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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 리뷰

더 블랙 스위트 _ 일탈과 해방의 가치

2009-07-14

새로운 주거공간의 디자인 흐름을 만들고 공간에 제시한다는 것은 디자이너를 따라다니는 서책과도 같은 것이다. 라이프스타일의 다변화와 함께 고객의 취향은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주거의 특성상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혜안과 주거공간의 트렌드를 냉철하게 파악할 줄 하는 판단력이 요구된다. 그런 점에서 오랜 시간 동안 주거공간 디자인의 전문가의 길을 걸어온 디자이너는 그 자신이 쌓아온 차별화된 디자인 철학과 감성을 바탕으로 향후 전개될 주거문화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다.

더 블랙 스위트(THE BLACK SUITE)는 호텔과 연계된 고품격 레지던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컨드 하우스의 개념을 가진 주거 공간으로 계획된다. 그 지향하는 개념처럼 삶의 여유를 즐길 줄 아는 오피니언 리더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공간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디자이너는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단어를 ‘고독’으로 표현하면서 일상을 벗어나 ‘쉰다’는 것을 크게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여유와 편안함을 느끼며 말 그대로 쉰다는 의미와 또 다른 하나는 자신만의 공간 속에서 정신적인 해방감을 맛보며 신나게 삶을 즐긴다는 의미로 나누고 있다. 휴식의 개념과 삶의 재충전의 의미를 담고 있는 이러한 해석은 더 블랙 스위트를 통해 ‘More Active, More Calm’이라는 콘셉트로 전해지고 있다. 휴가와 여행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는 도시인들의 복잡한 일상 속에 그들이 있는 그 장소가 바로 ‘일탈’ 그 자체인 것이다.

일탈을 꿈꾸는 도시인들에게 집이란 더 이상 ‘정주’의 의미보다는 ‘이동’의 의미가 더 강하게 다가온다. 세상의 풍부한 경험으로 삶을 풍족하게 누리면서 자신이 하고 싶고 누리고 싶은 경험적인 일에 아낌이 없는 이들 현대인들은 노마드족(Nomad 族) 혹은 유목민으로 표현되면서, 언제라도 떠날 준비를 하고 있기에 누구나가 한번쯤은 꿈꾸는 이상이기도 하다.

‘Beyond Nomadic’ 콘셉트의 156㎡(A-Type)는 젊은 층이 선호하는 평면으로,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과장된 스케일의 다이닝 바와 그 위를 따라 설치된 조명은 소규모 모임이나 파티를 위한 공간으로도 충분하다. 공간의 사용보다는 시간의 사용에 비중을 두고 드라마틱한 시간을 공간에 담으려고 하였다.

. ‘one point one theme’로 디자인 요소를 함축한 더 블랙 스위트는 공간 전체의 디자인 콘셉트를 모두 함축할 수 있는 소재 단 한가지로 디자인을 전개해 나간 것이 특징이다. 한 가지의 소재로 벽과 바닥, 가구의 마감재로 사용함으로서 공간에 카리스마와 통일감을 더해준다. A-Type에서는 실버트레버틴 대리석이 원포인트로 사용되었으며 이 재료의 특성과 조화를 이루도록 모든 소재와 색상을 선택하였다.

‘Hommage to Oasis’ 콘셉트의 180㎡(H-Type)는 지친 일상을 위로해 주는 오아시스 같은 공간으로 네오-네츄럴리즘(Neo-naturalism)을 표방하고 있다. 손때 묻어 오래된 듯한 테이블, 입구 바닥과 욕실 세면대의 화강석, 물을 담은 정적 공간과 따스함을 담은 벽난로는 자연과 하나되는 공간의 요소로서 거실, 가족실 그리고 욕실에서 보여지는 자연은 그 곳에 들어서는 순간 여유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그리고 벽과 바닥은 모카크림 라임스톤으로 통일하였으며 이 원포인트가 가진 물성과 조화를 이루도록 공간 전체를 디자인하였다.

이처럼 더 블랙 스위트의 공간에서 디자이너는 도시의 복잡함을 잠시 접어두고 노마드적 삶을 이어감으로써 잠시 동안 해방의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 그 속에 고독과 쉼이라는 디자인 언어가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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