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스페이스 | 리뷰

선과 빛의 레스토랑

2011-07-25


성남시 분당구에서 새롭게 문을 연 부띠크 뷔페 & 레스토랑 나무스는 공간 디자이너 김치호가 새롭게 진행한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그간 김치호의 작품에서 볼 수 있었던 기하학적인 구성미가 돋보이는 이 곳은 천정이 높게 설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이는 레스토랑 곳곳에 위치한 구조물과 조명의 역할 때문일 것.

에디터 | 이은정(ejlee@jungle.co.kr)
자료제공 | 치호 앤 파트너스

메인 홀 오픈 키친의 상부에서 떨어지는 조형물은 미래도시적 메트로폴리스의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그렇지만 ‘나무스’라는 레스토랑의 이름에서 느껴지듯 이는 기하학적인 형태로 발전된 나무라는 자연을 모티브로 구성한 것이다. 이 구조물이 전체 공간의 아이콘을 이루는 조명 구조물의 역할을 하고 수직과 수평의 선이 구조물에 생명력을 부여, 공간 자체가 하나의 에너지로 들어 올려진 듯한 착각마저도 들게 한다. 전체 공간을 구성하고 있는 우드 패널의 경계면은 빛의 흡수, 반사, 투과의 세 가지 다른 현상을 각 입면의 특징에 따라 적절하게 적용하고 있는데 이는 똑같은 조형적 요소가 마감재의 변화 및 설치 방식에 따라 각기 다른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실험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라고.

김치호 디자이너와 치호 앤 파트너스의 이번 프로젝트는 점진적 수열 배수로부터 추출되어 패턴화된 기하학적 요소들의 특징인 ‘연속성과 리듬감’이 잘 살아있다. 이를 통해 공간에 일정한 규칙을 불어 넣어 줌으로써 디자이너가 개인적이고도 충동적인 판단으로 범할 수 있는 파형과 오류의 요소를 최대한 배재시키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고. 이렇듯 안정적이고도 에너지가 넘치는 조형미를 통해 공간 속에 절대의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디자인 컨셉이었다.

공간 속에서 선으로 강조되어 표현된 구성적 요소들은 수직적으로는 마감재를 분리해주는 기준이 되고 수평적으로는 평면의 동선을 기획하거나 영역을 구분하는 요소로 적용되고 있다. 이를 통해 각 선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합리적인 공간 분할을 위한 적절한 저마다의 기능을 발휘하게 된다. 특히 공간을 아우르는 빛의 요소들 조차도 이 규칙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동선과 주방, 홀과 동선, 입구와 출구 혹은 파스텔 톤의 컬러로 구성된 6개의 룸으로 연계되는 합리적인 조명 계획은 안정적인 조도와 빛의 라인을 통한 유연하고도 부드러운 동선의 유도가 가능할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디자인을 담당한 치호 앤 파트너스의 김치호 대표와 간략한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Jungle :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부티크 레스토랑이라는 타이틀에 걸 맞는 완성도를 지향하는 클라이언트의 요구와 감성적이고도 상징적인 공간을 만들고자 했던 저의 바램이 일치했습니다. 기존 상업 공간이 가지고 있는 유행에 편승한 스타일을 배제하고 시간이 지나도 조형적 가치가 오래 남을 수 있는 디자인을 하고 싶어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Jungle : 이번 작업을 진행하시면서 가장 중점을 두신 부분, 그리고 이 작업을 통해 가장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입니까?

중앙홀의 상징성과 웅장함을 살리기 위하여 기하학적 조형물을 오픈 키친 상부에 배치하고 이 규칙을 기능적으로 전체의 공간에 분할하려 했던 점입니다. 이 조형물은 단순히 조명으로써의 역할만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평면적인 기능성과 고객 동선 수직적인 마감재의 분리선과 연계되어 전체 공간을 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공간 속에서 이러한 규칙들이 조명이나 동선 체계와 연계되어 철저하게 기능적인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Jungle : 김치호 대표님의 전작들을 살펴보면 연속된 오브제와 이를 이용한 모던한 구성이 눈에 띕니다. 이번 나무스 부띠크 레스토랑 인테리어에서도 이런 특징들이 눈에 띄는데 특별히 이런 구성을 선호하시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하나의 조형적 코드가 공간 속에 파생되면서 다양한 기능과 심미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철저하게 수학적인 규칙을 따르려 했습니다. 디자인을 하다 보면 생기는 개인적인 욕심에 의해서 과장된 디테일이나 장식적인 오류를 피하기 위함이기도 했지만 그런 규칙적인 그리드 속에 숨겨진 명확한 리듬감을 전체 레스토랑의 핵심적인 이미지로 잡고 싶었습니다. 기하학적인 접근으로부터 출발한 리듬감과 경쾌함은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아름다움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Jungle : 대표님의 작업에서 모던한 디자인에 온기를 불어넣어 주는 것은 조명인 것 같습니다. 조명을 쓰실 때 특별히 염두에 두시는 요소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공간 속에서 마감재의 질감이나 색감, 그리고 음식의 식감을 살려주기 위해 조명은 가장 직접적이고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조명은 철저하게 동선의 체계와 기능적 연계성을 바탕으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음식에는 음식을 위한, 테이블과 좌석 배치와 연동된, 그리고 주동선을 따라 흐르는 간접적 조명의 형태를 통해 공간에 활력과 기능성을 강조하려 했습니다. 각 룸에는 5단계로 조절이 가능한 디머를 설치하여 고객의 취향에 따라 조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습니다.

Jungle : 앞으로의 작업 계획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몇 가지 기업전시 프로젝트와 아트 협업 작업이 있습니다. 기존에는 전시 및 주거 프로젝트가 많았었지만 앞으로는 상업공간 및 공공 시설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와 다양한 조형적 언어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습니다.

facebook twitter

이은정
잡지디자이너 과심은 여러분야에 관심은 많으나 노력은 부족함 디자인계에 정보를 알고싶어함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