하여 주고, 붉은색의 주조톤은 대나무의 남성적 선에 대하여 여성적인 느낌으로 여성 원장의 분위기를 그대로 담았다.

이번 한의원 공간은 기존의 정적이고, 명상적인 한의원에 대한 반전으로 계획되었다. 한의학이 갖고 있는 대체 의학적 요소로서의 모호성보다는 좀 더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그 결과를 자연적이고 근본적으로 치유하는 모습을 공간적으로 풀어내려고 의도하였고, 그 원리의 근간은 이성적이고 기능적 형태로서의 모더니즘 공간과 빛과 색을 통한 동선의 유도, 그리고 이원론적 재료의 구성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들의 조합을 통하여 서양 의학적 공간인 것 같지만 한의학적 느낌을 강하게 갖게 되는, 무언가 구체적으로 들어나지 않는 이원론적 신비감을 공간 속에 묻어내려 노력하였다. 의학의 근본이 다르듯, 동•서양 의료공간이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서양의학은 동양의학의 장점을 수용하고 있고, 동양의학 역시 서양의학의 과학성을 받아들이고 있는 이때, 이번 한의원 공간이 새롭게 시작 될 한방 의료공간의 한 방향성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글/ 장순각)

jay is working의 프로젝트들은 항상 기본 틀을 가진다. 늘 진화하지만 내재된 기본은 한결같다. X.Y.Z 축의 구성되는 삼차원적인 전개방식을 취한다. 그리고 공간에서의 기-승-전-결을 가져 스토리를 구성한다. 한의원 려는 음양의 조화를 중요시하는 이원론적인 이론을 이원론적인 공간기호학으로 풀이하였고, 자연적인 재료를 중요시 하는 한방의 특성을 살려 자연적인 소재를 공간에 도입했다.
한양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 후 파리 제 1대학에서 석사, 박사 수료 후 2001년에 귀국하였다. 2001/2002/2005 KOSID 협회상과 2003 JCD Silver Award를 수상하였다. 주요작품으로는 한병주 치과, 현재만 치과, 닥터스미 피부과, 닥터스미 성형외과, 미래 이비인후과, 이오스 안과, 안성진 성형외과, 갤러리 알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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