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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 리뷰

문화·생태마을 꿈꾸는 헌책방거리 인천 '배다리'

2013-07-30


부산에 보수동헌책방 골목이 있다면 인천에는 배다리 헌책방거리가 있다. 모두 해방과 한국전쟁을 전후해 생겨난 역사적 가치가 있는 지역이다. 배다리는 산업화 도로가 관통할 예정이었지만 배다리 주민들과 배다리의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힘을 모아 지켜내 지금은 문화, 생태 환경 지역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경제논리를 앞세운 개발과 도시화에 맞서 대안문화를 만들어가는 배다리의 현재와 미래는 도시개발의 인식 전환을 가져다준 상징적인 공간이 될 전망이다.

글·사진 | 한정현 기자 ( hjh@popsign.co.kr)
기사제공│월간팝사인

추억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배다리 문화 지켜내
도시의 발전은 개발의 역사에 다름 아니다. 늘어나는 사람과 교통량을 수용하기 위해 높은 건물들이 들어서게 되고, 도로 역시 넓어지게 된다. 경제 발전이 최우선 가치로 여겨지던 개발의 시대를 지나온 대한민국은 이처럼 도시의 개발과 함께 경제 규모를 늘려 왔다.

그런데 도시의 개발이 경제 논리에만 치우치면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지역의 문화와 개성, 역사가 도시의 개발과 함께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처럼 개발의 논리에 묻혀 우리네 삶의 흔적이 묻어 있는 많은 문화가 역사가 신도시의 등장으로 사라져갔다.

인천의 헌책방 골목인 배다리마을도 도시의 개발로 인해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한 위기에 처했었다. 해방 이후부터 명맥을 유지해온 배다리 헌책방은 인천의 대표적인 헌책방거리로 명성을 유지해왔지만 산업화에 따라 점차 위축되어 지금은 10곳도 채 안 되는 헌책방 가게들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시에서 배다리를 관통하는 산업도로 건설을 추진하면서 헌책방거리 배다리는 역사의 뒤편으로 물러갈 위기에 처했었다.

배다리 헌책방거리는 인천에서 나고 자란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쌓인 곳이다. 새 책을 살 형편이 안 되는 어려운 처지의 학생들이 배다리 헌책방에서 꿈을 키웠다.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인천시민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배다리의 보존에 팔을 걷고 나섰다. 그리고 배다리는 인천에서 무분별하게 진행되던 도시 개발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인식의 전환을 가져다주는 상징적인 공간이 되었다.

문화, 생태 마을로 변화하는 배다리 마을
배다리 헌책방거리를 지나 재활용창작소 스페이스 빔을 지나면 풀이 우거진 공터를 만날 수 있다. 애초 배다리 개발 계획에 따르면 이곳은 원래 산업도로가 지나가는 길이 될 운명이었지만 배다리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의 반대로 착공을 못하다가 지금은 수풀이 우거진 자연공원이 되었다. 인천시에서 지하산업도로 건설을 약속하면서 이곳은 향후 배다리 생태공원으로 조성될 계획이다.

헌책방거리로서의 배다리는 과거에 비해 많이 위축되었지만 현재 배다리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변신을 시도 중이다. 젊은 예술가들이 배다리로 하나둘 모여 배다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다. 배다리의 명물이 된 폐 함석으로 만든 깡똥로봇이 지키고 있는 재활용 창작소 스페이스 빔을 비롯해 사진작가들이 배다리에 둥지를 틀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배다리 헌책방거리의 명맥을 유지하는 상징적인 공간이 된 아벨서점은 2007년부터 시와 문화를 주제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개최해 문화의 생명력을 끊임없이 재생하고 있고, 사진 스튜디오에서는 사진전을 개최해 많은 사람들이 배다리를 찾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헌책방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어 많은 헌책방들이 배다리를 떠났지만 아벨서점을 비롯해 삼성서점, 집현전, 한미서점, 대창서점 등이 헌책방거리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아벨서점 곽현숙 대표는 “인천에서 나고 자란 어르신들 중에서 배다리 헌책방거리를 거쳐 가지 않은 분들은 없을 것”이라면서 “배다리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배다리는 명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곽 대표는 또한 “배다리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면서 인천 투어의 일환으로 배다리를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생태, 문화 거리로 배다리가 변모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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