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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 리뷰

세월을 마시는 공간

2006-02-16


와인은 감각을 일깨우는 술이다. 시감, 후감, 미감을 자극하며 다양한 장소와 다양한 음식과 조화를 이룬다. 와인의 이러한 친화력은 사람을 불러 모으는 가교역할을 한다. 이러한 가교 역할에서 소믈리에는 아주 중요하다. 와인과 사람을 더욱 가깝게 혹은 더 멀게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인자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와인 마니아 사이에서 꽤 유명한 소믈리에 두 명이 자리를 옮겨서 와인바를 마련했다. 후미진 주택가 골목에 자리한 이 곳은 길을 지나던 이가 우연히 들리기 보다는 일부러 찾아 들러와야 하는 곳에 있다. 이런 연유로이 곳은 트렌드를 쫓기보다는 조용하고 묵묵하게 있기를 원하다.

스타급 소믈리에가 있는 곳인 만큼 이곳은 와인바에서는 드문 배치를 두게 되었다. 이들을 위한 스테이지와 같은 바를 중앙에 두었다. ‘ㄷ’자로 주변 공간을 휘둘러 공간 전체에서 바를 주목할 수 있게 만들었다.
공간이 우위에 있기 보다는 사람이 주인공이 되는 공간으로 트렌디한 구성은 최대한 자제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공간으로 구성된다. 마치 예전부터 이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오래된 사람이 있는 것처럼 오래된 재질로 마무리 되었다.

이 곳은 와인에게 가지고 있는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거품도 없애고 메뉴도 한식에 맞추어 와인의 대중화에 목적을 두었다. 편안한 느낌으로 뭘 선택할지 모르는 난해함이 촌스러움으로 느껴지지 않고 편안함을 느껴지는 곳이다.

중앙의 바에 은은한 조명을 밝힌 바 테이블과 함께 균형을 맞춘 상부의 조명 겸 와인랙이 눈에 띈다. 안쪽으로는 와인랙으로 사용되지만 바깥으로는 와인잔의 유려한 실루엣이 비춰진다.
미를 겸비한 실용적인 와인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한쪽 홀의 상부에는 테이블 위에 다양한 형태의 와인잔을 오브제로 놓은 조명을 선보였다. 그리고 다른 한쪽에는 와인병을 마신 후에 꼽아둘 수 있는 벽을 만들어 세월의 흔적과 함께 손님과 같이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취재 김민혜 기자 (arcmoon@marui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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