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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린 생명의 나무를 키워줄 생태적 감수성

2006-11-16


2005년 늦가을에 광주공동육아협동조합 어깨동무와 생태건축연구소가 생태주의적 교육이념과 생태주의 건축철학을 공유하면서 설계를 시작하였다. 아이들의 공간을 만드는데 있어서 생태적 공간, 아토피나 천식 등을 유발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이 방출되지 않는 흙과 나무인 자연재료를 주재료로 채택하여 아이들에게 건강한 교육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일차적 목표로 진행하였다.

외부공간을 놀이와 야외학습이 가능하도록 놀이기구를 중심으로 한 앞마당, 건축물에 배치에 의해 만들어진 쌈지마당인 중정, 기존의 대나무숲을 살려서 만든 뒷마당, 이층 좌우측에 만들어 놓은 데크 공간 등으로 구성되어 공간의 다양한 체험과 학습을 유도하였다. 그리고 우리 전통건축의 주요요소인 누마루를 건축물 전면에 만들어 전망이나 야외학습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였다. 이 어린이집은 개인이 주인이 아니고 학부모인 조합원들이 조합비를 분담하여 지은 공동체의 산물이다. 건축방식도 건설회사의 이윤을 줄이기 위해 설계에 참여했던 전문가가 조합에 파견되어서 조합으로부터 직접 급료를 받으면서 공사의 총괄을 하며 건축주가 직영체제로 운영하여 건축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


사회적 문제인 자녀들의 교육을 부모들이 동참하여 운영하는 공동육아프로그램과 시멘트콘크리트의 공간 속에서 시들어가는 자녀들의 공간을 생태적이고 쾌적한 공간으로 만들어 냈다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일차적이고 가시적인 성과이다. 나아가서 선진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새집증후군이 없는 생태적 교육공간을 되찾아주자는 운동이 우리사회에서도 시작되었다는 것과 이를 계기로 해서 아이들의 교육공간에 대한 논의가 사회전반에 반성적 성찰로 울림이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이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해야하듯이 공간을 이용하는 측면에서도 아이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인정하고 길을 열어두려는 자세로 공간을 짜야한다. 그래서 아이가 어른으로 커가듯 시나브로 공간을 느끼는 마음도 커나가야 미래의 어른이 되었을 때 공간의 가치와 미학을 새롭게 바꾸어 놓을 수 있다.

공간을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자기의 삶의 모양과 규모를 제대로 정리해내며 살 수 있지 않을까? 오늘날 우리 어른들이 그릇된 공간의 이해로 인하여 부동산 투기와 집 평수 늘이기를 위해 평생을 허비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공간의 규모를 제대로 이해하고 쓰임새를 창조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공간의 소비를 줄일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공간이 우리의 몸과 마음에 익숙해진다.
아이 때부터 새롭게 자기 주변의 공간을 익히고 그 안에 있는 자연 환경을 재미있게 놀이를 통해 학습 한다면 환경문제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찾아내는 지혜를 갖추게 될 것이다. 어른들의 부족한 공간 개념은 어른들의 잘못만이 아니다. 산업화 시대를 살아 온 어른들의 잘못된 문화에 비롯된 것이기에 아이들에게는 공간을 새롭게 인식시켜서 창조적 발견과 더불어 지속가능한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우선 주변부터 둘러볼 일이다. 너무 과소비하고 있는 공간은 없는지, 버려둔 공간은 없는지, 잘못 사용하고 있는 공간은 없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매일매일 공간 속에서 일상을 영위하면서 너무 멀리 있는 말인 공간! 이제 그에게 한 발짝 다가서서 말붙이고 친해지는 노력을 시도해야 한다. 자고 일어나면 거기 있을 공간이 아니라 새롭게 조금씩 손에 잡히고 설레는 그런 공간으로 다가서야 한다. (글/ 이윤하)


진행ㅣ 김민호 기자
사진ㅣ 최정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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